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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PEACE Dec 10. 2022

동남아 Day3. 비로소 여행이 좋아지는 순간!

여자 혼자 동남아 여행/지프 투어 실패, 무이네 일몰

12.5_2022


어이없는 김에 찍어봤어요..

지난 편에 이어 한국인 여행자와 밤새 수다 떨고 새벽 4:50에 맞춰 나갔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사람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았다. 한참 기다리다 문득 버스표를 펼쳐보니 적혀있는 숫자는 4:15(?)ㅋㅋㅋㅋㅋㅋ 왜 이걸 이제 봤지..?


피프틴을 피프티로 알아먹는 영어 실력이라면 이런 식으로 여행하면 안 되는 거 아닐까….? 살짝 현타가 와서 일단 집으로 돌아갔다ㅋㅋㅋㅋㅋㅋ


현타가 와서인지 잠이 오지 않았다. 그래서 뒤척이다 6시에 잠에 들었는데 9시쯤 나갈 준비를 하는 사람들 소리가 들려와서 잠에서 깼다. 어제 밤새 이야기를 나눠주신 한국인 여행자와 같이 점심 먹기로 하고 숙소 앞 식당으로 갔다.


그냥 x치고 날짜 새로 써줌..

가는 길에 나의 단골 식당이자 투어를 예약했던 곳에 들렸다. 너 왜 안 왔냐며 “너 늦잠 잤지!” 이래서 씁쓸하게 “아니..^^ 나 4:50인 줄 알았어…” 이러니까 주인아저씨 박장대소함ㅎㅎ..ㅋㅋㅋㅋ나도 웃겨요.. 아니 안 웃겨..


그러면서 오늘 1:30 선셋 투어로 가라길래 너무 더울 거 같아서 “혹시 내일 선라이즈 투어로 가능할까…?” 찌질 대며 물어보니 흔쾌히 바꿔주었다.


내 영어 이름이 Izzy인데 “이지~ 너 쉽지 않은 사람인 거 알겠으니까 내일은 시간 맞춰 나와~” 이래서 매우 머쓱해졌다^^


그리고 새로운 식당에서 반쎄오를 먹었다! 반쎄오 자체를 처음 먹어봐서 이 집이 맛있는지 그냥 그게 맛있는 음식인 건지는 모르겠지만 엄청 맛있었다.


식사를 같이한 한국인께선 바로 달랏으로 가신대서 작별을 하고 어차피 씻어야 될 거 수영장으로 갔다.


난 물을 좋아해서 물친놈(물에 미친 놈)이라는 별명까지 있을 정도지만 보통 스노클링, 서핑, 프리다이빙처럼 어떤 콘텐츠가 있는 물놀이를 하지 이렇게 방임된 물놀이 환경은 재미없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결론 : 물친놈이 맞습니다 땅땅.


그냥 물에 들어가 있는 자체로도 재미있고 나는 내가 수영 못하는 줄 알았는데 잘함(??)ㅋㅋㅋㅋ


물에서 한참 놀다가 선베드에서 책 읽고 또 물에서 놀기를 반복하니 이미 오후가 되어있었다.


샤워를 하고 좀 자려고 했는데 왜인지 잠이 안 와서 그냥 침대에서 뒹굴거리고 있는데 같은 방을 쓰는 한국인 아저씨께서 돌아오셨다. 그때가 4시 30분쯤, 5시 반에 저녁 드실 거라고 해서 같이 저녁을 먹자고 했다.


1시간 정도 산책을 하러 나선 길. 일몰을 보러 바닷가 쪽으로 갔는데 이런 풍경을 만났다. 이때가 되어서야, 아 이런 순간을 위해서 내가 여행을 하는 거지. 그런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보면 딱히 할 거 없고 조용하고.. 딱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여행 아닌가..?


어제까지만 해도 베트남으로 떠나온 게 잘한 건가 의문이 들었는데 오늘 별 것 없는 하루, 심지어 투어도 실패한 하루를 보내고 나서는 이 여행이 좋아졌다.


약속시간까지 일몰을 보다가 약속한 식당 (아침에 반쎄오 먹은 곳) 앞으로 갔는데 안 계셨다. 식당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소통이 잘못됐나 싶어서 숙소로 돌아갔다 왔는데 알고 보니 구석 자리에 계셔서 안 보인 거였음.. 숙소까지 갔다 오는 것만으로도 땀이 엄청나는 날씨였다. 너무 더워서 어쩔 수 없이 맥주 마심(?)


갈릭 볶음밥이랑 맥주 32,000동


갈릭 볶음밥은 진짜 마늘 몇 조각만 들어있는 밥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맛있었다!


식사하면서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나이불문 여행자들끼리는 통하는 점이 분명 있는 거 같다. 50살부터 25년째 여행 중이시라고 했는데 그 또한 멋있었다. 여행을 준비하는 게 점점 귀찮아지고 용기도 잃어갈 때 나이가 많은 여행자들을 만나면 나도 여행의 기쁨을 절대 잊지 말아야지 생각하게 된다.


식사를 마치고 나는 좀 더 걷다가 들어가기로 했다. 조용하고 더운 무이네.


어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두 잔 때렸던 카페에 가서 맥주를 한잔 더 마셨다. 여기는 꽤나 신식 카페라 맥주가 25,000동으로 비싼 편이다.


한 잔 더 마시고 싶었는데 25,000동..? 어쩐지 아까워서 마트에 들러서 오렌지랑 맥주 한 캔 더 샀다. 맥주랑 오렌지 1알 19만 동! 오렌지는 꽤 맛있었다!


따지고 보면 오늘도 4시간 정도밖에 안 잔 거라 엄청 피곤했다. 씻고 잠깐 누워있다가 그대로 잠들어버렸던 3일 차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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