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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랑무늬영원 May 26. 2024

07번 버스기사님

- 처음 만났지만 한 수 배웠습니다.

오늘은 일요일, 우리 관할 금천구에 행사가 있어 고용노동부 제도를 홍보하러 아침 일찍 사무실로 향했다. 

이것저것 준비하고 사무실에 나섰고, 최단 거리를 파악하여 버스를 타고 홍보 현장에 이르렀다.


어찌저찌 홍보를 마무리하고 다시 사무실에 가려고 할 때,

직선 코스 마을버스 6번은 차고지라는 표시만 뜨고 삥삥 이리저리 돌고도는 마을버스 7번은 곧 온다는 말에 잠시 고민하였다. 좀 기다렸다가 6번을 탈지 아니면 시간이 좀 걸려도 금방 도착할 7번을 탈지 말이다.


우리는 7번을 선택했다.

버스에 올라 요금을 내려고 카드를 대려는데 

"어세 오세요. 아이고 반갑습니다."

우렁차고 밝은 미소로 우리를 반겨준다.


다음 정거장에 내리는 손님에게는

"내일 또 만나요. 오늘 오후에 비가 오니 우산 꼭 챙기세요."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안내를 해 준다.


어쩌다 어르신일 타면

"천천히 타세요. 버스 움직일 때는 일어서면 안 되요."

정중하면서도 호탕하게 웃으며 멘트를 이어간다.


종착역에 이르자 우리는 내려야 할 시간이다. 기사님께 인사를 하고 내렸다.

7번 마을버스를 탄 지 몇 년은 된 거 같다. 그런데 이렇게 텐션 좋으신 기사님은 정말 오랜만인 듯하다.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자부심.

고객에 대한 서비스정신.

부드러운 운전 솜씨.

억지도 아니고, 무미건조한 것도 아닌 진심이 담긴 목소리, 표정, 행동 등


20분 남짓 버스를 타고 오면서 많은 것을 되돌아 보았다. 그분의 웃음과 눈빛이 오래 기억될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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