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시사정치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호호 Jun 26. 2022

국민의 힘의 아픈 손가락. 이준석



글을 쓰기 전에 앞서 사실을 먼저 몇 가지 나열해보자.


60대 이상 보수를 자처하는 세대는 이준석을 싫어한다. 반면에 20-30대 보수를 자처하는 세대는 이준석에 호의적이다.


보수와 진보의 정치적 세대균형은 전통적으로 보수가 우세를 점했지만 박근혜 당선 이후 진보가 드디어 우세를 잡은 상황이다. 정치적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고령자 유권자들이 점차 감소하고 또 더 감소할 예정인 현재 상황에서 세대로 결정지었던 종래의 세대 대결은 이제 보수에게 유리한 게 아니라 진보에게 매우 유리하다. 이것이 젊은 세대들이 숫자는 적지만 정치적 균형에 파동을 가져올 수 있는 변수로 꼽힌 이유이다.


20-30은 전통적인 진보보수 세대론에서 자유롭고 그 세대론들을 거부하고있다.


여기까지가 내가 글을 쓰기 위해서 전제하는 몇 가지 사실들이다. 편의상 60대 이상의 보수층을 세대권 보수라고 칭하고 2030을 젊은 보수라고 칭하겠다.


지금 대한민국의 정치계는 심각하게 위험한 상황에 쳐해있다. 정의를 자처하며 거대한 위선과 부정을 범하는 비상식적 거대정당 민주당이 세대론에 입각한 강력한 콘크리트 지지층으로 대한민국의 정국을 휘어잡고 나라를 절단내려고 하고 있다. 민주당은 정의롭지 않다. 이들은 나라의 국고를 보고는 이것을 착복하겠다는 마음을 갖게되었고 시민단체 카르텔을 만들어서 국민의 세금을 이곳에 전달하고있다. 이들은 국가 시스템을 뿌리부터 더럽히고 시민단체라는 거대한 패거리를 조직하여 공공을 착취하는 그들의 행위를 막는 조치들을 사사건건 사보타주를 벌이고있다.


지금 정치계의 대대적인 명분은 민주당이라는 위선적인 거악을 어떻게든 물리쳐야한다는 거대한 공감과 담론 속에서 움직이고 있다.


그와 함께 정치계는 세대론의 토양에서 작동하고있다. 60대 이상은 보수를 4050은 진보를 지지하는데 4050은 이제 세대권 보수를 숫자로 압도하고 있다. 민주당이라는 거악을 막기 위해서 보수는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고 이젠 행동에 나설 때이다.


그러면 어떻게 할 것인가.


보수 정당은 이에 대해 몇 가지 도전들을 시도하였다. 박근혜가 탄핵되고 보수정당의 인식이 완전히 나락으로 쳐박아버린 후 보수당의 주도권은 자유한국당이 잡았다. 개혁적이고 분파적인 성향의 정치인들은 분당해서 나가버렸고 자유한국당의 모토와 정치인들의 색깔은 우경화되었다. 자유한국당은 전형적인 세대론에 입각한 정치활동을 민주당을 이길 당책으로 삼았다. 박근혜는 부당하게 탄핵되었고, 민주당은 빨갱이소굴이며, 좌파들의 말은 들어볼 필요도 없는 쓰레기들의 말이다 라는 세대권 보수들이 좋아할만한 행동을 하면서 민주당에 맞섰다.


나는 자한당이 자신의 신념에 입각해서 그들이 할 수 있는 정말 최선을 다해서 선거에 임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자한당은 총선에서 180석을 민주당에게 내주는 패배를 겪게되었다. 세대권 보수들만을 집결하면 선거는 이긴다는 공식은 이젠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제 보수당은 다시 한 번 다른 해결책을 찾아야했다.


이준석이 해결법으로 제시한 세대포위론이 대두되자 보수권에게 드디어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세대포위론은 민주당의 위선을 역겨워할 정도로 싫어하지만 세대권 보수들의 정치를 구태로 보고 도저히 못뽑아주겠다는 2030 중립지대를 공략해서 충성지지층으로 만든다면 기존의 전통적인 보수층과 결합했을 때 숫자로 4050 진보지지층을 이길 수 있다는 전략이다.


