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와 나는 각자가 생각하는 브랜드의 방향성을 서로에게 이해시켜주기 우해서 레퍼런스를 조사했다. 최대한 많은 레퍼런스를 조사하고 브랜드 톤앤매너 및 밸류, 슬로건 등 모든 것을 정한 뒤 서로에게 발표하기로 했다. 나는 내 머릿속에 구상되어 있는 것들을 보여주기 위해서 최대한 비슷한 레퍼런스들을 찾았다. 내가 찾았던 곳은 pinterest 였다. (나중에 A가 발표한 것처럼 할 껄 후회했음)
처음에는 내 컨셉을 잡고, 거기에 맞는 키워드를 검색해서 다양한 이미지들을 자주 봤고, 그 중에서 나의 느낌이랑 가장 비슷한 것들을 저장해서 따로 메모해두었다. 나는 사실 내 머릿속에만 구상해놓은 것들을 말로만 표현하거나 나만 생각하고 있었기에 누구에게 보여줄 레퍼런스를 찾는 것이 처음이어서 조금 서툴렀다.
하지만 내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져 있었기 떄문에 나의 방향에 맞는 어떤 디자인적인 감각을 찾는 일이라 어렵지는 않았다.
컨셉이나 네이밍에 맞는 캐릭터가 있으니까 레퍼런스 찾기가 더 쉬웠는데 사실 이렇게 찾는게 맞나 싶었다.
A의 발표를 보고 '아 저렇게 레퍼런스를 발표하고 찾는구나 + 아! 나도 저렇게 할껄' 같은 마음이 들었다
우리가 찾는 레퍼런스는 패키징 디자인, 상세페이지, 로고, 브랜드 정보+톤앤매너 + 멈칫거리는 부분 적기
였고, 아래는 내가 찾은 레퍼런스다
저작권을 지키기 위해서 내가 제작한 것 빼고는 모자이크를 했으니까 양해 바랍니다
더 많은 레퍼런스를 찾았는데 브런치에 이미지 파일 크기 제한이 있어서 전부 올릴 수가 없다.
근데 저작권 때문에 모자이크를 해서 올리나 안 올리나 별 차이 없는 것 같다.
어쨌든 로고 레퍼런스에서 제일 우측 하단에 있는 한자가 있는 로고는 내가 직접 만들었다. 만들었다기 보다는 '번견'이 집지키는 개의 한자어라는 것을 알고 어느정도 내가 이런 느낌도 괜찮겠다 싶어서 그대로 가져와봤다. 약간 공차 느낌과 비슷해도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했음.
오른쪽 상세페이지는 뭔가 굿즈 같은 느낌이 상세페이지 같은 뭔가 깔끔하고 힙하면서 어딘가 귀여운 느낌을 생각하고 머릿속에 있는 걸 시각화 해봤는데 나는 역시 디자인을 잘 하지 못하는 것 같다. 막상 시각화하려고 하면 갑자기 머릿속에 백지로 바뀌어 버리는 것 같다
어쨌든 로고와 상세페이지 레퍼런스는 거의 다 찾았고, 그 다음은 브랜딩에 관련된 레퍼런스였다. 레퍼런스라고 했는데 사실 이거는 내가 직접 만들 수 있어서 나의 머릿속에 있는 걸 직접 만들었다
브랜드 톤앤매너는 이런 색깔로 가져가고 싶었다. 사실 RGB 코드까지 전부 적어놓았는데 이미지 크기가 너무 커서 잘라서 올려야 했다.
브랜드 퍼스널리티를 보면 알겠지만 내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골든 리트리버처럼 느껴졌으면 좋을 것 같았다.
(레퍼런스 로고 중에 마음에 드는 것이 있어서 그걸로 대충 브랜드 로고를 만들어봤는데 그걸 보면 바로 이해가능할텐데 저작권때메 올리지를 못해서 글을 읽는 사람이 어떤 느낌인지 모를 것 같다.)
어쨌거나 비전 밸류 미션 포지셔닝 스토리 슬로건 등 다양하게 생각하면서 나의 브랜딩을 생각해봤고, 그것을 조금씩 적어나갔다. 어차피 수정이 되어나가야 하니까 굳이 각잡고 할 필요는 없었던 것 같다.
우리는 레퍼런스 조사를 하면서 멈칫거리는 부분을 말로 적기로 했다. 사실 브랜딩 레퍼런스를 조사하면서 이 시장에 대해 더욱 자세히 파고들어 조사했고, 오픈마켓에 가서 전부 물건을 찾아봤다.하루 몇 개 팔리는 지 어떤 소비자들이 제일 많이 사고, 우리가 생각 못 했던 구매자들은 누구인지 전부 확인했다.
