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문검색
“택도 없는 소리 그만하고 이제 가라.”(속으로는 욕을 하고 있었다)
“소장님 한테 집 나간 사람 찾아 달라고 왔는데 어디로 가라는 말입니까?”
“사람 찾는 것은 여기서 하는 게 아니니까 경찰서 민원실로 가라. 알았지?”
내가 조용히 말을 하니 기가 살아 큰소리를 치는 것 같아 강하게 밀어붙였다.
당시 0.1톤 나가는 체중으로 눈을 부라리며 저음으로 천천히 말을 하니 움츠려지는 것 같았다.
“요새 누나는 어디 살고 있나?”
“누나는 왜요?”
“아무래도 누나한테 연락은 안 되겠나?”
“누나 모르게 갔고 연락도 없다고 하는데 알겠습니까?”
“알았다. 차분하게 생각하고 일단 전에 살던 주소지 파출소에 가서 신고부터 해라. 알았나? 니가 여기서 이렇게 한다고 찾을 수 있는 게 아니잖아?”
“일단 신고는 하겠습니다.”
“니 영수한테 연락해봤나?”
“영수 전화번호는 모르고 저거 집으로 가보니까 어른들이 영수는 대구에 없다고 하면서 안 가리켜 줍니다.”
“그거는 알아서 하고.. 아이 찾으려고 하면 차비가 있어야 할 거니까 내가 차비를 보태 줄 테니 한번 찾아봐라”며 지갑에 있는 돈 10만 원을 꺼내어 주었다.
“이거 받아도 되겠습니까?”
“괜찮다. 받아 가거라.”
“고맙습니다.”하면서 넉살 좋게 받아 넣고는 민원실에 전화를 해달라며 파출소를 나갔다.
형사를 거의 15년 가까이 해도 이렇게 찾아오는 절도 전과자들은 없는데 피는 물보다 진한 것인지.. 자식을 찾겠다고 생각지도 않았던 도둑놈 불청객이 나를 찾아왔었다.
그 후로는 일체의 연락이 없어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모르고 있는데 이제 도둑질은 안 하리라고 본다.
이재수가 박영수를 찾으려고 했으나 집에서 안 가르쳐 주어 모른다고 했지만 박영수는 이재수와 공법으로 구속되었다가 집행유예를 받고 출소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버지와 같이 나를 찾아왔었다.
여자들과 어울려 휩쓸리다 보니 잘못된 길을 갔었는데 다시는 나쁜 짓을 하지 않고 살겠다고 약속을 하고 아버지가 운영하던 가계를 이어받아 영업을 잘하고 있다.
지금은 결혼을 하여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으며 봉사 활동도 열심히 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돌보기도 하는 사람으로 변하였으며 순간의 잘못으로 도둑놈이 되었었지만 지금은 나쁜 과거를 흘려보내고 남을 도와주는 도둑님이 되었다.
가끔 안부를 묻거나 밥을 먹자며 전화도 오고 있다.
박영수의 여자 친구와 이재수의 여자 친구가 서로 친하니까 자연히 남자들끼리도 어울리게 되었었고 돈이 떨어지자 이재수의 범행에 가담했던 것이었다.
10년 만에 파출소로 나를 찾아와 처와 자식을 찾아 달라고 하는 사연은 이러했다.
◆비상소집◆
이제수가 나를 찾아오기 오래전 서부경찰서 형사계에 근무할 때였다.
퇴근 후 집에서 잠을 자는데 자정이 지난 시간에 전화벨이 울리는 것이었다.
“아이코 또 일이 터졌구나 “하며 전화를 받았는데 역시나 서 비산 파출소 관내에 강도사건이 터졌다며 비상이 걸렸으니 파출소로 집결을 하라는 것이다.
오토바이를 타고 조용한 밤거리에 굉음을 울리며 약 3km 떨어져 있는 파출소에 도착하니 벌써 몇몇 형사들이 나와 있고 조금 기다리니 형사계장이 사건 개요를 설명하는데 주택에 2명이 들어와 부부를 칼로 위협하고 목걸이, 반지와 돈 100여 만원을 빼앗아 가져 갔다는 것이다.
장소가 북부정류장 앞이니까 여행성범죄로 보고 주변 여관이 많아 각 반별, 조별로 할당하여 여관 수색을 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서 비산 파출소는 북부정류장 앞 도로를 경계로 하고 있으나 시외버스 정류장 특성상 여관, 여인숙이 많았다.
여관, 여인숙이 많았지만 심야 시간에 투숙객들을 상대로 검문을 하는 것은 정말로 싫었다, 하지만 강력사건이 발생하였으니 안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나는 조장과 같이 배당받은 구역 여관을 검색하던 중 동백 여관에서 청년 주민등록증을 확인하는데 사진과 조금 다른 달라 지문을 보자고 하니 주민등록증 지문과 틀린 것이었다.
앞에서 연재된 글에서도 언급이 되었지만 지문을 종이에 찍지 않아도 손가락을 보면 지문번호를 읽어 낼 수 있는 나는 그냥 지나 칠 리가 없었다.
그렇지만 아무 말도 안 하고(밤에 데리고 가면 밤새도록 수사를 해야 하기에 보고를 안 했다) 다른 곳을 둘러보고 파출소로 돌아와 이상 없음을 보고 했다.
다음날 수사본부가 차려진 서 비산 파출소에서 조회를 마친 다음 조장에게 어제 동백 여관 107호에 있던 놈이 남의 주민등록증을 가져 있어 이상하다고 하고 다시 가자고 하여 다른 조 2명과 같이 동백 여관으로 갔다.
동백 여관 107호에 가니 여자랑 같이 자고 있어 다시 주민등록증을 보자고 하고는 다짜고짜로
”이 자식! 너 이 주민등록증 누구 거야? “ 하며 추궁과 동시에 여관방 안으로 밀어붙여 제압을 하고 조장과 다른 형사들은 방안 소지품을 수색하니 여러 가지 보석과 반지, 목걸이 등이 쏟아져 나왔다.
“너 이거 어디서 나왔나? “ 물으니 대답을 하지 않아
“파출소로 같이 가자”라고 하여 같은 방에 있던 다른 남자 1명과 여자 2명을 가까이 있는 서 비산 파출소에 데려와서 계장에게 보고하고 출처를 추궁해도 대답을 안 해서 경찰서로 데려갔다.
경찰서에 데려다 놓고 다시 인적사항을 파악하니 고향은 다른 곳인데 누나가 섬유공장에 일을 하게 있어 왔다가 대구에서 같이 생활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름은 이재수(가명 24세)였으며 절도전과가 3개 있었고, 공범이라고 데려온 박영수(가명 20세)는 이재수의 심부름을 하고 있었다.
이재수의 여자랑 박영수의 여자가 친구이다가 보니 같이 지내게 되었는데
박영수는 집안이 그런대로 살만했고 학교 다닐 때는 보이스카웃을 할 정도로 모범생이라고 했으며 여자 때문에 동숙을 하고 있었다.
대구시내에 신고된 피해 대장을 확인하니 북구 복현동에서 며칠 전 도난당한 금방이 있어 주인을 오라고 한 뒤 압수품을 확인시키자 자신의 집에서 도난당한 게 맞다고 하여 수사를 시작했다.
“야! 이재수! 이 새끼 똑바로 안 불어?”
“...”
“물건이 나왔는데도 안 분다는 말이지?”
‘ 퍽 퍽 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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