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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깡지 Sep 10. 2023

독서 Q&A 2편 - 책은 언제 읽고 리뷰는 언제 써요

일상이 독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 중 Top에 들어가는 것이 도대체 언제 책을 읽고 리뷰까지 쓰냐고 하는 거였다.

독서 Q&A 1탄에 등장한 책 선정과 책을 다 구입하느냐 질문은 일단 책을 읽고 계신 분들이 궁금해하시는 경우가 많다.

반면 아래의  두 가지 질문하시는 분들은 크게 두 유형이 있는데 일한다고 바빠서 책 읽을 시간이 없는 분들로 나 역시 똑같이 일하는 입장인데도 책을 읽는 것이 신기해서 인 것 같고, 다음으로는 바쁘건 바쁘지 않건 책을 읽고 싶긴 한데 습관이 덜 생긴 분들로 보인다.

책을 읽어야 리뷰를 쓰건 말건 할 테니 책을 언제 읽냐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부터 해야겠다.


            ■ 책을 언제 읽어요? 틈나는 대로요          

따로 책 읽는 시간을 정해 두거나, TV나 SNS를 볼 시간에 책을 읽으면 된다.


나도 종종 바빠서 시간이 없다는 말을 종종 한다. 바쁜 거야 사람마다 체감하는 바가 달라서 그 편차는 감안하도록 하고 '시간이 없다'라는 말을 찬찬히 뜯어보자면, 내가 '시간이 없다'라고 말할 때는 철야를 하지 않는 이상, 해야 할 일이나 업무가 과중하게 있어서 나의 하루 중 대부분 시간을 일하는 데 '몰입'해야 할 때를 의미했다.

그렇지만 이런 날조차도 잠시라도 책 읽을 시간은 있다.

너무 숨 가쁘게 사는 표현 같기도 해서 별로 사용하고 싶지는 않지만 나도 자투리 시간에 책을 읽는다.

많은 독서가 분들도 본업이 있고 바쁜 분인데 책을 손에서 놓지 않는 이유는 '습관' 같다.


조금이라도 시간이 남을 때 쉬는 방식이 다 다를 텐데, 그 방식이 독서인 것이 차이라면 차이다. 그 시간이라는 게 별게 없다. 점심 식사 후 남는 시간, 출퇴근 시간 일부, 집에서 짬이 날 때 정도. 이 시간에 핸드폰을 본다거나 TV를 보는 것 대신 책을 읽는 습관을 가졌을 뿐이다. 책은 읽을수록 받아들이는 양도 많아지고 속도도 빨라져서 이런 시간을 모으면 하루나 이틀 안에 책 한 권은 읽을 수 있다.


나 같은 경우, 책을 좋아하지만 최근 2년가량 부쩍 많이 읽은 것도 사실이다. 읽다 보니 자꾸 재미있는 책, 읽고 싶은 책이 늘어서가 이유인데 나 역시 책 읽을 시간을 따로 확보하고 싶어서 궁리해 보니 '점심시간'이 좋았다.

출근할 때도 읽곤 하는데 흔들리는 차에서 읽다 보니 눈도 피곤하고 속도 좋지 않아서  요즘은 눈 감고 쉬는 기간이 되었다. 최근 읽는 책의 절반 정도는 사무실의 점심시간에서 읽고 있다. 새로운 루틴이 일상에 들어오게 되었다.


직장인들의 점심시간 분위기도 많이 바뀌었다. 과거에는 점심시간도 일종의 사교의 장이었다면, 지금은 건강 생각해서 간단한 샐러드를 먹거나 건너뛰는 분들이 늘었다. 지금도 보면 일주일에 주기적으로 식사를 거르는 분들이 제법 보이는데 중장년이 되어 보니 건강에 이상이 생겨서인지 식단, 운동 조절을 할 수밖에 없어서인 분들이 대부분이다. 그게 아니라도 복부비만이 있고 술 담배를 수십 년 한 하신 분들이 많다.

나도 점심때 사람들과 약속을 주로 했다가 코로나 때부터는 점심 약속을 아예 줄었다. 이때 가볍게 먹고 나서 책을 읽으며 쉬었더니 만족도가 훨씬 높아졌다. 과거에는 소위 말하는 '바쁜 날'에  식사시간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어서 일을 했는데 요즘은 식사 후 남는 시간을 무조건 쉬는 시간으로 정해 놓고 주로 책을 읽거나 가끔 체력이 안될 때 눈을 감고 쉬어준다. 하루 종일 눈을 혹사하는 직업이기도 해서 눈의 피로도가 항상 높은 편이다.


