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이더리움 #폭락
[본 글은 2022.06.14 본인 Medium에 게재된 글을 옮긴 것 입니다]
저번주에 갑자기 30%가 폭락했던 배경을 알아보고자 또 이렇게 펜(?)을 들게 되었습니다.
한줄요약: 이더리움으로 인한 레버리지 거래가 줄청산을 당하게 되면서 이더리움 또한 동시 폭락함
위 해프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배경지식을 함양할 필요가 있습니다.
1/ 이더리움 최근 소식
기존 이더리움 1.0은 작업증명방식(PoW)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채굴로도 유명한 이 작업방식은 보안성 측면에서 굉장히 우수하지만, 수십만대+의 컴퓨터가 동원되어 쉴틈없이 가동되기 때문에 심각한 환경이슈를 초래할 수 있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죠.
그 이후로 이더리움 개발자 비탈릭 부테린은 이더리움 2.0을 업데이트하면서 작업증명방식에서 지분증명방식(PoS)로 합의방식 변경을 예고하였습니다.
PoS란?
(참고1: 코린이Q&A: 링크)
(참고2: 블록체인이란 무엇인가?: 링크)
간단히 말해서 이더리움 네트워크 내에서 이더리움 코인을 많이 보유한 노드일 수록 블록검증작업을 할 확률이 높은 합의 방식입니다.
이더리움을 많이 보유한 사람은 잘못된 검증을 하였을 때 이더리움 네트워크 가치가 훼손되고, 이는 곧 자신이 보유한 이더리움 가치 하락으로 직결되기에, 올바른 행동을 할 것이다라는 믿음이 바탕이 되어있는 합의 방식이죠.
그럼 1ETH 가지고 있는 나도 검증할 수 있는거야?
그건 아닙니다. 한 노드(유저)가 검증자로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 활동하기 위해서는 최소 32ETH를 네트워크에 예치(Staking)해야 합니다. 이후 검증활동으로 인한 보상을 얻는 구조인셈이죠.
32ETH가 얼만데?
32ETH는 현재시점 기준 한화 약 6천만원이나 되는 거액입니다.
개인이 하나의 코인에 6천만원을 태운 뒤에 검증자로 활동하여 보상을 얻는 것은 쉽지 않죠.
2/ Lido
Lido는 생각 했습니다. 32ETH를 태울 수 있는 개인이 많이 없을테고 그렇다면 개인들에게 크라우드 펀딩을 받은 한 명의 대리인이 32ETH 이상을 모아 예치한 뒤 검증자로 참여해서 보상을 ETH 지분대로 나누어주면 안될까?
Lido는 이를 위해서 서비스를 개발했습니다.
Lido 플랫폼에 ETH를 맡기면, 유저는 일종의 유동화 토큰인 stETH를 얻게 됩니다. 이는 ETH를 맡겼다는 보관증서 정도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ETH와 stETH는 1:1 교환비율 — pegging)
이더리움 2.0 출시 이후, 하나의 stETH는 하나의 ETH로 교환이 됩니다 (1:1 교환비율)
stETH는 왜 줘?
이더리움 2.0이 현재 기준 정확한 출시일이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유저는 Lido 플랫폼에 무기한을 ETH를 맡기고 있어야하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유저들에게 유동성을 제공하기 위해서 stETH를 지급하는 것이죠.
유저들은 stETH라는 보관증서를 담보로 잡고 다른 코인을 대출하는 행위 등을 할 수 있는 것이죠.
현실세계에서 주식담보대출, 부동산담보대출 등과 같은 맥락입니다.
stETH로 누가 대출을 해주는데?
3/ Celsius
이더리움 폭락의 뇌관, 바로 Celsius 입니다.
Celsius는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 탑티어 수준의 디파이 서비스입니다.
서비스를 간단히 설명해드리면, 100개의 코인 A를 담보로 맡기면, 70개의 코인B를 대출해주죠.
(담보가치의 70%에 해당하는 가치의 타 코인 대출 -> 70% LTV)
이게 어떻게 뇌관인데?
ETH를 보유한 유저는 Lido에서 ETH를 맡기고 stETH를 받는다고 하였죠.
이더리움2.0이 잘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진 유저는 더 많은 ETH를 Lido에 예치하고 싶습니다.
유저는 stETH를 Celsius에 가지고 가서 100개의 stETH를 맡기고 70개의 ETH를 대출 받습니다.
대출받은 70개의 ETH를 또 Lido 맡기고 70개의 stETH를 받습니다.
유저는 또 Celsius에 가서 같은 작업을 반복합니다.
이 작업이 반복되고 반복되어 실제로 가지고 있던 ETH 대비 많은 양의 ETH를 소유하게 되는 레버리지 효과를 일으키게 된 것이죠.
이해했는데 이게 왜 뇌관이냐고!!
Lido의 서비스가 입소문을 타게되고 많은 사람들이 위의 레버리지 방법을 사용하다보니, Celsius에는 ETH는 다 대출되어 나갔고, 남아있는 것은 stETH라는 보관증서 밖에 없었던 것이죠.
Celsius에서 대출해준 ETH는 Celsius 소유가 아닌, 다른 사람이 맡겼던 ETH를 또 대출해주는 방식이기 때문에, 초기에 ETH를 맡겼던 사람들이 ETH를 회수하고자하는 수요가 갑자기 몰릴 경우 (뱅크런) 충분한 ETH가 없기에 지급불능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에서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에 맞물려, Celsius가 개인키 분실로 ETH 3.5만개를 분실해버리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ETH 지급불능상황에 기름을 부은 꼴이죠. 안그래도 부족한 ETH를 잃어버리기까지 했으니까요.
이에 테라-루나 사태로 어느 정도 위기대처능력이 쌓인 유저들인 일제히 stETH를 ETH로 바꾸려고하면서 stETH의 가치가 급락하기 시작하면서 1:1이었던 stETH와 ETH의 비율에 금이가기 시작했습니다.
(참고3: 테라-루나 사태: 링크)
연달아, 담보로 맡겼던 stETH의 가치급락으로 stETH — ETH 대출의 청산이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부동산 담보대출에서 부동산 가치가 하락하면 경매로 날린 뒤, 대출에 대한 가치를 확보하는 것과 동일)
Celsius에서는 청산된 stETH를 Curve라는 환전소에 내다팔고 ETH를 구하는 작업을 반복하면서 ETH 회수를 요청하는 유저들에게 ETH를 제공하였기 때문에 stETH의 가치는 계속 줄어들었죠.
이렇게 테라-루나때와 마찬가지로 죽음의 소용돌이(Death Spiral)가 발생하고 stETH의 가치는 계속 줄어들면서 stETH와 ETH의 1:1 페깅은 깨지게 되었습니다.
이더리움 디파이 서비스에 대한 신뢰 문제까지 번지면서 ETH의 가격마저도 하락을 하게 되면서 종잡을 수 없게 된 것이죠.
6/14 기준 현재 약 100:95정도의 비율로 stETH의 가치가 낮은 상태입니다.
앞으로 사태가 어떻게 수습이 될지 지켜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