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을 품은 집, 공동체를 짓다 (류현수)를 통해 보는 '함께'의 중요성
아무리 좁은 방에 갇혀 있어도 내 마음이 우주를 담을 수 있다면 자유인이 될 수 있지만, 아무리 넓은 사방에서 지내도 내 마음이 내 옆에 누워 있는 동료 재소자도 받아들일 수 없을 만큼 비좁다면 가련한 영혼의 수인(囚人)으로 지내게 된다.
-류현수(2019), 마을을 품은 집, 공동체를 짓다, 153p-
지도에도 없는 마을, 성미산마을.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성미산마을은 1993년, 성미산을 중심으로 성산동 일대 사람들이 공동육아를 꿈꾸며 자리 잡은 우리나라 최초의 공동체 마을이다. 성미산 마을 사람들은 많은 것을 공동으로 한다. 혼자보다 공동으로 하는 것에 더 익숙하다. 피를 나눈 사촌보다 더 가깝다는 '이웃사촌'이라는 말을 이곳에서는 어렵지 않게 실감할 수 있다.
-류현수(2019), 마을을 품은 집, 공동체를 짓다, 73p-
1. 불확실성과 불신이 특징인 건축 문제를 어떻게 하면 상호 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믿음직하고 재미있는 작업으로 바꿀 것인가?
2. 똑같은 구조에서 성장하는 우리 아이들이 과연 집에서 공간적 창의성을 느낄 수 있을까?
3. 설계 따로, 건축 따로, 인테리어 따로, 예산 따로 등 작업이 파편화되어 서로 간 오해와 불신이 배가되는 상황을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4. 건축의 갑·을·병이라는 수직적인 관계가 전문가와 참여자 간의 수평적인 관계로 품앗이나 협동조합하듯 바뀔 수는 없을까?
5. 소행주는 커뮤니티가 살아있는 지역에서만 추진해야 하지 않을까?
6. 굳이 시골이 아니어도 도심에서 함께 모여서 즐겁게 공동체 주택을 만들 수는 없을까?
현대인들은 자신이 나고 자란 공간에 뿌리내리지 못하고
평생을 유리하는 유목민의 삶을 살아간다.
...
이렇게 일정한 공간을 점유하여 머물러 사는 기간이 짧다 보니 마을을 꾸리고 공동체성을 확보할 시간과 여유가 없다. 당연히 동네의 특성과 문화는 감쪽같이 실종되어 버린다. 과거 어느 동네를 가든 흔하게 만날 수 있었던 '토박이'들은 천연기념물 혹은 일급 멸종위기종이 된 지 오래다.
-류현수(2019), 마을을 품은 집, 공동체를 짓다, 239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