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비앤비의 프로덕트 확장 전략 분석
지난 5월 14일, 에어비앤비가 2025년 Summer Release를 발표했습니다. 이전 실적 발표에서 에어비앤비가 2025년 중 놀랄만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바가 있습니다. 그 내용이 이번 발표에서 공개됐습니다. 기존 숙박 중심의 에어비앤비 플랫폼에서 액티비티와 같은 체험 활동(Experiences)과 촬영, 케이터링과 같은 서비스(Services)를 제공한다는 발표였습니다.
최근 슈퍼앱 전략을 위한 앱인앱(App in App) 등을 고민했던 터라 이 내용이 흥미로웠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에어비앤비의 슈퍼앱 전략을 정리해보았습니다.
최근 <HBR 2025년 5-6월호>에서 '플랫폼을 키우는 4가지 방법'이라는 주제의 아티클을 읽었습니다. 플랫폼 비즈니스의 성장은 사용자 참여를 촉진하고 네트워크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달려 있는데, 플랫폼 성장을 위해서는 상호작용과 사이드를 기준으로 네 가지 전략을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플랫폼의 기본 상호작용(사용자와 사용자 간의 거래, 커뮤니케이션 등)을 강화하는 것이 첫 번째 전략입니다. 이는 사용자 수를 늘리거나 사용자당 상호작용 빈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Venmo는 사용자 참여를 간과했지만, 경쟁사 Cash App은 사용자 상호작용을 적극적으로 강화하여 시장 점유율을 확보했습니다.
플랫폼 내 새로운 상호작용을 추가함으로써 사용자가 플랫폼을 더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듭니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은 사용자 간 거래 수요를 발견하고, 그룹 내 거래를 지원하는 마켓플레이스를 출시함으로써 사용자 참여를 더욱 확대했습니다. 이러한 새로운 상호작용은 기존 사용자 경험을 보완하거나 개선하는 방식으로 플랫폼의 가치를 높일 수 있습니다.
기존 사용자 외에 새로운 사용자 그룹을 추가해 플랫폼의 생태계를 확장할 수 있습니다. 아마존은 작가라는 새로운 사용자 그룹을 추가하여 출판사와 독자 간 상호작용을 강화했고, 월마트는 공급업체가 직접 제품을 등록하고 판매할 수 있도록 하여 거래량을 증가시켰습니다. 새로운 사용자 그룹은 플랫폼의 가치와 참여를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가장 강력한 성장 전략은 새로운 상호작용과 새로운 사용자 그룹을 동시에 추가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배달의민족이 '전국별미' 서비스를 통해 전통시장(새로운 사이드)과 특산물 주문(새로운 상호작용)을 동시에 추가한 것이 대표적입니다. 또는 쏘카가 전기자전거 '일렉클'을 추가하여 모빌리티 플랫폼을 확대한 것이 대표적입니다. 분명 플랫폼을 가장 크게 키울 수 있고, 이런 방식을 통해 많은 플랫폼이 '슈퍼앱'으로 성장합니다. 하지만, 운영 복잡성과 초기 비용 및 리소스 소모가 적지 않고, 자칫하면 일관성 없는 UX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서비스 간 시너지 효과와 기존 플랫폼 내 네트워크 효과가 충분할 때 시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에어비앤비의 이번 발표는 새로운 상호작용과 사용자 그룹을 동시에 추가하는 전략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기존 에어비앤비에서 제공하는 '숙박 예약'이라는 단일 상호작용에 체험, 서비스 예약이라는 상호작용이 추가됩니다. 동시에 숙박을 제공하는 호스트뿐 아니라, 요리 교실, 하이킹 등의 체험을 제공하는 호스트도 추가됩니다.
프로덕트 관점에서 에어비앤비의 기존 제품과 기술력이 충분한 레버리지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숙박 예약서비스는 유형상품 중심의 이커머스와 차이가 존재합니다. 주문결제 시 실시간 가용성에 대한 체크나 시간/장소 기반의 필터링 등 시스템 구조의 차이, 환불이나 위약금 같은 클레임 처리 등 많은 영역에서 차이가 납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서비스가 예약 서비스에 대해 주문/결제 이후 프로세스는 가급적 분리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에어비앤비는 이런 이유에서 좋은 슈퍼앱 구축 사례 중 하나가 될 것 같습니다. 이번 체험, 서비스 상품은 기존의 숙박과 유사한 구조로 설계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에어비앤비가 구축한 게스트 프로필, 호스트 관리 시스템(일정, 가격, 정산 등)을 기존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이 많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비교적 일관된 UX를 통해 숙박이나 체험/서비스 중 하나만 예약한 사용자에게 자연스럽게 다른 상품을 연결하는 것도 가능할 것입니다.
이번 에어비앤비의 업데이트는 크게 목표 시장의 확대를 통합 기업가치 상승과 광고 사업으로 비즈니스 모델이 확장하는 기반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기업가치 상승으로 연결될 것입니다.
첫째, 에어비앤비의 목표 시장 규모가 확장됩니다. 스타트업의 IR 영상을 보면, 기업이 목표하는 전체 시장 규모인 TAM(Total Addressable Market)을 토대로, 우리의 기업가치를 이야기합니다. 시장점유율 100%라도 성장이 정체된 작은 시장에 있는 것보다, 시장점유율 10%를 목표하더라도 엄청나게 큰 시장에 있는 것이 더 나을 수 있습니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ValuePenguin에서 조사한 휴가 중 지출비용에 대해서 보면, 숙박(Lodging)에 20~25% 정도의 비용을 지불하고, 문화체험 등 엔터테인먼트에 9%를 지불합니다. 숙박 대비 엔터테인먼트 지출이 40% 더 높아, 기존 TAM 규모보다 1.4배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는 여행자 기준이며, 우리가 여행을 가지 않고도 원데이클래스, 롯데월드를 이용하듯 비여행자에 대한 지출도 고려한다면 기존보다 더 큰 시장으로 확장했음을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비즈니스 모델이 고도화될 수 있습니다. 기존의 에어비앤비는 목적형 앱으로, 사용자가 숙박 예약이라는 명확한 목표가 있을 때 앱을 이용했습니다. 숙박 예약이 없을 때 방문을 쥐어짜기 위해, 앱 내 매거진이나 콘텐츠를 운영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정말 99% 목적형 앱이라고 볼 수 있었습니다. 이 경우, 에어비앤비가 확보할 수 있는 데이터는 숙박 예약 정도에 집중되기 때문에, 사용자의 취향이나 여행 예산 수준, 소비 패턴 등을 이해하는 것에 한계가 존재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에어비앤비가 숙박, 서비스, 체험을 하나의 통합된 플랫폼에서 제공하면, 더 다양한 상호작용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이를 토대로 사용자의 선호도나 여행 계획에 맞춘 다양한 상품을 추천하거나 광고를 운영하는 식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고도화시켜갈 수도 있을 것입니다. 아마 상품군이 다양해지고, 소비 데이터가 누적된다면 AI 에이전트를 활용한 방식으로도 플랫폼의 가치를 높여갈 수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 에어비앤비가 통합된 경험을 어떻게 제공하고, 이를 통해 비즈니스 모델을 어떻게 확장할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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