집에서는 원래 TV를 보지 않는 습관이 있다 보니 시간이 나면 책을 읽는다.  드라마도 웹툰도 가장 재미있게 보는 법은 '정주행'이다. 책을 읽다가 다시 펼치는 것도 좋은데 이건 사실 독서 내공이 있는 분들에게 적합하다. 이런 분들은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도 한 권을 그리 길게 끌지 않는다. 몇 페이지 읽고 며칠 후 이어서 읽으면 앞 부분 기억도 잘 나지 않고 무엇보다 재미가 없어진다. 초보자일수록 가능하면 한번 펼친 책을 그냥 쭉 읽는 게 완독하는 지름길이다. 하지만 이제 책을 읽기 시작한 사람들에게 완독을 권하면 부담스러울 수 있으므로 대부분 자투리 시간이라도 책을 읽어보라고 독려하는 것 같다.


또 하나 완독하는 길은 맞지 않는 책은 과감하게 포기하는 방법이다. 책을 읽을 때 생각보다 재미가 없거나 어려울 때, 자신의 취향과 맞지 않을 때  '굳이 이 책을 끝까지' 읽을 필요는 없다. 그럴 때는 살포시 책을 내려놓고 다른 책을 읽으면 된다. 독서 초보자가 끝까지 읽으려고 하다가 오히려 책에 흥미를 잃게 된다. 책을 많이 읽은 사람도 마찬가지다. 모든 영역에서 술술 읽어내는 건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장르, 잘 읽어내는 장르가 따로 있다. 그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한 권 읽어내는데 부담이 없어지면 다른 영역의 책을 도전해 보면서 독서력도 키우고, 자투리 시간도 활용해 봐도 늦지 않다. 약간의 내공만 쌓이면 몇 페이지씩 끊어읽어도 제법 집중을 할 수 있다.


나도 책을 꾸준히 읽다가 또 몇 개월 책을 멀리할 때가 있다. 아주 안 읽는 건 아니지만, 한 번 책을 안 읽기 시작하면 몇 개월 딱히 책을 찾지 않았다가, 다시금 책을 찾기도 했다.

이럴 때 가만히 보면, '시간이 없어서, 바빠서' 책을 안 읽는다기 보다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책을 안 읽었던 것 같다.

책 읽는 습관은 '연어'같다. 한번 좋은 습관이 생기면 한동안 안 읽어도 다시 '독서'로 돌아온다.

션이 태어나자마자 책을 그리 읽어준 이유도 내가 어린 시절부터 책을 가까이해서 좋았기 때문이었다.


정리하자면 독서를 하고 싶다면, 이왕이면 다독을 하고 싶다면

첫째, 짧더라도 특정 시간을 정해서 루틴처럼 읽도록 하고

둘째, 자투리 시간에 책을 읽어서 습관으로 만들어 주면 된다.

그러려면 눈에 띄는 곳에 책을 항상 두고 비록 읽지 않더라도 책을 가지고 다녀야 한다.


            책 리뷰는 언제 써요? 주로 주말에요.           


주중은 일을 해야 하니, 가벼운 취미생활 정도만 하지 과한 것은 끼워 넣을 수가 없다.

책 리뷰는 가벼운 취미생활은 아니다. 비교적 에너지 소모가 제법 거한 취미생활이다. 나름 책 리뷰에 진심이다 보니, 따로 시간을 들여서 리뷰를 쓴다. 특별한 일정이 없는 토요일이나 일요일 저녁쯤 되면 시간이 생기는데 이때 주로 리뷰를 쓴다.

이렇게 되면 책을 읽고 바로 쓰는 게 아니라 며칠 후 리뷰를 쓰게 되어서 '기억이 나나요?'라고 질문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당연히 기억하지 못한다.


사람마다 기억하는 방식이 다른 것 같은데, 나는 고유명사에 약하다. 딱히 신경 써서 기억하려 하지 않는 주의다 보니, 대화를 나눌 때 대명사가 난무한다. 책을 읽을 때도 마찬가지다. 제목이나 작가도 잘 기억하지 못하고 책 내용 중 핵심 키워드도 잊기 일쑤다. 리뷰를 쓰지 않았다면 어떤 책을 읽고 나서 '막연한 느낌'만 남아 있었을 것 같다.


주중에 여러 권의 책을 읽고 나서 주말에 리뷰를 쓰는 방식은 책을 읽는 내내 붙여 놓은 포스트잇을 다시 훑어보는 것이다. 다른 포스트에서 언급한 적 있는 데 이렇게 되면 책을 두 번 읽는 셈이 된다. 영화를 두 번 볼 때 장점은 전체 스토리를 맥락으로 이해하게 되고 처음 봤을 때 놓쳤던 디테일을 찾아낼 수 있다.

책도 마찬가지다. 처음 읽을 때는 내용을 이해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면 두 번째 훑을 때 저자의 의도, 책의 전체 흐름, 놓쳤던 디테일이 눈에 보인다.