이준석이 당대표로 취임한 후 그는 이것을 대선과 지방선거 선거 내내 규범적인 기조로 내세웠고 민주당을 이길 수 있었다. 사실상 기정사실로 패배가 예견되었던 판세를 완벽하게 뒤집었다. 그러나 이렇게 결집시켜도 민주당을 가까스로 이길 정도로 세대권 진보의 숫자는 정말 강력했다. 괜히 이해찬이 20년 집권론을 내세운 게 아니다.


이젠 성공한 공식처럼 보이는 세대포위론이 현재 보수권에서는 어떻게 평가받고 있을까. 놀랍게도 엉터리로 취급받고 있다. 그런 거 안해도 어차피 당연히 이길 선거들인데 오히려 이준석이 훼방을 놓아서 저렇게 가까스로 이겼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준석이 승장이 아니라 압도적인 전력을 갖고도 '이정도밖에' 이기지 못한 패장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 입장은 전형적인 세대권 보수들의 주장이다. 대체 왜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왜냐하면 세대권 보수들은 '이제 세대권 보수가 세대권 진보를 숫자로 압도할 수 없다'라는 자명한 사실을 인정하질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정확히 말하면 인정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사실 자체를 완전히 다르게 직시하고 있다. 그들은 민주당이 실정을 펼치면 당연히 선거에서 이기는 게 마땅한 것이고 자기들 세대가 결집하면 이기는 것이라는 이상세계의 현실을 공유한다. 그러나 이들은 현실의 사실을 직시하지 못하기 때문에 세대권 보수가 부정선거라는 정신승리로 도피하는 것이다. "예전처럼 세대론에 따라서 보수가 당연히 선거에서 이겨야하는데 못이기네? 그럼 선거에 부정이 있는 거다." 이들은 해결해야할 문제의 사실 자체를 부정함으로써 문제 해결의 필요성을 느끼질 못하고 있다. 그저 내가 믿고있는 이념으로 사실을 부정하면 우주가 알아서 해결해줄 것이다. 이정도 인식을 공통적인 담론으로 가지고있다.


인간은 실패를 경험한 다음에 성공으로 나아가는 해결책을 찾는다. 애당초 '실패를 인정하지 못한다면' 해결책을 찾을 이유를 느끼질 못한다.


세대권 보수들이 진실을 인정하고 자기들만으로는 도저히 세대권 진보를 이길 수 없다는 절망적인 사실을 인식한다면 그 다음에 해결법을 찾을 수 있다. 이들이 계속해서 현실을 부정하고 달콤한 망상의 늪에서 정신승리로 허덕인다면 문제를 해결하려는 인식의 이정표도 찾을 수 없을 것이며 애당초 그럴 필요조차 느끼질 못한다. 아니면 정말로 절망적일 정도의 패배를 겪어보질 못해서 아직도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다. 나는 이 점에 더 무게를 둔다.


그렇다면 왜 이들은 그 당면한 사실을 직면하길 두려워하는 것일까? 세대권 보수들은 '기존체제'에 대한 결단코 변하지 않는 숭고한 믿음을 가지고있다. 기존체제에 대한 믿음은 지금까지의 행동들이 옳고 그르냐를 판가름하지 않고 그냥 지금까지 하는 것이 옳고 마땅히 따라야만 하는 것이다. 세대권 보수들이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에 찬사를 보내는 이유는 이들이 자유민주주의의 투사라거나 이런 겉치레 명목들 때문이 아니라 그저 그 시대의 기존체제로 군림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것이 옳은 것이라고 여겼던 것이다.


"오늘날 영국에서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군인독재가 그럴듯한 기원이나 정당한 명분 없이 그저 힘의 법칙으로 생긴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이에 반해 영국을 제외한 유럽의 위대한 국가들에서는 군인 독재가 아직도 위세를 떨치고 있거나 아니면 불과 얼마 전에야 사라졌다. 이들 나라에서는 모든 계층의 사람들, 특히 사회적 지위가 높고 영향력이 큰사람들의 지지를 받는 거대 정당이 군인 독재를 옹호하기까지 한다. 보편적인 것과는 아무리 거리가 멀다 하더라도 기존 체제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런 힘을 가지는 것이다 - 존 스튜어트 밀


이들 개개인 하나하나는 각자 목표하는 이념과 원칙도 달랐다. 심지어 박정희는 이승만을 맹렬히 비난했음에도 불구하고 가장 보수적인 지지자들은 이 셋을 싸잡아서 같은 이유로 지지한다. 따라서 이들에게 보수적 가치란 그저 그러한 기존체제 보수의 이미지를 누가 더 잘따르고 알맞게 행세하는 것 뿐이다.


