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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갑자기 Nov 23. 2022

여행하는 직장인을 위한 워케이션, 강릉 일로오션

워케이션을 만드는 사람들 | ② 강릉 더웨이브컴퍼니 최지백 대표

이 아티클은 <갑자기 워케이션>의 2화입니다.                


✧ 일로오션 워케이션 기본 정보

• 워케이션 시작 시기: 2019년 첫 시행. 2021년 11월 본격 시작                  
• 워케이션 평균 기간: 5박 6일(일요일 - 금요일)
• 워케이션 주요 타깃: 디지털 노마드 개인(B2C) > 기업(B2B)      
• 워케이션 지역: 강릉 
• 워케이션 장소: 자체 코워킹 스페이스 운영, 숙소는 지역 오션뷰 호텔과 연계 
• 워케이션 프로그램 유무: 업무를 방해하지 않는 근무 외 시간에 자연 속에서 휴식을 취하는 프로그램


INTERVIEWER’S COMMENT

처음 일로오션 프로그램을 알게 된 건 2021년 가을, 인스타그램에서 뜬 포스터를 발견하면 서다. 거대한 폰트로 “지치지만 쉴 수 없는 당신을 위해"라는 문구는 자칫 역설적이지만 묘하게 공감이 갔다. 바야흐로 워라블 시대다. 일과 일상의 경계가 점점 흐려지고 업무 공간은 확장되는 지금 강릉 더웨이브컴퍼니 최지백 대표는 ‘맘편히 쉬면서도 한없이 몰입할 수 있는’ 새로운 업무 방식을 제안한다.   


인터뷰어 | 공장공장 양애진 콘텐츠 기획자 







더웨이브컴퍼니는 어떤 회사인가요? 

▶︎ 저희는 2018년 초에 강원도 강릉에서 “지역의 새로운 물결”이라는 슬로건으로 시작했어요. 지역 내에서 문화기획,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 로컬 브랜딩 등 다양한 비즈니스들을 일구며 로컬 크레이터 분들과 협업하면서 성장해왔어요. 2021년부터는 ‘강릉 살자’라는 청년 마을 프로그램을 기획 운영하고 있고요. 2022년인 올해부터는 ‘일로오션'이라는 워케이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가면서 점점 확장해가고 있습니다.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더웨이브컴퍼니에서 생각하는 워케이션은 무엇인가요? 

▶︎ 저희는 워케이션에서 베케이션(vacation) 보다는 워크(work)가 훨씬 중요하다고 봐요. 그래서 워케이션을 “지치지만 쉴 수 없는 당신을 위한 새로운 업무 방식”이라고 정의하고 있어요. 여기에서 ‘지치지만 쉴 수 없는 당신’은 저희가 정의한 고객이에요. 지역에 오는 사람들일수록 더 열심히 일한다고 생각해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진심으로 자신의 일을 사랑하기 때문에 오히려 원하는 업무 장소를 찾는 사람들인 거죠. 높은 열정과 몰입감으로 지치기도 할 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을 쉴 수는 없을 것이라고 가정했어요. 그래서 강릉에 와서도 일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욱 집중해서 일하면서도 동해 바다와 소나무 숲을 보면서 시각, 청각 등 감각적으로는 힐링받을 수 있는 워케이션을 구상했어요. 어떤 환경과 공간에서 업무 효율성을 더욱 높일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 


바다와 솔숲을 바라보며 일하고 있는 워케이션 참가자들 (출처: 일로오션)


처음 워케이션을 사업 아이템으로 결정하게 된 배경이 있을까요. 

▶︎ 사실 강릉이라는 지역에서 사업을 해보면서 끊임없이 다양한 비즈니스를 시도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처음에는 복합문화공간이자 카페 겸 펍(웨이브라운지)으로 시작했었어요. 하지만 카페 비즈니스 모델로는 큰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했어요. 그래서 2019년에는 코워킹스페이스(파도살롱)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강릉 내 로컬 크리에이터들과 협업할 수 있는 포럼이나 워크숍을 기획 운영하면서 성장했어요. 그러던 중 2020년도에 갑자기 코로나가 터지게 되면서, 리모트 워커들이 파도살롱으로 찾아오기 시작했어요. 그 빈도가 점점 늘어나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워케이션'이라는 새로운 사업 형태를 구축할 수 있겠다 싶어 바로 시작하게 되었어요. 계속해서 고객의 수요에 맞춰서 우리가 가진 자원과 능력을 발현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온 과정이었던 거죠. 