책의 스타일에 따라 리뷰 방식도 바뀌는데, 느낌과 생각 중심의 리뷰내용 정리 중심의 리뷰이다.

책 자체가 사실과 정보를 담고 있다면 느낌보다는 내용 정리가 우선이다. 이때는 책 내용을 숙지하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에 책의 내용을 정리하고 요약하는 과정에서 꽤 많은 것을 익힐 수 있다.

정리를 잘 해 두면, 비록 책 내용을 잊더라도 나중에 리뷰만 다시 읽어도 책 내용이 어렴풋이 기억이 난다. 추억의 앨범 같은 기능을 하게 되는 것으로 잊고 살다가 앨범 속 사진을 보면 그때 기억이 다시 확 나는 것처럼 리뷰를 통해 책의 내용이 다시 소환된다. (물론 '이런 글을 내가 썼나?' 할 때도 많다. )


이런 좋은 장점을 알고 나니 책 리뷰에 진심이 될 수밖에 없다. 이왕 시간 쪼개서 책을 읽었는데 그냥 망각의 강으로 흘려보내기에 너무 아깝게 느껴진다. 특히 고유명사를 기억하는데 약한 나로서는 책 내용을 그냥 잊어버리기에 너무 아까웠다. 게다가 책에서 말하는 내용은 왜 이렇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게 많은지.. 지금까지 책에서 하라고 한대로 실천한 것이 제법 많았는데 세월이 지날수록 귀한 경험을 나눠준 책에게 감사한 마음이 한가득이다.

(대표적인 '실천러'이기도 하다.)


도서관 대출을 하면 책을 풍족하게 읽을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반납일 안에 읽어야 하는 부담도 있다. 게다가 읽고 나서 리뷰까지 쓰고 싶은데 반납일이 도래한다면 정말 아쉽게 된다.

이때 내가 쓰는 방법은 포스트잇 붙여 놓은 부분만 옮겨 적어 두는 것이다. 그러면 책을 반납해도 나중에 리뷰를 제대로 써 낼 수 있다.


요즘은 여러 앱에서 책에서 기억하고 싶은 부분을 따로 기록하기도 하고 글도 떼어 오는 기능을 제공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상하게 몇 가지에서 '아날로그 방식'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저렇게 책의 내용을 옮겨 적을 일이 있을 때  일일이 타이핑을 치는 것이다.

손품 시리즈 1탄에서 교육책을 읽고 익히고 싶은 내용을 적은 노트를 공개한 적이 있다. 눈으로 읽는 것만 하거나 쉽게 글을 가져오는 방법을 취하면 내가 제대로 안다고 보기 어려워서, 종이에 적거나 타이핑을 일일이 타이핑을  쳐서 '내 것으로 익히려고' 한한다. 일종의 약식 필사와 비슷하다. 글로 쓰거나 타이핑을 치게 되면 빠르게 스쳐 흘러가는 생각을 붙들어서 깊이 있게 내려갈 수도 있다.  

사실 뭐든 쉽게 익히는 것보다  '몸'으로 힘들게 익히는 것이 효과는 가장 좋다. 일할 때도 종종 이 방법을 쓴다. 특히 처음 프로젝트 시작하거나 지극하게 분석해야 할 것이 있으면 느리지만 빠른 방법을 사용하는데 직접 일일이 써보거나 그려보는 보는 방법으로 효과가 뛰어나다.


[썰] 입시손품1탄-엄마가 먼저 공부하기


책이 재미있어서 자꾸 읽게 되는 것처럼, 책 리뷰도 주말 시간에 이렇게 시간을 내어서하게 된 이유는 책 리뷰, 서평의 매력에서 벗어나기 힘들어서다. 책을 제대로 읽게 도와주는데  그 좋은 것을 안 할 이유가 없다. 

다독에 속독을 하는 스타일이라 책 리뷰를 하지 않고 책만 읽었다면 그냥 허공에 날려보낸 책들이 많았을 것이다. 그럴 바에야 차라리 책 읽는 권수를 확 줄이고  계속 되씹어 보는 방법이나, 요즘 많이 하는 독서토론에 참여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 같다.

책 리뷰의 장점은 너무 많아서 열거할 수도 없다. 최근 발견한 또 하나의 장점은 누군가와 독서토론을 하지 않아도 나의 독서력을 발전시켜 준다는 점이다. 글을 쓰는 것 자체가 '다상량'을 하게 해 주어서 같다.

(모르긴 해도 글쓰기도 조금씩 늘고 있을 듯)


ps. 내 블로그에서 책 리뷰 코너가 이리 번창할 줄 몰랐다. 언제 이리 많은 책 리뷰를 남겼을까.


https://blog.naver.com/jykang73/2230351146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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