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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achingSonnet Feb 27. 2024

해외생활, 유학, 이민에 대한 단상

외국 뽕빼고 싶지 않고, 여기서 백스텝 하고 싶다면 빨리 이 글에서 나가


우선 남이 하는 모든 해외 생활과 본인이 여행으로 간 '외국'은 

인스타그램 스토리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하고 싶다. 




외국 뽕빼고 싶지 않고, 여기서 백스텝 하고 싶다면 빨리 이 글에서 나가세요!!








학교에서 리허설 끝나고 찍은



많은 세계를 다닌 건 아니지만, 아마 올해부터 정말 많은 국가를 다닐 거 같다. 지금 영국에서 살고 있고, 우선 3월에 네덜란드, 4월에 그리스를 가야 한다. 일본은 정말 많이 갔었고, 인턴 경험도 있고, 영국은 아마 나에게는 제2의 고향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나는 어릴 적부터 해외에 대한 환상에 많았다. 그리고 정말 어린 시절 4일 정도 좋은 기회로 일본의 극단 사계에 방문했을 때 나는 여기서 너무 일하고 싶고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90년대에 일본 문화를 자연스럽게 접하고 다른 애들 H.O.T. 좋아할 때 혼자 이대까지 가서 시디를 사서 J-POP을 들으며 일본이라는 나라와 친숙했던 나는 일본이라는 나라와 나는 참 잘 맞을 거라는 환상을 가졌다. 



그리고 음악을 공부하면서 자연스럽게 유학에 대한 생각을 기본으로 깔고 갔다. 음악을 전공하는 사람, 특히나 클래식 음악을 전공하는 사람에게 유학은 당연한 것인 분위기가 있다. 따라서 미국보다는 금전적으로 무리가 없는 프랑스나 독일로 유학을 가야겠다는 생각을 짧게 했었다. 



그렇게 음악으로 유학 가는 짓까지 하기 전에, 연기를 하게 되었고 그렇게 해외 생활에 대한 환상만 가진 채 구체화하지는 않았지만, 재학 당시 학교가 중앙대, 동국대처럼 학교 출신들이 교수인 분위기가 아니고 진짜 모든 국가 출신의 교강사를 만날 수 있었고 자연스럽게 본고장에서 공부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제법 짧지 않은 인생을 살고, 계속 예술 근처에 얼쩡거리면서, 그리고 당장 가족 중에도 이민자가 영국에 체코에 둘이나 있고, 친구, 선후배들이 나보다 먼저 이민을 시도하고, 유학을 다녀오고, 잘 마치고 돌아온 사람도 있지만, 실패하고 돌아온 경우도 많이 봤기 때문에 이 글은 유학과 이민에 대한 경고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이 경고에 해당 사항이 없는 사람은




              돈 적으로 문제가 전혀 없고, 가서 힘들면 몇 달 있다가 바로 돌아와도 상관없을 정도의 안정적인 삶을 사는 사람.            


              남 말을 들을 생각이 없는 사람            




이 둘 중 하나에 해당되면 당연히 내일이라도 떠나셔도 된다.



하지만 해당되는 사람은




              여행해봤는데 너무 잘 맞는다고 생각이 들어서 유학, 이민도 잘 할 거라는 확신이 들은 안타까운 사람            


              남들 가는 유학이니까 가야 될 거 같아서 가는 사람            


              본인이 한국에서보다는 해외가 경쟁력 있고 더 성공할 인재 같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            


              이러는 와중에 돈을 영 끌해서 가야 하는 사람            



5. 그냥 전부



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우선 남이 하는 모든 해외 생활과 본인이 여행으로 간 '외국'은 


인스타그램 스토리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하고 싶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잠깐 좋아 보이고 끝이다. 한국인에게 가장 맞는 나라는 한국이다. 



우선 남이 하는 해외 생활은 당신이 접해봤자 SNS고, 자랑이거나, 자랑 섞인 불평일 확률이 매우 높다. 대부분이 선진국 명문대를 다니거나 이미 취업해서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난 다음일 것이다. SNS에서 못 살고 있는 사람은 전혀 없다. 99% 엉망인 인생이어도 1% 좋은 거 올리고 싶은 게 SNS다. 그리고 못 사는 사람은 SNS 안 한다. 로그인하기도 저주스럽고 남들 사는 거 보기도 저주스럽다.



그리고 본인 한 해외여행은 실제로 사는 것과 동일한 점이 단 한 개도 없다. 해외여행은 본인이 파파고 돌려가면서 어설프게 언어 구사해도 귀여워해주고, 길 잃는 게 해프닝이 될 것이며, 일주일에 100-200만 원은 기본으로 쓰고 있을 것이다. 하루 주요 일과가 맛집 찾아다닌 것이고, 테마파크 오픈런 하이고, 본인이 좋아하는 오덕 질을 즐기는 것이 주요 업무이지만



소위 말하는 금수저, 은 수저가 아닌 이상, 이민, 유학은 여행과는 완전히 반대다, 사람들 붐비는 번화가와 여행 스폿은 걸리적거리고, 비싼 동네일뿐이며, 맛집보다는 가성비를 찾고, 한국과는 전혀 다른 속 터지는 (이 분야 갑이 일본, 영국인데 그걸 다한 나 새끼 존경스럽다.) 행정업무를 그 나라 언어로 소화해야 하며, 파파고 돌리면서 말을 하면 민폐고, 길 잃어서 지각이라도 하면 민폐이며, 일주일에 10만 원으로 어떻게 버텨야 할지 궁리해야 하는 것이 유학, 이민이다. 



