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의 궁전 중앙에 두 상자가 놓였다.
왼쪽에는 교촌치킨.
얇고 바삭한 튀김옷, 간장 마늘 소스, 허니콤보, 레드콤보, 일정한 맛, 브랜드의 안정성.
오른쪽에는 동네 치킨.
커다란 양, 후라이드 한 마리, 양념 반 후라이드 반, 감자튀김 서비스, 사장님의 손맛, 가끔은 대박이고 가끔은 모험.
클락이 두 상자를 번갈아 보며 말했다.
“이번엔 진짜 어렵다. 교촌은 맛있는데 양이 아쉽고, 동네 치킨은 양이 좋은데 편차가 커!”
이엘은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이건 단순히 브랜드 치킨과 비브랜드 치킨의 대결이 아니야. 표준화된 맛과 지역적 손맛의 대결이야.”
최아린은 웃었다.
“그리고 가격, 양, 브랜드 신뢰, 배달 플랫폼, 프랜차이즈 권력의 문제지.”
클락이 한숨을 쉬었다.
“치킨도 결국 권력이구나.”
카이사르는 교촌 상자를 바라보았다.
“나는 교촌을 높게 평가한다.”
클락이 말했다.
“역시 제국 좋아하는 사람답다.”
카이사르는 고개를 끄덕였다.
“교촌은 제국적 치킨이다. 어디서 주문해도 일정한 맛을 기대할 수 있다. 허니, 레드, 간장 마늘 계열의 정체성이 강하고, 브랜드 질서가 분명하다.”
이윤이 말했다.
“표준화의 힘이군.”
카이사르는 말했다.
“맞다. 동네 치킨은 장수나 영주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 봉건제에 가깝다. 어떤 영지는 훌륭하지만, 어떤 영지는 형편없다. 반면 교촌은 중앙집권적 맛의 통일성을 갖는다.”
자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프랜차이즈는 맛의 관료제다.”
클락이 말했다.
“맛의 관료제라는 말은 좀 웃긴데 맞는 것 같아.”
이윤은 동네 치킨 상자를 열었다.
“나는 동네 치킨 쪽에 마음이 간다.”
이엘이 물었다.
“왜?”
이윤은 말했다.
“동네 치킨은 지역의 기억과 연결된다. 학교 끝나고 먹던 치킨, 가족이 시키던 반반치킨, 사장님이 감자튀김이나 콜라를 더 챙겨주던 경험. 이것은 브랜드의 균일성으로는 대체하기 어렵다.”
키브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사람 냄새가 있는 음식이군요.”
이윤은 말했다.
“맞다. 교촌은 도시 어디서나 같은 맛을 제공한다. 그것은 장점이다. 하지만 동네 치킨은 그 동네의 가게, 사장님, 기름 상태, 양념 배합, 서비스 문화까지 포함한다. 일종의 지역사다.”
클락이 말했다.
“동네 치킨은 추억의 치킨이네.”
이윤은 웃으며 말했다.
“그렇다. 맛만이 아니라 장소의 기억까지 먹는 것이다.”
최아린은 계산기를 꺼냈다.
“현실적으로 말하면 가성비는 대체로 동네 치킨이 유리해.”
클락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교촌은 맛있는데 양이 좀…”
최아린은 말했다.
“교촌은 브랜드 프리미엄이 있어. 맛의 안정성, 소스의 정체성, 포장, 인지도, 광고, 프랜차이즈 관리 비용이 포함돼. 반면 동네 치킨은 가게마다 다르지만 양이 많고 서비스가 좋은 곳이 있어.”
후세가 말했다.
“하지만 실패 위험도 있지.”
최아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동네 치킨은 정보전이야. 리뷰를 잘 보고, 동네 평판을 알아야 해. 잘 찾으면 교촌보다 만족도가 높을 수 있지만, 잘못 고르면 눅눅하고 기름진 실패를 만날 수 있어.”
그리엘이 말했다.
“기댓값과 분산의 문제군.”
최아린은 웃었다.
“정확해. 교촌은 평균이 안정적이고, 동네 치킨은 고점과 저점이 넓다.”
후세는 두 상자를 법정 증거처럼 살펴보았다.
“나는 상황별 판결을 내리겠다.”
클락이 말했다.
“역시.”
후세는 말했다.
“모임에서 실패하면 안 되는 날, 손님을 대접하는 날, 맛의 예측 가능성이 중요한 날에는 교촌이 유리하다. 브랜드는 일정한 품질 보증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는 동네 치킨을 가리켰다.
