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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iNG Nov 11. 2022

내가 기억하는 영국은,,

오래전 기억에 의하면,

항상 흐리고 비.

늘 축축하고 습한 날씨가 일상.

일 년에 해가 쨍쨍한 날이 손꼽히는 미친 날씨.

간혹 햇빛 나면 죄다 웃통 벗고 공원에서 일광욕하기 바쁜 사람들.


런던브릿지 아니고 타워브릿지

최근 돌아가셨지만 여왕이 존재하는 나라.

빨간 코트에 까만 털모자를 쓴 근위병.

과거 월급으로 소고기를 받아서 Beef eater라 불리는 빨간 제복의 경비병. (대문사진의 가운데)

런던을 가로지르는 한강보다 훨씬 좁은 템즈강.

한국인들이 런던 브릿지라고 철석같이 잘못 믿고 있는, 배가 통과하기 위해 다리가 열리는 타워 브릿지.

우리나라 유물들이 잠들어 있는 대영박물관.

정장 입고 가는 오페라 관람객들.

한인교회를 중심으로 형성된 한인 커뮤니티.

비싼 환율과 물가로 선뜻 유학 가기 꺼려지는 나라.


영어의 근원지.

독특한 억양과 악센트.

미국 버터 영어와는 다른, 독일어처럼 딱딱한 발음.

런던이 아닌 론돈.

아이 칸 놋 두 잇! (I can not do it)

찰리 채플린.

21세기 찰리 채플린 '미스터 빈'

이비드 베컴.

베컴 부인이 멤버였던 센 언니들로 구성된 걸그룹 스파이스 걸스.


6개월 관광 비자를 발급해주는 섬나라.

비자 연장하기 위해 당일치기로 배 타고 도버해협을 건너갔다 오는 유학생들.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를 그다지 인정하지 않는 연방제도.

아일랜드인을 크레이지 피플이라 치부하는 관습.

바다 건너 프랑스와 앙숙인 사이.

보수적이고 딱딱함의 대명사.

해가 오후 5시면 지는 나라.

오후 5시만 되면 문 닫는 상점들.

그래서 가정적일 수밖에 없는 문화.

뱅크 홀리데이가 많은 나라.

공식적으로 총기 금지라 경찰도 총이 없는 나라.

그렇지만 근위병은 총을 들고 있는 나라.

축구에 진심인 훌리건들.

룰도 모르겠는 크리켓을 사랑하는 나라.

광고조차도 따분한 BBC 공영 방송.

미스터 빈을 끊임없이 보여주는 방송국.

가끔 일요신문에 복권을 주는 나라.

큰 개를 끌고 다니는 노숙자 천국.

비싼 담배값.

그래서 담배 피우는 거지는 진짜 거지가 아닌 노숙자들.

인도인과 중국인이 더 많이 보이는 거리.

아직은 동양인을 무시하는 습성.

한식당 '아리랑'이 아직 있는 나라.

(96년 최초 방문해서, 당시 매니저분께 초면인데도 신세를 진 적이 있다.)

나이 든 아주머니들은 코끼리 다리가 되는 풍토병이 존재.

옷 사이즈 스몰이 우리나라 M 정도 되는 큰 체격의 여자들.

반대로 오히려 왜소한 남자들.


대구살 튀김, 피시앤칩스

피시 앤 칩스 빼곤 딱히 유명한 전통 음식도 없는 나라.

물에 석회질이 많아 집집마다 수동 정수기로 물 걸러 마시는 나라.

호프집 격인 Pub에서 라거보다 '비터'라는 흑맥주를 마시는 나라.

탄산보다 에이드를 선호하는 식성.

과거 식민지 인도에서 공수받아 하나의 문화가 되어버린 홍차 티타임.

커피보다 홍차를 더 소비하는 나라.

홍차에 우유와 설탕을 듬뿍 타 먹는 게 기본 레시피.

'숏 브레드'라는 스코틀랜드 버터 과자만 맛있는 나라.

공산품 대부분 수입하는 나라.

무게는 그람이 아닌 파운드를 사용.

화폐 단위도 파운드.

빵은 무심한 종이에 시크하게 포장해주는 빵집.


건물 1층은 1층이 아닌 베이스먼트 0층.

몇 백 년 된 더러운 건물들.

대부분 오래된 2층 집들.

웬만한 집수리는 집주인이 DIY.

난방은 방마다 있는 작은 라디에이터에 의존.

신발을 신고, 온 집안을 돌아다니는 문화.

아침엔 토스트나 시리얼만 먹는 조식.

타바스코 소스 한 방울에 호들갑 떠는 서양인들.

구하기 힘든 마른오징어 선물했다가 시체 썩는 냄새라고 난리 치는 섬나라 사람들.


신나는~ 2층 버스~ 함께 타고 가요~ 이게 무슨 노래더라...

좌측통행.

우측 핸들.

빨간 2층 버스.

교차로는 신호등 없는 둥그런 라운드어바웃.

영화에서나 볼법한 까만 클래식 택시.

일본처럼 자동으로 열리는 택시 문.

2층짜리 고속버스.

고속버스 속에 존재하는 화장실.

고속버스에서 칩스를 파는 승무원.

앞사람 무릎이 닿을 것 같이 작고 좁은 지하철.

지하철튜브라고 하는 나라.

지하철 터널이 네모가 아닌 둥그런 모양.

그래서 튜브라 부르는 지하철.

보행자 우선이라 건널목에 사람이 보이면 무조건 멈추는 선진 운전 문화.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역시 안 좋은 날씨고,

쭉~~~ 나열해보니 딱히 살기 좋은 곳인지는 모르겠지만,

다시 가서 살고 싶다.



※ 직접 겪고 듣고 느낀 것을 서술한 것이라 개인차가 있을 수 있음.


by TiNG

v.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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