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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독거작가 May 08. 2024

검은 비닐 봉다리를 조심하라

구성원과 냉장고 속 음식물의 공통점

회사 탕비실에 우리 집보다 더 좋은 냉장고가 3대나 있습니다.

100여 명의 직원과 대여섯 개의 부서가 사용하기에 냉장고 정리 정돈 등을 위해서 각 냉장고 앞에 사용하는 부서를 할당하여 안내문을 붙였습니다.


회사 탕비실 냉장고 관리의 가장 어려운 점은 냉장고 속 물건의 주인을 알 수 없는 경우가 많고, 주로 이런 음식류들이 대부분 방치되어 냉장고 안에서 곰팡이가 생기거나 부패하곤 합니다.


또한 회사 탕비실의 냉장고는 일반 가정의 냉장고와는 달리 용기에 내용물이 담겨 있기보다는 제품 그대로 혹은 비닐봉지 등에 담겨서 잠시 보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용물이 보이는 봉투나 포장재는 겉에서 보기에 금방 내부의 음식물과 상태가 확인이 되기에 관리가 쉽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검은 비닐봉지에 들어있는 음식물입니다.


아무리 공용 냉장고라 해도 자기 것이 아닌 음식물에 손을 대는 것은 깨끗한 냉장고 관리를 위하는 명분이 있다 해도 망설여지는 일입니다.


검은 비닐봉지에 들어있는 음식물은 상태를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의심은 되지만 차일피일 미루고 미루다 비닐봉지를 열어봤을 때, 끔찍한 곰팡이 월드를 목격하게 됩니다.


조직 내 사람관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조직 구성원들의 퇴직은 가끔 실행 전에 티가 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검은 비닐봉지 속 음식물처럼 그 상태를 알 수가 없습니다.

혹은 심리적, 육체적 번아웃도 한계에 도달하여 외부에 노출되기 전까지 웬만한 관심과 관찰력이 아니고서는 리더가 눈치채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치 냉장고 검은 비닐 봉지 속 음식물처럼 이미 상해서 못쓰게 되는 경우에 발견하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조직 구성원들의 퇴직과 번아웃등 조직 내 폐기를 방지하기 위해선, 검은 비닐봉지 속 음식처럼 자주 열어서 상태를 확인해야 합니다.

원인을 완전히 제거할 수 없다면, 최소한 냉장고 속 투명 용기처럼 자주 눈에 볼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야 합니다.

가령, 정기적인 면담이나 관찰 등의 루틴을 만들어서 직원들에게 갑작스러운 면담 신청으로 인한 경직과 자기 보호를 완화시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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