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혼자 보는 일기장에도 거짓말을 쓴다"
전에 재밌게 봤던 드라마 안나의 한 대사.
드라마 특유의 설명하는, 장황한 대사를 싫어하는 편이라 뭐든 줄곧 흘려듣는 편인데,
저 대사만큼은 어쩐지 와닿았다. 혼자 보는 글에도 거짓말을 쓴다니.
나는 은근 관심을 즐기는 편이다.
어디든 이름 거는 것을 즐기고 뿌듯해한다.
영어로 Jack, Peter 쯤 되는 흔한 이름에 늘 불만을 가진 이유도 여기 있다.
흔한 이름은 주목받기 어려운 법이다.
인스타그램도, 브런치도 어디든 난 이름을 걸고 일했다.
그래야 한다 생각했다. 자부심 같은 건 아니고, 이름에 따라오는 무게감과 책임을 즐겨서랄까.
그러니 얼마나 거짓말을 즐겼을까.
내가 올리는 글이, 사진이 내가 아는 누군가의 시선에 닿을 것을 생각하면 도무지 난 솔직할 수 없었다.
지금부터 쓰는 글들도 어떻든 마찬가지다.
더군다나 이건 혼자 보는 일기도 아니거니와 난 다시금 거짓말을 할 테다.
그래도 이번만큼은 숨었다.
내가 너무 사랑하는 하루의 낙 뒤로. 아이스바닐라라떼 시럽 한 펌프 반 뒤로.
황무지에 떨어진 나를 찾은 걸 환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