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심리학 나무향기 Jan 08. 2024

혹시, 당신도 리셋 증후군 아닌가요?

손절! 또 손절! 나도 혹시 리셋증후군일까.....


  리셋 증후군이란 용어는 일본에서 14살의 컴퓨터 게임광이 현실과 컴퓨터 세상을 구분하지 못한 채, 벌인 초등학생 토막 살인 사건에서 유래되었어요. 당시, 이 중학생은 살인을 하고도, 컴퓨터처럼 리셋을 할 수 있다는 비현실적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요새는 이러한 현상들이 비단 컴퓨터 중독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잦은 이직’이나 ‘인간관계에서의 손절’의 형태로도 나타나고 있는데요. 필자는 요즘에 많이

 나타나고 있는 '대인관계 리셋 증후군'에 초점을 두어 설명해 보고자 합니다. 


  여러분도, 한번쯤은 이런 생각 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아 이 사람은 정말 짜증나서 평생 안 보고 싶다’,‘원래 모르던 사람이었으면 좋겠다’에서처럼, 직장이나 일상생활에서 나를 괴롭히는 어느 누군가와의 인연을 끊고 싶은 생각들 말이죠. 바로 이런 심리가 발단이 되어, 최근에 이슈가 되고있는 대인관계 리셋증후군이 대두되고 있는 듯 합니다. 즉, 인간관계에서 한 두어 번 열이받고 화가 나서 참아 넘어가는 건 직장이나 일상에서 늘 일어나는 일이지만, 내가 힘들고 스트레스가 많은 그 어느 날이 이러한 손절의 골든타임으로 작용해서 ‘리셋을 하고 싶다’,‘아 손절해 버리고 싶다’는 욕구가 강하게 생기는 거지요. 바로, 컴퓨터가 말을 듣지 않고 버벅될 때, 얼른 리셋 버튼을 누르면 시스템이 다시 살아나는 것처럼, 인간관계에서 힘들 때, 그 갈등을 해결해 보고자 노력하지 않고 쉽게 인연을 끊어버리려는 증후군을 ‘리셋 증후군’이라고 할 수 있답니다.     


  그렇다면여러분인간관계를 쉽게 끊어버리고자 하는 심리는 왜 생기는 걸까요그건 바로, ‘심리적 회피 반응’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답니다. 심리적 회피반응은 심리학 방어기제 중 하나인 ‘회피’기제로써, 그 상황을 직면하여 해결하기보다는 대체로 피해버리고 싶은 마음의 방어 기제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죠. 예를들어, 회사를 잘 다니다가, 너무 스트레스 받을 때, 제일 많이 하는 생각중에 하나- ‘아 제주도에서 한 달 살기나 할까’..와 같이, 자신의 익숙한 회사생활을 떠나고 싶은 심정도 ‘심리적 회피 반응’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어요. 하지만자신의 일상을 벗어나 실제로 제주도로 건너간다고 해서 정말로 그 사람이 행복할까요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시간이 흐를수록 한 곳에서 적응하지 못했던 자신에 대한 자책감으로 인해, 더 큰 무기력감을 감당해야 하는 이중고에 놓이고 만답니다. 즉, 자기비난 속에서 살게 되는 악순환에 갇혀 종종 우울감을 보고하기도 하지요.


여기서 잠깐, 혹시 나도 ‘리셋 증후군’인 건 아닌지, 간단하게 자가 테스트를 한번 해보시기 바랍니다.                     

<리셋 증후군 증상> 10개 중 6개 이상이면 의심 단계/ 8개 이상이면 심각 단계

-어렵다고 느껴지는 일을 쉽게 그만두게 된다.

-한가지 일을 지속적으로 하지 못하고 자꾸 바꾼다.

-사람을 지속적으로 사귀지 못한다.

-직장을 자주 바꾼다.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하기 보다 미루거나 회피하게 된다.

-대인관계에서 갈등이 있을 때 피하거나 단절을 선택한다.

-스트레스에 취약하다.

-시작을 잘하지만 끝맺기를 못한다.

-저절로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를 종종 갖는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지려하지 않는다.