 

고객의 니즈에 맞춰 발 빠르게 움직인 거군요. 그런데 사실 2019년에도 워케이션 서비스를 운영해본 것으로 알아요. 그때는 신청자가 없었다고 들었어요. 

▶︎ 맞아요. 2019년 당시 저희가 설정한 타깃은 두 부류였어요. 하나는 로컬 크리에이터, 다른 하나는 리모트 워커였죠. 지역 내 일자리 수 자체가 부족한데, 누가 지역 코워킹 스페이스를 사용하겠어요. 그래서 리모트 워커들이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수요는 거의 없었어요. 대체 왜 사람들이 안 올까를 고민하면서 고객 인터뷰를 해봤어요. ‘강릉은 놀러 가는 곳이지 일하러 가는 곳은 아니다’라는 인식이 보편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게다가 워케이션에는 숙박 공간이 필수적이잖아요. 하지만 저희는 코워킹스페이스만 가지고 있었거든요. 결국 당시 워케이션 상품은 잘 팔리지 않았어요. 그래도 마침 로컬 크리에이터 생태계가 지속적으로 커져가던 때라 파도살롱 공간 운영보다는 로컬 크리에이터들의 콘텐츠를 기획하고 디자인하는 오프라인 행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즈니스에 집중하게 됐어요.  

    그런데 2020년에 코로나가 터지고 나서부터 파도살롱에 수도권에서 사회적으로 거리를 두기 위해 강릉으로 일하러 온 고객들이 점점 많아지더라고요.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사람들이 재택근무, 원격근무를 경험해보면서 이런 일의 방식도 가능하다는 판단을 하게 된 것 같아요. 그렇다 보니 덩달아 워케이션에 대한 인식도 바뀌었고요. 사실 특정 유명 기업들에서 워케이션을 도입하고 마케팅 키워드로 내세워서 트렌드가 되었다고 생각해요.  


그렇군요. 다시 워케이션을 시작했을 때는 어떤 마음이었나요. 

▶︎ 워케이션이라는 키워드는 트렌드일 수 있지만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새롭게 열리는 유연해진 노동 시장은 모든 산업에 많은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워케이션이라는 키워드 자체가 중요하다기보다는  사회적 변화에 따른 기업과 임직원들이 바라보는 지역에 대한 숙박, 교통, 여행 등 공간과 관련된 사업이  굉장히 커질 것이라고 판단했어요.  워케이션이 건드리고 있는 노동 시장의 변화가 워낙 강력하고 시대의 흐름이기에 워케이션이 지금 잠깐 반짝하고 사라질 비즈니스의 영역이라고는 생각하지 않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 확신 있게 선택했던 것 같아요. 다만 이 시장이 다양한 주체가 들어오게 되면 조금 모호해질 것이 우려되었어요. 지난 선거 때만 보아도 정부 차원에서 워케이션 센터를 짓겠다는 공약이 많았거든요. 만약 국가차원에서 사회 복지나 관광 차원에서 바우처 형태로 워케이션을 저렴하게 보급하게 될 경우, 우리는 이 시장에서 어떻게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인지 등의 고민은 지금도 하고 있어요.  


일로오션만의 차별점이 필요하겠네요. 

▶︎ 일단 강릉이라는 지역 자체가 이미 지역적인 특혜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우리가 다른 지역과 무엇이 다를까 생각해 보니까 결국에는 ‘자연’이었어요. 바다 바로 앞에서, 산 바로 앞에서, 호수 바로 앞에서 일을 하는 것이 가능했어요. 고객들이 가장 좋아하는 요소이기도하고요. 그래서 이 강점을 아예 극대화하기로 했어요. 사실 워케이션이라는 트렌드 용어에 가려진 고객의 실제 니즈는 ‘서울과 수도권과는 다른 업무 환경’이에요. 저희는 그게 ‘자연’이라고 봤어요. 


코워킹스페이스 앞에 펼쳐진 솔숲과 바다 (출처: 일로오션)
강릉의 바다를 즐기고 있는 워케이션 참가자 (출처: 일로오션)


주로 어떤 직군들이 찾아왔나요? 

