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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다 Mar 01. 2023

디자이너의 저임금 탈출기

디자이너는 왜 저임금으로 만족해야하는가?

나는 원래 이과출신 디자이너로 꿈을 찾아 공대가 아닌 디자인학과에 입학했다.

내가 예술계에 들어오면서 상당히 놀랐던 점은 교수님도 같은 동기들 모두 디자이너는 저임금직종이라는 것을 당연시 여기는 것이였다.

내가 이과였을때 혹은 공대생을 꿈꿨을때는 그 누구도 나에게 그러한 말을 하거나 누군가 그런 말을 들었다는 말도 들어본 적이 없었다.

당연히 모두가 노력만 한다면 평균 이상, 아니 상위 10%의 임금을 받는 게 당연했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내가 디자이너는 전문 기술직이니 합당한 대우를 받아야해!라고 생각을 하고 연봉을 높게 부른다고 해결되지않는다. 다른 디자이너들이 적은 연봉을 당연하게 부르는 이상 내 연봉도 함께 낮아질 수 밖에 없다.

당신이 사업자라고 생각해보라. 같은 경력에 비슷한 실력의 2명의 지원자가 있는데 한 명은 연봉 2500에 무급 야근도 불사하겠다고 하고 한 명은 아무리 못받아도 최소한 3500은 받아야겠다고 한다. 나같아도 2500을 원하는 지원자를 뽑을 것이다.

물론 디자이너의 연봉이 낮은 이유는 디자이너의 낮은 경제적인 자존감탓만은 아니다. 사회구조의 문제도 있다. 제조업중심인 한국 경제에 있어서 디자이너의 권한이나 영향력은 상당히 낮은 편이다. 디자인 수준이 굳이 높지 않더라도 상관없는 회사들이 대부분일뿐더러 저년차의 디자이너만 고용하며 최저임금수준의 연봉을 주며 열정페이를 강요한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언젠가 저임금을 탈출하리라 기대하며 적은 임금으로 일한다고 해서 마법처럼 나에게 좋은 미래가 오지는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내 머릿속에는 저임금에 익숙해진 수많은 회사들이 고연차의 디자이너를 선호하지않아 30대중반에 직장을 잃고 강제 은퇴해버리는 끔찍한 미래가 그려졌다.


나는 매일매일 이 사이클을 어떻게 벗어나야할까 고민을 했다.

그렇게 나는 경제공부를 시작하고 다른 방향을 선택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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