  리셋 증후군에 대한 자가 진단이 끝났으니, 어떻게 하면 여기서 벗어나고 건강하게 인간관계를 할 수 있을지 찾아볼게요. 먼저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적어도 세 번의 고비는 있을 수 있답니다. 어떤 관계든지 세 번 정도는 서로에 대한 이해의 영역으로 넘길 수 있으나, 마의 구간인 세 번의 갈등이 주어진 다음에도 또 힘든사건이 터지면, 정말이지 딱 관계를 끊어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 수 있지요?. 이러한 생각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니 이런 고민이 있으신 분들은 리셋 증후군까지는 아니라는 걸 기억하셔야 합니다. 여기서 언급하는 증후군의 수준은 손절하는 행위, 즉 인간관계에서 힘들 때마다 회피하는 반응이 ”습관화“되어 있을 때에 해당하는 것이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계를 리셋시키고 손절하는 행위를 나도 모르게 습관적으로 너무 반복되고 있다면, 그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아 이게 혹시 내 마음의 문제일 수 있겠다 라는 부분을 스스로 생각해보셔야 합니다. 결국, 이런 손절의 관계들을 길게 보면 나에게 손해되는 인생이 될 수 있답니다. 즉. 언젠가는 내가 좋은 관계를 이어가고 싶은 사람이 되려 나를 손절해 버리고 리셋해버리게 되어 큰 상처를 입을 수 있으니까요. 그러니, 습관화된 관계 손절에 대해서는 멈추시고, 스스로 용기를 내서 자신의 관계 패턴을 고심하며 그 이유를 찾는 마음의 시간을 가지셔야 합니다. 이런 진정성 있는 마음 탐색 작업을 해야만 자신의 심리적 관성을 깨닫게 되고 진정 내가 취약해진 것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개선할 긍정적인 마음 용기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다음으로, 나를 용서하고 수용해 보는 연습이 중요합니다. 주로, 아무 생각없이 하는 나의 손절 행동 이면에는 나의 콤플렉스가 많이 숨이 있는 경우가 있는데요. 필자가 만난 내담자들의 경우에도 손절은 했지만 결국 마음이 더 불편하다고 내원하시는 분들이 많았답니다. 즉, 겉으로 보이는 부분에서는 손절하고 리셋하여 그 대상과의 갈등이 끝난 듯 하지만 정작 리셋 후에 혼자만의 시간에서 느끼지는 스스로에 대한 답답함이 자신을 괴롭히게 되는거지요. 이들은 주로 자존감이 낮거나, 상처받기 싫은 사람, 그리고 인간관계에 대한 완벽성을 추구하는 분들이 많았는데요. 그들에게 주로 제시하는 해결책은 자신을 먼저 인정해주고자신을 수용해 보자는 것이었는데요. 왜냐하면, 이들이 보인 공통된 내면 심리는 스스로를 마주하는 것에 대한 큰 두려움이었기 때문입니다. 즉, 리셋 증후군에 빠져있는 사람들은 사실, 자신의 힘든 인생주제에 직면하지 못하고 막상 큰 허들을 넘어갈 용기가 없어서 손절하고 자기만의 동굴로 들어가버렸던 겁니다. 그러니, 손절을 당했던 분들도 자신이 잘못해서라기보다는 손절한 사람의 문제로 인해 관계가 단절되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끝으로, 독일의 철학자인 아르투어 쇼펜하우어의 명언에 [인생을 견뎌냈다는 말이 아주 멋진 표현이다]라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이 철학자의 말처럼 인생의 긴 여정에서 인간 관계갈등을 피하지 않고, 직면하여 갈등을 해소한 후, 그 시간을 견뎌냈을 때 비로소 관계에서의 좋은 굳은살이 생기게 된다는 걸 꼭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이 마음의 굳은살은 처음에는 어색하고 잘 만들어지지 않지만, 여러 해를 거쳐, 단단해진다면, 앞으로 닥쳐올 힘든 관계들을 더 잘 견뎌낼 수 있게 하는 밑거름을 제공해 주기도 하지요. 여러분, 매일 입던 옷의 작은 부분이 떨어졌다고 바로 옷을 버려버리고 싶다는생각을 하는 건, 결국 내 마음의 문제이지, 그 옷의 문제가 아니라는 걸 기억하셔야 합니다. 인간관계를 어떻게 해석하고 넘어갈 것인가, 이것도 마찬가지로, 관계의 문제라기보다 어쩌면 내 마음의 문제라는 걸 다시 한번 새겨보시며 글을 마치고자 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감정이라는 독?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