▶︎ 대부분이 기획자와 디자이너, 지원사업을 준비 중인 스타트업 초기 창업자였어요. 직종보다는 오히려 일의 업무 강도 굉장히 센 분들이 찾아온 것 같아요. 특히 지원사업 신청서 같은 경우는 한 번 마음먹고 날을 잡아 작성하지 않으면 자꾸 미루게 되잖아요. 그때 최소한 좋은 풍경을 보면서 심리적 보상이라도 느끼기 위해 오시더라고요. 저희가 계속적으로 어필하는 점이 ‘업무 하기 가장 좋은 환경’이다 보니 여기에 공감하시는 분들이 많이 찾아주셨어요. 


초기 일로오션 상품 가격이 39만 원이었는데 숙소를 무려 3성급 호텔로 제공해서 놀랐던 기억이 있어요.  

▶︎ 소비자의 허들이 가장 큰 부분이 ‘숙박’이라고 생각했어요. 처음에는 숙박 공간도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해보는 등 다양한 시도를 했어요. 하지만 몇 차례 운영해보고 나니, 결국 고객 입장에서는 1인 1실이 당연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사적인 숙소를 낯선 타인과 교류하고 공유해야 한다는 것은 우려 지점이 많았던 거죠. 그래서 저희가 숙박을 자체적으로 운영하기보다는 지역 호텔과 제휴를 맺는 위탁 운영 방식이 적합하다고 생각했어요. 현재 제휴를 맺은 호텔들은 이전부터 관계를 잘 맺어온 곳들이에요. 사실 지역 호텔들은 주중이나 비수기에 객실이 많이 비는 것이 문제였거든요. 이 부분을 우리가 해결해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묶어 구매하는 대신 비용을 낮추는 방안을 제안했어요. 그리고 1층 로비에는 코워킹 스페이스를 조성하고 관리까지 하겠다고 했지요. 


호텔 로비에 위치한 코워킹스페이스 (출처: 일로오션)


지역 호텔 입장에서는 평일 빈 객실은 줄이고, 일로오션은 상품 비용을 낮추는 윈-윈 방식이었군요.  

▶︎ 그렇죠. 그리고 상품 가격은 1박당 10만 원이 넘으면 고객이 오지 않는다고 판단했어요. 아직까지 저희 서비스가 완벽하게 구축된 형태도 아니었고, 아직은 워케이션 시장 자체가 존재하지 않으니 일단 잠재 고객들을 불러 모으는 것에 주력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사실 강릉 내에도 저희보다 훨씬 저렴한 타 워케이션 서비스들도 많아요. 


특히 강원도는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워케이션 프로그램도 많은 것으로 알아요. 

▶︎ 맞아요. 하지만 워케이션을 대하는 관점이 달라서 저희와 다른 사업이라고 보고 있어요. 워케이션 상품도 기획 운영하는 주체의 목적에 따라 성격과 구성이 달라진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지역 여행사들과 지자체들의 목적은 지역 관광을 활성화하는 것이잖아요. 그렇다 보니 워케이션 프로그램도 연중행사나 워크숍처럼 단체로 많은 인원들이 단기간 체류하는 형태로, 지역 관광상품을 연계하는 방식으로 구성해요. 하지만 저희는 워케이션을 워크숍이나 연수 형태의 많은 인원들이 모여 회의나 네트워킹을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 것으로 바라보지 않고 있어요. 워케이션은 하나의 일상 업무 문화로 보고 있다 보니 보다 개인 근로자에게 제공되는 업무 환경의 질을 높이는 데에 집중하고 있어요. 


그렇다면 근로자가 일하기 좋은 워케이션 환경이라는 건 어떤 걸까요?