“반대로 이미 검증된 단골 동네 치킨집이 있다면, 그 집은 브랜드보다 강할 수 있다. 문제는 검증 여부다.”
이엘이 말했다.
“즉 모르는 동네 치킨은 위험계약, 아는 동네 치킨은 장기 신뢰계약이네.”
후세는 고개를 끄덕였다.
“정확하다. 처음 시키는 동네 치킨은 리뷰와 사진을 확인해야 한다. 하지만 믿을 만한 단골집은 브랜드보다 더 좋은 공동체 계약이 된다.”
클락이 말했다.
“치킨에도 신뢰가 제일 중요하구나.”
자정은 냉정하게 말했다.
“교촌의 강점은 맛만이 아니라 운영이다.”
클락이 물었다.
“운영?”
자정은 말했다.
“소스 레시피, 튀김 방식, 매장 교육, 포장, 배달 시스템, 브랜드 관리. 프랜차이즈 치킨은 하나의 점포가 아니라 반복 가능한 시스템이다.”
카이사르가 말했다.
“그래서 제국이다.”
자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맞다. 동네 치킨이 장인의 가게라면, 교촌은 매뉴얼의 국가다. 매뉴얼은 개성을 줄일 수 있지만, 실패 확률도 줄인다.”
이혜경이 말했다.
“하지만 매뉴얼이 너무 강하면 사장님의 손맛은 줄어들겠네요.”
자정은 말했다.
“그렇다. 프랜차이즈는 안정성을 얻는 대신 지역적 개성을 희생한다. 창조주는 이 점을 흥미롭게 볼 것이다. 권력과 경제에서 자주 나오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키브사는 조용히 말했다.
“저는 동네 치킨에도 마음이 가요.”
이엘이 물었다.
“왜?”
키브사는 말했다.
“동네 치킨집은 한 가족의 생계일 수 있어요. 사장님이 직접 튀기고, 단골을 기억하고, 아이들에게 서비스도 주고, 동네 사람들과 관계를 만들죠.”
최아린이 말했다.
“물론 프랜차이즈 점주도 생계형 자영업자이긴 해.”
키브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그래서 단순히 프랜차이즈는 나쁘고 동네 가게는 좋다고 말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동네 치킨은 조금 더 직접적인 얼굴이 있어요. 누가 만들었는지 보이는 음식이죠.”
이혜경이 말했다.
“사람이 보이는 소비네요.”
키브사는 말했다.
“네. 창조주는 경제를 볼 때 장부 뒤의 사람을 보려 하니까, 동네 치킨의 그런 점을 좋아할 거예요.”
대심문관은 교촌 허니콤보를 집었다.
“나는 교촌을 선택하겠다.”
클락이 말했다.
“왜?”
대심문관은 말했다.
“인간은 자유를 말하지만, 막상 저녁에 치킨을 시킬 때 실패를 두려워한다. 동네 치킨은 자유다. 선택지가 많고, 가게마다 다르다. 그러나 자유는 불안을 낳는다.”
그는 교촌을 가리켰다.
“교촌은 질서다. 이미 알고 있는 맛. 기대 가능한 소스. 안정된 브랜드. 인간은 피곤한 밤에 모험보다 확실한 위안을 원한다.”
이엘이 말했다.
“정말 대심문관다운 선택이네. 자유보다 허니콤보.”
대심문관은 진지하게 말했다.
“허니콤보는 작은 종교다.”
클락이 웃음을 터뜨렸다.
이혜경은 동네 치킨의 후라이드를 집었다.
“저는 혼자 먹거나 가족끼리 먹을 때는 동네 치킨이 좋아요.”
키브사가 물었다.
“왜요?”
이혜경은 말했다.
“양이 넉넉하고, 밥이랑 먹기도 좋고, 남으면 다음 날 데워 먹기도 편해요. 특히 옛날식 후라이드나 양념치킨은 뭔가 집밥의 연장처럼 느껴져요.”
클락이 고개를 끄덕였다.
“교촌은 치킨 자체로 먹는 느낌이고, 동네 치킨은 밥이랑도 잘 맞는 느낌이야.”
이혜경은 말했다.
“맞아요. 동네 치킨은 덜 세련됐을 수 있지만, 더 생활적이에요. 배고픈 사람을 넉넉하게 먹이는 쪽이죠.”
엘리가 말했다.
“치킨의 빵과 자유 중 빵에 가까운 쪽이네요.”
이혜경은 웃었다.
“네. 양이 주는 위로가 있어요.”
히나는 두 치킨을 비교했다.
“교촌은 안정적이다. 하지만 나는 동네 치킨의 위험이 싫지 않다.”