나는 이러한 이유 때문에 세대권 보수들의 행동들은 대의를 져버린 분파적 행동이라고 규정한다. 옳고 그른지 명확히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기존체제에 대한 지지로 옳고 그름을 결정하는 것은 합리적이지도 않고 진보하는 시대에 적합하지도 않다. 우리나라에 실리콘밸리 같은 강력한 경제사업체와 기업가들의 혁신과 정신은 이렇게 꽉 틀어막힌 집단에서 나올 수 없다. 즉 시대착오적이라는 말이다.


그래서 세대권 보수들이 이준석을 싫어하는 이유는 이준석이 그들의 가치를 제대로 따르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자신들의 말을 안 들어줬기 때문이다. 부정선거 담론을 부정하고 박근혜 탄핵을 정당화하는 이준석의 모습은 오히려 온전한 보수세의 결집을 헤친다고 보는 것이다. 그들이 보는 망상의 현실과 이준석이 보는 현실이 너무나도 다르다.


반면 세로운 세대의 보수는 기존의 세대정치균형을 부술 수 있는 캐스팅보드를 쥐고있고 상식적인 정치활동을 하는 정치인을 지지한다. 이준석은 상식에 맞는 행동을 했을 뿐이고 이준석 지지자들은 몰상식이 판치던 기존 정치질서에 드디어 상식적인 정치인이 등장했다고 생각하면서 지지를 보내고 있다. 만약 이들이 지지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그들이 보기에 '상식적이지'않은 정치권의 문화를 혐오하기 때문이다. 이들이 국민의힘의 구태를 혐오하는 이유는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만 국민의 힘에 잔류한다면 국민의 힘을 뽑을 이유도 없어진다.


내가 항상 말하고 다니고 공감하는 격언은 그 나라의 정치인의 수준은 그 나라 국민의 수준에 비례한다는 것이다. 국민이 원하는 정치인의 인물상이 바로 정치계와 국회의 정치인으로 반영된다. 그것은 몇십 년 간 축적되온 생태계이기 때문에 아주 자연스럽고 허물어버리기도 어렵다. 국민들은 항상 자신들이 뽑아놓은 정치인들에 대해 실망한다. 그러나 그것은 국민들이 공감하고 편안해하는 정치 생태계를 국민들 스스로가 그렇게 만들어놓았기 때문에 그런 생태계에서 그런 정치인들이 나타나 그에 맞는 행동을 벌이는 것일 뿐이다. 그래서 이준석과 박지현이 종래의 생태계를 허물어뜨리려는 노력이 굉장히 불편해보인다. 그 생태계가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지라도 그 정치 생태계를 성립하는데 참여하거나 의사를 반영한 유권자들의 수준이 저열한 이상 그 생태계는 그렇게 유지되고 개혁은 요원하다. 민주주의는 어디까지나 다수결이다.



따라서 이 새로운 지지층들에게 세대권 보수들이 비난하는 명목들은 죄다 부질없거나 타격이 없다. 이준석이 쫓겨나면 국민의 힘 안뽑겠다는 근본도 없는 배신자들이라고 왜냐면 이들은 원래부터 국민의 힘을 지지하던 사람들이 아니라 새로운 정치 생태계가 만들어지려고 하는 것을 목격하고 지지하려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정말로 기존체제에 대한 근본과 이익관게를 공유하지 않는 세대들이다. 세대권 보수에게 '배신자'라는 비난은 기존체제를 무너뜨린 사람이기 때문에 그들의 세게관에서는 납득할 수 없는 매우 심한 모욕일지 모른다. 그러나 애초에 서로 간의 이익관계가 훼손된다면 젊은 세대들은 언제나 지지를 철회할 준비가 되어있다. 보수가 거부한다면 이들도 보수를 거부할 것이다.


그렇다고 세대권 보수들이 이준석만큼 민주당을 더 잘패기라도 했나? 그들이 지지하는 기존의 국민의 힘 정치인들은 문재인 정권 때 대체 무엇을 했을까?그저 스테레오타입에 지나지 않는 뻔하고 말하나 마나한 비판들만 반복하고 민주당이 하는 논리적 오류와 물타기에 제대로 대처하지도 못했던 능력자들 뿐이었다. 그렇게 비난과 반대를 했다는 작자들이 당을 잡았을 때 민주당은 거리낌 없이 자신들의 사욕을 채우는 정책을 무탈하게 집행해나갔다. 그들은 그저 기존 세대들이 좋아하고 귀에 박히는 말만 반복했을 뿐이지 실제로 민주당에 제동을 거는 행동은 하지도 못한 무능력자들이었다.