▶︎ 일반적으로 워케이션을 일과 휴식이 하나의 시간 혹은 공간 안에서 공존하는 개념으로 생각하는 것 같아요. 갑자기 서핑을 하다가, 갑자기 족욕을 하고, 갑자기 일을 하는 것이라고 상상하죠. 하지만 저는 생각이 조금 달라요. 저희가 타깃으로 하는 일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그저 좋은 풍경에서 몰입해서 일하는 것이 복지예요. 워케이션을 와도 당연히 일은 해야 하죠. 사실 애초부터 일하기 위해 워케이션을 온 것이니까요. 그래서 워케이션에는 좋은 업무 환경이 기본이라고 생각해요. 일본의 가미야마 마을에서는 사람들이 냇가에서 일한다고 하잖아요. 맑은 공기를 마시고 평화로운 자연에 둘러싸여 있다 보니 일에서 오는 피로감이 덜한 거죠. 프로그램을 늘리기보다는 시설이나 주변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어찌 됐든 워케이션의 본질은 ‘일할 수 있는 좋은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에요. 네트워킹 등 부가적인 목적이나 업무에 불필요한 것들을 자꾸 더하게 되면 기업 입장에서는 불편해질 수밖에 없어요. 물론 브랜딩 관점에서 특정 프로그램들을 엮는 일은 필요하다고 봐요. 하지만 결국 기업이 가장 원하는 바는 ‘근로자들이 보다 높은 성과를 내게끔 하는 것’이잖아요. 저희는 직원들이 더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상품을 만들어야 하는 거죠. 이 니즈를 고려하지 못하면 기업을 대상으로 하기 어렵다고 생각해요.  

해변에서 책을 읽고 있는 워케이션 참가자 (출처: 일로오션
오피스키트와 함께 해변에서 업무를 보고 있는 워케이션 참가자들 (출처: 일로오션)


일로오션만의 특별한 업무 환경 제공 방법이 있을까요? 

▶︎ 한 가지로 바다 바로 앞에서 업무를 할 수 있도록 캠핑 텐트와 의자, 와이파이를 빌려드리는 서비스를 하고 있어요. 일종의 캠핑 형태의 워크 플레이스인 거죠. 앞으로는 이를 해변오피스 키트로 제공해서 바다뿐만 아니라 산, 호수 등 고립된 장소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을 계획하고 있어요. 일로오션에는 협업해야 하는 일보다는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면서 깊이 고민해야 하는 일이 적합하다고 생각해요. 작가들이 보통 글을 쓸 때 이제 호텔방에  한 달 묶으면서 글만 쓴다고 하잖아요. 개발자나 디자이너들처럼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창작해야 하는 직무도 마찬가지고요. 바다와 산 호수가 보다 효율적인 창작을 위한 업무 공간의 연장선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까지 참여했던 사람들의 만족도는 어땠나요? 

▶︎ 종종 일주일이라는 기간이 조금 길거나 혹은 짧다는 피드백을 받는데 사실 이 부분은 큰 문제로 보고 있지는 않아요. 다만 대부분 기업들의 근로시간이 9 to 6 혹은 10 to 7이다 보니 저녁시간부터는 할 일이 없어요. 특히 지역은 가게들이 일찍 문을 닫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래서 저녁 프로그램을 어떻게 구성해야 할지 고민은 있어요. 

그렇지만 아직은 상품을 계속해서 다듬어가고 있는 단계이기 때문에 지금은 업무 외 시간보다 업무 시간에 집중하고 있어요.. 그리고 계속해서 고객 행동을 관찰하고 있어요. 확실히 대부분이 1인 가구예요. 남성보다 여성이 더 많고요. 상대적으로 여성들이 이런 경험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더 낮은 것 같아요. 반면 남성분들은 ‘내가 39만 원을 내고 여기를 갈 바에는 그 돈으로 스마트 기기를 사겠다’는 심리가 큰 것 같고요. 감동보다는 효율성이랄까. (웃음) 30대 미혼 여성 고객이 가장 많아요. 이와 연계되어 있는 니즈를 하나 발견했는데요. 대부분 1인 가구 중에 반려인들이 많다 보니 반려동물을 집에 두고 워케이션 오기 힘들다는 점을 발견했어요. 그래서 올해 말까지 반려인을 위한 워케이션 상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기대해주세요.


하긴 30대 미혼 여성이면 어느 정도 경제성도 갖추고 있고 상대적으로 이동이 자유롭겠네요. 반려동물과 함께 오고 싶은 분도 많을 것 같아요. 

▶︎ 맞아요. 그래서 반려동물과 같이 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는 것을 중요 과제로 보고 있어요. 하지만 이게 참 어려운 부분이에요. 반려동물과 함께 머무는 숙소는 어쩔 수 없이 향과 클리닝에 보다 철저해야 하거든요. 숙소나 침구를 분리하는 것이 필요하죠. 하지만 무엇보다 그분들에게는 아이를 데려오는 거기 때문에 더욱 세심하게 고민하고 응대할 필요가 있어요. 그리고 일로오션과 마찬가지로 강릉이 가진 바다, 산, 호수에서 반려인이 아이와 함께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시간을 설계하는 것이 중요해요.