그렇게 확인하면서
1. 우리가 계획하고 타깃으로 잡은 소비자들에게 맞춘 포지셔닝과 브랜딩으로 잡아야 하는지
2. 아니면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주 구매 고객에 맞춰서 브랜딩을 해야 하는지 고민 했다.
제품을 하나하나 보면서 리뷰도 하나하나 다 봤는데 뭔가 '이게 과연 더욱 성장할 수 있을까?' 같은 고민에 휩싸였다. 그냥 직설적으로 말하면 시장은 충분히 노려볼만한 것 같은데 제품이 전혀 매력적이지 않아보였다. 즉 제품에 직관적인 끌림이 없었다. 제품이 그렇게 예쁜 것도 아니었고, 아이디어 상품도 아니었다.
이 시장을 진출하려면 무조건적으로 참신하고 디자인이 예쁜 제품을 제작하거나 발굴해내야 했다. 이것만 가능하다면 충분히 이 시장 전체를 먹어버릴 수 있었다고 판단이 들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자본이 부족했고, 그만큼 이 리스크를 감당하기에는 자신이 없었다. 테스트도 하지 않고 이 시장에 몸을 맡겨버리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레퍼런스 조사를 하며 브랜드를 조금 더 깊게 생각하고 여러 각도에서 봤을 때 여러 가지 문제점이 보였다.
차라리 우리가 그만큼의 노력을 했을 때 더 잘 팔릴 물건을 찾는 것이 현명한 선택처럼 보였다.
아예 시장 형성 자체가 미비한 곳보다는 조금은 경쟁이 힘들더라도 거기서 브랜딩을 하여 시장 점유율을 높여 가는 것이 더욱 성공할 확률이 높아 보였다.
만약 우리가 전부 직장인에다가 투입할 수 있는 비용이 각자 500만 원 정도 여유자금이 있다면, 상품 개발이나 발굴에 도전해봤을 것 같은데 우리는 그만한 비용도 시간도 없었다.
그렇다면 차라리 이미 큰 시장에 우리의 '힙한 감각'으로 진입하는 것이 더욱 실패할 확률이 줄어들 것 같았다.
이런 고민 끝이 우리의 3번째 회의가 시작되었다
A가 먼저 발표했다. 레퍼런스도 정말 자세하게 되어 있었다. A가 머릿속에 무엇을 그리고 있는지 알 것 같았다. 너무 잘해서 사실 내가 준비한 발표가 너무 초라해보였다.
A가 생각하는 것과 내가 생각하는 것이 아주 비슷했다.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도 어떻게 나아가야 할 지도 비슷했고 심지어 내가 고민하던 '멈칫거리는 부분'도 비슷했다.
아마 우리가 통했다기 보다는 누구나 그 시장을 바라보고 조금만 조사해보면 비슷한 결론이 나올 것이다. 아마 이러한 이유 때문에 다들 이쪽 카테고리로 진입을 안 하는 것일 수도 있다.
리스크는 크고, 상품 개발하기에는 힘들며 어렵고
A의 발표가 끝나고 내가 발표를 했는데 전부 의견이나 생각이 비슷 해서 나의 발표는 빨리 끝났다.
대신 서로 똑같이 고민하던 것들에 대해서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뭔가 이 거대한 문제가 해결해야 했다. 사실 답은 정해져 있다. 우리가 선듯 진행하기에 리스크가 너무 거대하기 때문에 망설이는 것이었다.
쓸 때 없는 이야기도 하고 여러 이야기도 하면서 결국에는 방향을 조금 틀기로 했다.
그 전에 우리의 길을 확실히 해야 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나는 다음 회의까지 우리가 생각하고자 하는 길을 가기로 정하자고 했다.
1. 스마트스토어 위주로 위탁 판매를 진행하며 아이템을 찾으면서 갈 것인가?
2. 브랜딩부터 시작하여 정말 브랜드를 만들어볼 것인가? - 대신 제작하기 쉬운 물품들로 구성
A도 나의 의견에 동의했고, 우리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시간이 2주 정도 지난 것 흘렀는데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것 같으니까 뭔가 허무했다.
나는 2주동안 무엇을 했을까?
내가 이쪽으로 브랜딩 하면 괜찮을 것 같다고 하지 말 걸 그랬나?
내가 너무 성급하게 시장을 선정했나?
시장 조사나 제품 조사를 조금 더 해볼 걸 그랬나?
여러 가지 자잘한 후회들이 마구 떠올랐다.
하나의 성과라면 그 시장을 조사해봣다는 것. 여기에 인사이트를 얻었다는 것.
하지만 시간 대비 너무 미비한 성과가 아닌가 싶었다.
그냥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닌 효율적으로 열심히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최대한 빠르게 조사하고 최대한 빠르게 검증을 해서 최대한 빠르게 다음 걸로 넘어간다
린스타트업 방식을 계속해서 생각하며 앞으로 나아가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