이들은 도를 넘은 PC주의와 페메니즘의 발흥을 민주당이 편승하는 동안에 어떠한 대처도 못했고 따라가지도 못했다. 전장연이 불법적인 시위행동을 벌여도 말리기는 커녕 오히려 민주당의 선전 선동 프레임에 넘어가버렸다. 시류를 감지하지 못하니 그것에 편승하지도 못하고, 언제나 따라가기만 하는 있으나 마나한 사람들이 국민의 힘의 당 내 권력을 장악하고 있다. 이들이 왜 항상 대통령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계파를 만들고 대선에서 패배하니 이합집산의 난장판을 보여준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그러니 지난 자한당시절 동안 민주당에 대한 보수당 스피커들의 비판과 공격들이 단 하나라도 기억나는 인물들이 있었을 리 만무하다. 결국 이들의 안일하고 말뿐인 좌파혐오가 민주당의 위선을 방조했을 뿐만이 아니라 시민단체의 크기를 키웠다. 민주당의 성장은 곧 기존 정치인들의 무능을 의미한다. 이들은 말만큼은 좌파를 씹어먹겠다는 듯이 극단적이고 그들의 지지자를 환호케하지만 전혀 행동하지 않는 소심한 소인배들이다. 그런데 기존 세대들은 이들을 지지한다. 왜? 이들이 능력자라서? 아니. 정진석 의원만 하더라도 이준석과 반목한 이유가 지방선거에 PPAT 시험에 떨어진 사람을 공천에 넣어주려고 했다가 당대표선에서 정리되어 앙심을 품은 것이니 말 다했다. 그들이 지지받는 이유는 그저 그들의 기분을 좋게 만들고 기존체제를 대변하기 때문이다. 정말 이것외엔 이유가 없다.


이러한 행태를 보이면 젊은 보수 유권자들은 보수 정당을 뽑아주고 싶지가 않다. 다시금 정치적 싫증을 낼 것이고 무관심으로 나타날 것이다. 이준석의 등장은 보수 정당에 새로운 개혁적인 바람과 함께 보수 정당에 투표하길 망설였던 유권자들에게 희망을 제시했지만 이번 가세연발 성상납 논란으로 당대표를 창피를 주고 면박을 주는 모습에 다시금 구태정치에 지쳐가고있다.


그래서 이렇게 이준석을 위시로한 당내 개혁파가 질타당하는 동안 웃고있는 사람들은 민주당이다. 저놈들이 보수 승리 주역을 알아서 자빠뜨리고 중도확장을 제 발로 끊어버리니 손 안대고 코풀고 있는 아주 좋은 상황이다. 마치 조조가 마초와 한수의 갈등을 아주 손쉽게 이용했던 것처럼 민주당은 다시 20년 집권론을 기대할 수도 있다.


세대권 보수들은 좀 더 대의를 위해서 행동하고 사고할 필요성이 있다. 안일했던 보수 정치에 거대한 위기의식을 제공한 것은 민주당이라는 거악의 존재 때문이다. 젊은 세대들이 이 전통적인 보수 세대들이 경험한 그 기존체제에 대한 열렬한 지지를 할 이유가 없다. 민주당 타도라는 대의를 저버리고 허구헌날 자신들의 기존체제를 젊은 세대들에게 강요하려고 분열하는 동안 민주당은 반사이익을 얻고 젊은 세대들은 다시금 자유한국당의 선례를 기억하고 기존 정치에 실망하고 있다. 어디까지나 이 두 세대는 이익관계에 의해 결합된 관계이지 이익관계가 틀어지면 떠나는 쪽은 집토끼가 아니라 자연에서 사는 산토끼다. 동시에 기껏 잡아놨던 선거 승리마저 다음 선거에선 확신하기 힘들어지니 욕심을 부리려다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쳐버리는 실책을 범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냥 쉽게 말해서 이준석을 민주당을 잡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그러나 애초에 세대권 보수들이 사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망상에서 놀고있는 이상은 전부 다 헛된 제언들일 뿐이다. 보수가 이기고 싶다면 상식과 손을 잡으라는 제언 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유승민 개같이 멸망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