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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yj Jan 23. 2024

동그라미/세모/네모

짧은 동화입니다. 편견 없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동그라미 마을에 세모 친구 세롬이가 전학을 왔어요. 동글동글 뭉텅뭉텅 마을 친구들은 데굴데굴 굴러다니지 못하는 세롬이가 참 신기했어요. 

“너는 뾰족뾰족 이상하다.” 친구들은 세롬이 곁에 모여들어 깔깔 웃으며 인사했어요. 모두 세롬이를 예쁘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동그미는 심각한 얼굴이었어요.

“근데 세롬이한테 찔리면 아플까? 우리가 굴러다니다가 세롬이에게 부딪혀서 찢어지면 어떻게 해?”

“아니야. 나는 뾰족한 모양을 가졌지만 조금도 날카롭지 않아. 너희를 다치게 하지 않아.”

세롬이는 놀라서 대답했어요. 하지만 친구들은 세롬이에게서 한 발짝씩 떨어졌어요. 

“아니야. 나는 너희를 아프게 하지 않아. 만져봐. 전혀 날카롭지 않아.”

세롬이는 세모난 각을 동그라미 친구들에게 내밀었어요. 하지만 친구들은 아무도 세롬이를 만지지 않았어요. 

“아니야 나를 만져봐. 전혀 날카롭지 않아.” 

세롬이가 아무리 얘기해도 친구들은 조금씩 세롬이가 두려워지기 시작했어요.     


세롬이는 점점 혼자가 되어갔어요. 부드럽고 뾰족한 각은 날카로운 무기처럼 스스로를 찌르는 것 같았어요. 친구들이 왜 자신을 무서워하는지 알 수도 없었어요. 나를 만져본 적도 없고 친하게 놀아본 적도 없는데...

세롬이는 자신의 모습이 점점 싫어지고 동그라미 친구들처럼 되고 싶었어요.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뾰족한 각은 동글동글해지지 되지 않았어요.

      

이제 세롬이는 완전히 혼자가 되었어요. 친구들은 세롬이를 무서워했고 세롬이도 친구들 곁으로 가지 않았어요.


그러던 어느 날 네모 친구 네모미가 전학을 왔어요. 친구들은 세롬이가 전학 왔을 때처럼 호기심에 네모미 곁에 모여들었어요.

“너는 세롬이처럼 날카롭지 않지만 우리처럼 둥글지도 않네.”

친구들이 말했어요.

“그래, 나는 반듯한 4개의 각을 가지고 있어. 참 예쁘지?”

“그래. 하지만 나는 너도 세롬이처럼 우리를 찌를까 봐 걱정돼.” 

동그라미 친구들은 말했어요.

“저기 세모 친구가 너희를 아프게 했어?” 네모미가 물었어요. 

“아니, 하지만 세롬이는 너보다 날카롭고 거친 각을 가지고 있어. 가까이 가면 우리는 세롬이에게 찔려서 다칠 거야.” 동그미 말에 동그라미 친구들은 모두 두려움에 떨었어요.

네모미는 잠시 생각하더니 세롬이에게 다가가 세롬이의 각을 손으로 만졌어요. 세롬이의 각은 부드럽고 전혀 날카롭지 않았어요. 

“전혀 날카롭지 않은데?” 네모미가 말했어요. 

“너희는 세롬이에게 가까이 가보지 않았구나. 조금만 친하게 지내면 알 수 있었을 텐데. 새롬이는 내가 아는 세모 친구들 중에 가장 부드러운 각을 가졌어.”

동그라미 친구들은 세롬이를 바라보며 웅성거렸어요.

“세롬이 각을 만져 본 적 있어?” 동그라미 친구들이 서로에게 물었지만 아무도 세롬이의 각을 만져본 사람은 없었어요.


친구들은 세롬이에게 미안했어요. 

“미안해 세롬아. 너의 모습이 날카로워 나를 다치게 할까 봐 겁이 났던 거야.” 동그미가 말했어요.

“그리고, 나는 네가 참 예쁘다고 생각해.” 동그미가 진심으로 사과했어요.

“괜찮아.” 세롬이 눈에 눈물이 났어요. 

“우리는 다 친구야. 동그랗거나 세모 거나 네모는 중요하지 않아. 같이 있어 즐겁고 행복한 게 중요한 거야. 우리 모두 사이좋게 지내자.” 네모미가 웃으며 말했어요. 


친구들을 모두 세롬이와 네모미 곁에 모여들어 깔깔 웃으며 즐거워했어요. 모두의 마음에 두려움이 없어지니 다 같이 친구가 될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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