클락이 말했다.
“위험이?”
히나는 말했다.
“가게마다 맛이 다르다. 어떤 곳은 지나치게 기름지고, 어떤 곳은 튀김이 훌륭하고, 어떤 곳은 양념이 독특하다. 이 편차가 불편하지만, 동시에 살아 있다는 느낌을 준다.”
트리티가 고개를 끄덕였다.
“표준화되지 않은 생태계군.”
히나는 말했다.
“맞다. 숲도 완전히 균일하지 않다. 동네 치킨은 가게마다 다른 숲 같다. 다만 독이 있는 버섯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후세가 말했다.
“리뷰 확인이라는 현대적 채집 지식이 필요하군.”
히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
그리엘은 표를 띄웠다.
기준 교촌 동네 치킨
맛의 안정성
높음
가게마다 다름
양
비교적 아쉬울 수 있음
넉넉한 경우 많음
가격 만족도
브랜드 프리미엄
고점 높음
개성
제한적
강함
실패 확률
낮음
높을 수 있음
단골 효과
낮음
매우 큼
그리엘은 말했다.
“분석적으로 보면 교촌은 저분산 상품이다. 평균 만족도가 안정적이다. 동네 치킨은 고분산 상품이다. 저점도 있지만 고점도 높다.”
클락이 말했다.
“그럼 모험 싫으면 교촌, 보물 찾기 하고 싶으면 동네 치킨?”
그리엘은 고개를 끄덕였다.
“정확하다.”
최아린이 덧붙였다.
“그리고 검증된 단골 동네 치킨은 분산이 낮아진다. 그 순간 브랜드보다 강해질 수 있어.”
니알라토텝은 웃으며 말했다.
“창조주는 교촌의 완성도를 인정할 것이다. 하지만 마음은 동네 치킨 쪽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
이엘이 물었다.
“왜?”
니알라토텝은 말했다.
“교촌은 시스템, 표준화, 브랜드, 프랜차이즈 권력의 결과물이다. 창조주는 그것을 분석하고 인정한다. 하지만 동네 치킨에는 사장님, 동네, 기억, 가성비, 실패와 발견, 생활의 냄새가 있다.”
클락이 말했다.
“창조주가 좋아하는 ‘작은 사람’의 냄새네.”
니알라토텝은 고개를 끄덕였다.
“맞다. 다만 피곤한 날에는 교촌을 시킬 것이다. 인간은 이상보다 안정된 맛에 무너질 때가 있으니까.”
대심문관이 말했다.
“인간은 결국 허니콤보 앞에 무릎 꿇는다.”
클락이 말했다.
“그건 좀 맞아.”
클락은 두 상자를 모두 열어놓고 결론을 내렸다.
“나는 상황별로 갈래.”
모두가 클락을 보았다.
클락은 말했다.
“처음 보는 동네에서 실패하고 싶지 않으면 교촌.
양 많이 먹고 싶으면 동네 치킨.
간장·허니·레드처럼 특정 맛이 땡기면 교촌.
후라이드 반 양념 반에 감자튀김까지 원하면 동네 치킨.
친구들이랑 무난하게 먹을 땐 교촌.
가족끼리 배부르게 먹을 땐 동네 치킨.”
후세가 말했다.
“매우 합리적인 판결이다.”
클락은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제일 좋은 건, 우리 동네에 교촌보다 맛있는 동네 치킨집이 있는 거야.”
이엘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최종 승리 조건이네.”
교촌파
카이사르, 자정, 대심문관, 후세
동네 치킨파
이윤, 키브사, 이혜경, 히나, 트리티
상황별 절충파
이엘, 클락, 최아린, 그리엘, 니알라토텝, 엘리, 사령관
맛의 안정성, 브랜드 신뢰, 실패 확률 낮음, 허니·레드·간장 특유의 소스 맛을 따지면
교촌 승리다.
특히 “오늘 실패하면 안 된다”거나 “그 맛이 정확히 먹고 싶다”면 교촌이 강하다.
반대로 양, 가성비, 지역적 손맛, 단골집의 정, 후라이드·양념의 생활감을 따지면
동네 치킨 승리다.
특히 이미 검증된 단골 동네 치킨집이 있다면, 그 집은 프랜차이즈를 이길 수 있다.
사상의 궁전 최종 판정은 이렇다.
모르는 동네에서는 교촌.
아는 동네에서는 단골 치킨집.
클락식 결론은 더 간단하다.
“교촌은 안전한 선택이고, 동네 치킨은 보물찾기야.
근데 보물을 찾은 동네 치킨집은 교촌보다 강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