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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재운 Jun 27. 2024

AI의 발전이 인류의 영생을 가져온다?

<특이점이 더 가까이 온다>

2020년대, 가상현실이 대중화되고, 재택근무가 보편화

2020년대 말, 나노 기술을 이용한 인체 장기 교체 가능

2030년대, 나노봇을 통한 뇌 기능 보강

2030년대 말, 뇌의 정보를 컴퓨터로 업로드

이 시기, 인류는 초인공지능 시대 돌입

2045년, 인간의 수명이 무한히 연장

궁극적으로 우리는 인공지능과 '하나'가 됨

전 우주가 지능으로 가득 채워져 우주 그 자체가 지능을 가지게 됨


누군가, 위의 이야기를 했다면 듣는 이는 보통 코웃음을 친다. 하지만, 이 주장을 한 사람이 저명한 미래학자이자 발명가, 구글의 인공지능 담당 이사 출신이라면 어떠한가?


레이 커즈와일(Ray Kurzweil)은 MIT를 졸업한 미래학자이자 과학자, 발명가로 문서 판독기와 광학 문자 인식기(OCR), 피아노 신디사이저 등을 발명한 것으로 유명하다. (우리나라 기업 영창이 인수한 피아노 브랜드 커즈와일을 만든 사람이기도 하다) 세 명의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훈장을 받기도 한 그는 구글의 엔지니어링 이사로도 활동하며, 인공지능 사업을 이끌기도 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그를 '21세기 에디슨'으로, 포브스는 '최고의 사고 기계'라고 평한다.


커즈와일이 전 세계적 유명세를 얻게 된 데는, 그의 저서 <특이점이 온다(The Singularity is Near)>가 공전의 히트를 치며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르면서부터이다. 그는 여기서 위의 주장들을 가감 없이 내뱉는다. 누군가는 이를 공상과학적 상상으로, 누군가는 헛소리로, 또 누군가는 막연한 미래라 생각하였으며, 여하튼 책은 불티나게 판매된다.


(좌) 커즈와일과 그의 저서 / (우) 커즈와일이 이야기하는 특이점 곡선


오늘날 우리는 커즈와일의 예언을 보며 크게 놀라워하지 않는다. 이미 우리 주위의 인공지능 발전이 어마어마하기에, '뭐 그렇게 될 수도 있겠지'하는 반응을 보이는 이들이 태반이다. 하지만 커즈와일이 <특이점이 온다>를 발간한 시기를 보면 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바로 2005년이다.


딥러닝이 아직 대중화되지 않고, 대학 연구실에 머물러 있던 시절 나온 그의 예언이라 오늘날 우리는 커즈와일의 예언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그렇다면 특이점은 무엇일까?


'특이점'이란 용어는 원래 천체물리학에서 유래되었다. 블랙홀의 중심에서 중력이 무한대로 발산하는 지점을 의미하는 특이점을 넘어서는 순간, 기존의 물리 법칙이 통하지 않고, 시간과 공간의 개념이 붕괴한다. 커즈와일은 여기서 영감을 받아 '특이점'을 기술 발전이 지적 능력을 초월하는 시점으로 정의한다. 그리고 이 시점을 2045년으로 예측한다.


이야기가 너무 허황되어서 약 파는 것 아니냐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의 저서를 읽어보면 그런 생각을 할 수 없다. 그는 자신의 이론적 배경인 '수확 가속의 법칙'을 기반으로 일관된 논리를 가지고 미래 시대 기술을 담담히 예언해 간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는 특이점이 도래하는 순간, 전 우주는 우리의 지능으로 꽉 차게 된다. 우리의 뇌는 클라우드에 업로드되고, 인류는 영생의 길에 이르게 된다.






2005년 출간한 <특이점이 온다>로 큰 반향을 일으킨 커즈와일이 신간 <특이점이 더 가까이 온다(The Singularity Is Nearer)>를 출간하였다. 신간에서 그는, 우리가 특이점의 순간에 더 가까워졌음을 주장한다.



(좌) 현재 76세의 커즈와일 / (우) 그의 신간 <특이점이 더 가까이 온다>



영생을 주장하고 죽음을 거부하는 커즈와일은 현재 76세이다. 그는 한때 인류의 영생을 주장하며, 2045년까지 생존하기 위해 영양제를 하루 200알 넘게 먹는 것으로도 유명했다. 최근 인터뷰에 따르면, 그는 여전히 건강을 유지하고 있으며, 하루에 약 80알의 약을 복용한다고 한다.


커즈와일은 아직 발명되지 않은 의학적 발전을 통해 더 오래 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기계와 융합하여 초지능을 갖추고 영생을 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이러한 변화는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일어날 수 있다. 그는 2029년이 되면 인공지능이 인간 수준의 지능을 갖추게 될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2005년 그가 특이점을 얘기했을 때만 해도 그의 주장이 허황되어 보인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오늘날 인공지능 시대에는 오히려 보수적으로 보인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가 얘기하는 특이점의 핵심은 인간의 뇌와 클라우드의 연결로 인한 초지능 획득이다. 이는 단순히 인간의 능력을 확장하는 것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의 형태를 완전히 바꾸는 것이다. 우리가 기억하고 경험하는 방식, 지식을 습득하는 방식 역시 모두가 변화할 것이다.


특이점이 도래하면 인간은 더 이상 육체라는 한계에 갇혀 있지 않게 된다. 커즈와일은 죽음조차 극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는 나이가 들어도 과학적 진보를 통해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고 믿는 사람 중 한 명이다. 매년 1년이 지나가지만, 과학적 진보로 최소 1년을 되돌려 받는 것이 그가 주장하는 '장수 도피 속도'이다.


여전히 이를 허황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일부 사람들은 인간이 120세를 넘어 살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커즈와일은 상한이 없다 주장한다. 그의 목표는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기계가 융합하여 새로운 생명체로 진화하는 것이다.




커즈와일이 이야기하는 '장수 도피 속도'는 현재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핫하게 연구되고 있는 주제이다. 수많은 벤처캐피털리스트들은 '항노화', '젊어지는 비법'을 연구하는 스타트업에 어마어마한 금액을 투자하고 있다. 오픈AI의 수장 샘 알트먼 역시 이들 중 하나이다. 그리고 그들이 투자하는 회사들 중에 '항노화'를 넘어 '영생'을 연구하는 기업들도 있다.


미래는 이미 시작되었다.


2005년, 우리는 커즈와일의 특이점이 단순 먼 미래라고 치부했다. 하지만 이제 특이점은 우리의 코앞에 와있다. 우리의 뇌가 클라우드에 올라가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다. 특이점의 문이 열리는 순간 새로운 시대가 열린다. 그 시대는 우리 상상 그 이상일 것이다. 다가오는 미래가 무엇일지 모르지만 준비를 해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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