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즈음의 차가운 공기는 언제나 외로움이었다.
사무치게 그리운데 누구를 그리워하는지 도무지 모르겠다.
방금 돌아서서 헤어졌는데, 마음이 허하다.
전화목록을 살펴도 전화할 곳이 없다.
못 견디게 외로운데, 지금 그저 내가 있을 곳에 있다.
조그만 유리창으로 새어 나오는 불빛이 너무나 아련하고 따뜻해서 거기에 사는 사람조차 따뜻한 사람일 것만 같은데, 그냥 모르는 집 빌라 어느 층이다.
그냥 그냥 그냥...
온전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 여기 말고 갈 곳이 없는데.
외로움을 받아들이는 것.
비어있는 마음으로 외로움을 감싸는 것.
내가 나를 달래는 시간... 수능, 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