따라서 어설프게 그 국가에 뽕 맞아서 유학, 이민을 결심한다면, 말리고 싶지만 보통 말을 해도 듣지 않기 때문에 그냥 경험하세요,라고 하고 싶지만 그러기에는 당신의 젊음과 돈과 그 과정에서 피해 보는 가족과 주변인들을 생각하면 말려야 된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주변에 유학을 갔다가 실패한 케이스가 굉장히 많고 그 경우 대부분은 유학을 위한 유학을 가기 때문이다. 선배 중 한 명은 전 세계 최고의 음악대학에 유학을 갔지만 6개월 만에 돌아와서 음악을 관뒀다. 아마 그 유학은 클래식 음악을 전공하는 사람은 알겠지만, 정말 다 유학 갔다 오는 분위기에 휩쓸려서 갔을 확률이 높다. 가장 큰 이유는 언어와 생활환경이 달라서. 



그렇다고 그 선배가 해외 경험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 선배는 그 음악대학의 숏 코스 과정을 듣고 오디션을 현지에서 다 수행하면서 이 나라와 학교가 나와 맞는다고 생각하고 간 것이다. 따라서 따지고 보면 나름 신중한 절차를 거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서 직접 사는 것은 매우 다르다. 



주변에 오타쿠 친구였던 일본에서 배추라도 팔겠다는 친구 또 한 일본 유학을 가고 1년도 안 돼서 죽고 싶다는 표현을 했다. 이 나라는 정말 엉망이라고, 내 경험, 주변 경험을 빗대어 보자면, 일본은 그냥 말 안 통하는 한국이다. 그리고 한국의 단점의 상위 호환인 곳이다. 게다 요즘은 임금과 물가도 한국보다 싸다. 그리고 한국인 뽕들의 가장 큰 문제는 본인이 일본을 잘 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애니와 영화와 게임과 그리고 후쿠오카, 오사카 여행을 통해서. 



그래도 경험이 중요한 거지요... 힘들더라도 경험하겠어요 ^^라고 한다면 본인의 한국에서 학교생활, 군대 생활, 직장 생활을 돌아본다면 해외 생활은 더더욱 쉽게 예측 가능하다. 본인의 군 생활, 학교생활의 난이도 극상으로 조절해서 하는 것이 해외 생활의 기본 값이다. 따라서 군 생활, 학교생활, 직장 생활을 돌이켜 봤을 때 본인 상태가 안 좋았다면 해외 생활을 성공할 확률은 극히 드물다. 



유학 생활의 가장 큰 문제는 언어와 정서적인 문제다.



언어는 가장 큰 문제다. 사실 진짜로... 이미 알고 지낸 제자들이 유학을 상담할 때, 내가 단칼에 거절하는 경우는 바로 이것이다. 아니 한국에서 제자들과 영어로 대화하시는 것도 아닌데 왜 언어가 문제라고 단칼에 거절해요? 맞다. 내 수업 특성상, 나는 제자들과 최소 1년 동안의 시간을 가지며 정말 깊은 소통을 하는데,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친구들이나, 언어적 감각이 둔한 친구들에게는 유학을 권하지 않는다. 



일단 보통 언어 시험에서 좌절을 겪을 것이다. 당장 아이엘츠만 봐도 소논문 세 개를 읽고 40문제를 한 시간에 풀어야 하고, 스피킹은 원어민과 프리토킹-즉흥 주제로 2분 프레젠테이션 - 그 주제에 관한 원어민과 토론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한 시간 이내에 두 개의 에세이를 써야 하는 데 한 개는 도표 분석, 한 개는 사회 이슈에 관한 즉흥 주제로 형식에 맞는 에세이 쓰기다. 



보통 이게 한국어로도 안될 거 같은 애들에게는 유학을 권하지 않는다. 실제로 오랜 기간 한국의 톱 어학원에서 1타 강사의 아이엘츠 조교를 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봤는데, 정말 공부머리가 유학과 이민의 첫 시작이다. 



또한 언어적 감각이 탁월했던, 그리고 이미 해외 경험을 하고 원어민과 무리 없이 대화하는 사람도 가서 겪는 게 언어적인 문제이다. 다시 말하지만 여행 가서 파파고 돌리면서 줄줄줄 이미지 없이 읽는 게 여행객에게는 귀여운 일이지만 일하면서 공부하면서 저러고 있는다면 하나도 안 귀엽고 민폐다. 그리고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것은 굉장히 섬세한 과정이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눈치 없거나 말귀 못 알아듣는 편이었다면 해외에서는 걸어 다니는 재해가 될 확률이 높다. 무엇보다 언어의 장벽이 있다면, 깊은 관계는 커녕 커피타임도 가지기 힘든 존재가 된다.