다시 워케이션 사업을 시작한 지도 어느덧 9개월이 되셨어요. 일찍이 시작하셨던 만큼 그 사이에 변화한 점 이 있나요? 

▶︎ 여전히 기업 측에서 먼저 연락을 주는 일은 적어요. 그래서 저희가 먼저 스타트업 HR 담당자분들을 계속 모시면서 우리 서비스를 어필하는 동시에 서비스 퀄리티를 더욱 발전시켜서 팬층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아직은 저희가 제휴 맺은 숙소가 한정되어 있다 보니 여름 같은 성수기에는 정작 객실 공급량 자체가 적어요. 마케팅을 해도 실제 거래로 성사되는 가능성이 적어지죠. 그래서 올해 하반기에는 숙소 공간을 추가적으로 확보한 다음에 본격적인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어요. 바다는 있으니까 이제 산이나 호수로 가보려고 해요. 


솔숲을 바라보며 업무 중인 최지백 대표 (출처: 일로오션)


워케이션이 새로운 일의 방식이자 업무 문화로 확산되기 위해서는 뭐가 가장 필요할까요. 

▶︎ 글쎄요. 공급자가 똑똑하게 잘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오히려 점차 워케이션에 대한 수요는 커지는 데에 반해 공급이 부족하다는 느낌도 받아요. 다만 대기업을 타깃으로 하는 것은 수익성 측면에서는 좋겠지만, 이게 업무 방식에 있어 새로운 시장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저희가 대기업 워케이션 프로그램 용역도 진행해보았는데요. 저희가 구상했던 워케이션과는 많이 차이가 있었어요. 일단 대기업은 인원이 많다 보니 개개인을 컨트롤할 수밖에 없어요. 그럼 워크숍이나 기존 사무실과 크게 다르지 않죠. 그리고 장소적인 측면에 있어서도 큰 리조트나 호텔을 빌리는 형태로 진행하기 때문에 자연을 그저 멀리서 소비하는 정도에 그치지 자연과 교류할 수 있는 접점은 없다고 생각해요.  반대로 디지털 노마드라는 단어의 느낌을 너무 자유롭게 편하게 생각하는 것도 지양해야 할 태도예요. 결국 고객이 원하는 것은 일이 더 잘 되는 공간을 찾아 나서는 것이기에 제아무리 좋은 자연이더라도 인터넷이 끊기거나 공간이 불편하면 안 되는 것이죠.  


워케이션 사업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해줄 말이 있다면?

▶︎ 지역에 따라 타깃과 워케이션 유형을 잘 설정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강릉은 수도권과 상대적으로 가깝고 대중교통이 편리한 관광지다 보니 일주일 단위의 호텔형 워케이션이 적합해요. 반면 내륙의 산간 지역의 경우에는 숙소 인프라도 부족하니 차라리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2박 3일 캠핑 워케이션이 더 적합할 수 있어요. 반려동물이 출입할 수 있는 호텔이 제한적이기도 하고, 이동거리가 조금 있더라도 더 좋은 자연환경을 즐기게끔 하고 싶을 거란 말이죠. 그리고 캠핑카 안에서 지내게 되면 외부공간이 아니다 보니 반려동물도 더 안정감을 느낄 수 있겠고요. 만약 그런 차박 키트를 제공한다면 수요가 있을 것 같아요. 내 지역을 더 잘 이해하고 타깃에 알맞은 프로그램을 제안할 수도 있어야 하죠. 그건 명실상부 현지인만이 가질 수 있는 관점이기 때문에 그런 특화된 시선을 상품으로 녹여낸다면 충분히 적합한 워케이션 상품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 <갑자기 워케이션>  시리즈 

코로나 이후 유연 근무를 선호하는 직장인과 기업이 늘어남에 따라 일하면서 휴가도 즐기는 ‘워케이션'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 워크(work)와 베케이션(vacation)이 결합하여 탄생한 혼종의 단어, 워케이션. 완전한 일도 완전한 휴가도 아닌 일의 방식은 도대체 왜 뜨고 있는 걸까? 워케이션은 우리 앞에 성큼 다가온 일의 미래일까, 잠시 반짝하고 사라질 유행일까? 뉴노멀시대에 어쩌면 이미 다가온 일의 미래를 이야기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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