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의 초고를 아낀다.
개인저서 초고는 올해 2월에 완성했다.
3개월 만에 기세등등하게 완료했다.
좋았다.
초고는 쓰레기,
고로,
분량만 채우자.
좋았다.
개인저서 초고 완료 후
공동저서 초고를 하고 퇴고를 하고 출판을 했다.
올해 6월에 공동저서 출판.
좋았다.
6월부터 지금까지 공백 기간!
사실 퇴고를 몇 번이나 하려고 했다.
몇십 번은 시도했다.
억지로도 해보고
안돼도 해보고
별 방법을 다 써봤다.
그런데
진도가 전혀 나가지 않았다.
정말 이 초고를 왜 이렇게 썼는지...
후회막심이다.
처음부터 다시 쓰는 게 편할 것
같다는 생각도 해봤다.
살살살 고치면 될 줄 알았지만
주제 맞지 않은 글을 통으로 잘라서 버릴 때마다
퇴고를 포기하고 싶었다.
(이 표헌 마저 고상하다. 그냥 엉망인 글을 보면서 때려치우고 싶었다.)
미완성을 완성한다는 고통이 이런 것인지 몰랐다.
퇴고 뜻
글을 지을 때 여러 번 생각하여 고치고 다듬음.
그래도
이제야 나의 초고를 사랑하기 시작했다.
나의 초고를 인정하는데 5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내가 쓴 초고를 보면서 누가 썼는지 묻고 싶을 때가 많았다.
이제 정확히 안다.
그 아무 말은 모두 내가 쓴 것이다.
나는 나의 초고를 사랑한다.
나의 소중한 뼈대 초고야,
이제 정성스럽게 다듬어 줄게.
아냐 정성스럽게는 못하겠어.
부담스럽거든.
그래도 이제는 너를 인정해 줄 수 있어.
나의 소중한 뼈대 초고야.
오래 기다렸다.
이제 수정할 용기가 생겼다.
이제 초고를 인정할 용기가 생겼다.
이제부터 퇴고 속도가 붙겠네.
나는 또 해내겠네.
나는 또 해낼 줄 알았다네.
개인 저서 출판이 머지않았다는 것을 나는 안다네.
퇴고는 숩다.
마음먹으니 또 속도가 이렇게 붙네.
ㅠㅡ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