그렇다면 이 글을 보는 사람들 중에 " 어 선생님. 그럼 저에게 유학 가지 말라고 한건 제가 돌머리라는 말씀이세요?!!?"이라고 말할 친구들이 있는 데, 전부가 그렇다는 건 아니다.





바로 정서적인 문제다. 


사실 돌머리라서 언어 시험 30번 보고(한 번에 30만 원) 몸이 고생하고 결국에는 수천만 원 어학원 결제하는 일은 돈과 몸이 고생하지만, 정서적인 문제는 정말 크다. 실제로 유학을 성공적으로 마친 교수님들, 그리고 현지에서 성공적인 생활을 하는 분들 모두가 정서적인 문제를 겪는다. 이 글을 적는 나 역시 겪고 있다.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같은 게 전혀 인생에 없는 단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조차도 외국 가서 겪는 게 바로 정서적인 이슈이다. 



일단 미친 듯이 외롭다. 나는 외로움이 기본값인 사람이고 이제 함께하고 즐기는 단계이긴 하지만 외롭다. 해외여행은 외로울 시간이 없다. 그리고 보통 친구와 함께하거나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사람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그럼에도 혼자 여행 그것도 경치 좋고 사람 없는 관광지 한 일주일 여행하면 느껴지는 것이 외로움이다. 근데 그게 유학이나 이민이다? 정말 외롭다. 이걸 이야기 안한 케이스가 없다. 따라서 본인이 사람에게 의지하는 편이고 외로움을 타는 편이고 늘 누군가 필요한 편이면 유학, 이민은 심각하게 고려해 봐야 한다. 한국은 본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정말 할 게 많고 재미있는 나라다. 



우선 한국에서 자신의 모국어로도 깊은 관계를 유지하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정말 좋은 친구 동료를 만나는 게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보통의 사람이라면 느낄 것이다. 한국의 정과 오지랖 문화는 우리를 피곤하게 하지만 그러면서도 우리를 살아가게 한다. 외국은 그런 거 없다. 



기획사 수업을 하면서 현재 아이돌로 활발히 활동 중인 일본인 멤버를 트레이닝 시키면서 외롭지 않냐고 물었는데 그 친구의 대답은, 일본이 더 외롭다는 것이었다. 자신은 한국의 속 얘기를 하는 문화를 좋아한다고. 하지만 일본은 그런 문화가 없어서 외롭다고 이야기했다. 그때 한국인 멤버가 에이~~ 하면서 안 믿었는데, 일본을 안다고 자부할 순 없지만 직간접적으로 체험을 많이 한 나로서는 바로 수긍 가는 이야기였다. 



영국, 미국에서도 비슷한 걸 겪는 경우가 많다. 특히 개인의 생활을 중요시, 당연시하는 이 문화는 한국인들에게 굉장히 외로울 것이며, 가족과의 시간을 중요시해서 저녁만 지나도, 불 꺼지고 사람 없는 도시와 각종 연휴에 사람 터지는 한국과는 달리 연휴에는 대중교통도 잘 안 다니는 걸 보며 당황스러워 하는 한국인들이 많을 것이다. 



사실 나의 경우는 드라마 스쿨을 두 번이나 다니고 있고, 시스템 특성상 아침부터 저녁까지 앉아서 듣는 강의가 아닌 실기수업을 들으면서 멤버들과 가까워질 수밖에 없음에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게 아니었다면 나는 벌써 한국 갔을 수도 있다. 왜냐면 개강 전에 어학원을 풀타임으로 일주일 다녔을 때 나는 진짜 너무 외롭고 힘들었다. 일주일이었는데도. 뭐 온 김에 돈 쓰고 놀아야지라는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수업 끝나면 바로 집 가기는 싫고 그렇다고 혼자 다니면 공허하고 통장 잔고는 신경 쓰이기 시작하기 때문에. 마음껏 노는 것이 한국에 있는 가족들과 동료들에게 미안한 행동인 것 같아서 그러지 못했다. 



다시 돌아와서 LAMDA, RADA는 학교 특성상 하루 종일 같이 있고, 실기하고, 서로 캐어해주는 분위기, 무엇보다 전 세계에서 다 모이는 곳이다 같은 외로움을 공유하는 사이라서 덜 외롭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로운 것은 이들이 가진 기본적인 베이스가 개인의 생활이라는 것, 이걸 보며 느끼는 것은 한국에서는 개인의 생활이 참 없었구나 싶다. 뭘 해도 같이한다거나, 너무 심심하면 친구들 닦달해서 논다던가. 그리고 밤 문화가 없는 것도 외로움의 한몫을 하는 것 같다. 40년 가까이 만들어온 인간관계가 있는 한국과 겨우 이제 다 합쳐도 1년이 안되는 인간관계를 가진 여기서의 외로움은 그리고 그것을 해결할 방법이 없는 점에서 비교가 안된다. 



그다음은 아마 바로, 유학 이민의 목적에 따른 오류를 이야기하지 않을까 싶다.












굉장히 런던스러운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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