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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dy Aug 13. 2023

2. <당신의 영향력은 생각보다 강하다>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시작하는 '영향력 인지'

이 책의 목표는 영향력을 키우도록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이미 가지고 있지만 알아채지 못하는 영향력을 깨닫게 하는 데 있다.
영향력을 적게 사용해야 할 때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이 책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문장 두 개로 글을 시작하고자 한다. 갈수록 사람과의 관계가 중요해지고 있는 시대, 혼자서는 살기가 쉽지 않은 시대, 그만큼 자신의 영향력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시대. 우리는 지금 이런 시대를 살고 있다. 누군가는 자신의 매력을 마음껏 어필한다. 다른 누군가는 자존감이 낮아 자신의 매력어필을 포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매력 어필에 익숙한 사람이든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든,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에게 없거나 부족한 점을 채우기 위해서 나름의 노력을 한다. 날이 갈수록 서점에는 자기 계발서가 진열되는 공간이 넓어지고 있거나, 유튜브에는 미라클 모닝 프로젝트, 성공한 사람들의 성공 스토리와 같은 자기 계발 콘텐츠들이 무수히 많이 올라오고 있는 것이 그 증거다.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결핍을 다른 사람들의 성공 경험담을 통해 얻고자 하는 부단한 노력을 우리는 하고 있다.




 이런 현상을 나는 개인적으로 지지하진 않는다. 성급한 일반화일 수 있지만, 남들이 깨닫고 물질적인 무언가를 얻게 된 고유한 경험담을 거르지 않고 흡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사람들은 책과 영상에 나온 그대로를 흡수하고 자신의 삶에 적용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보기 때문에(물론, 자신의 것으로 변형하는 사람들도 있음에 동의한다), 어느 정도 그 정보에 강요를 당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오히려 깊은 사유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과학, 인문, 역사 등의 교양서처럼 물음표를 제시하는 책을 좋아한다. 그 물음표를 나만의 느낌표로 만드는 느낌이 좋고 그랬을 때 온전히 내 것이 되는 느낌이 좋다.

 영향력을 강요받고 있는 시대 속에서 과연 우리는 남들에게서 얻은 영향력 발휘법을 과연 제대로 사용하고 있는지 점검해 보는 수단으로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우리는 우리의 영향력을

과소평가한다.


 바네사 본즈가 쓴 <당신의 영향력은 생각보다 강하다>는 자기 계발서가 아니다. 제목만 들었을 때, '나도 내 영향력을 만들고 싶어.', '남들처럼 나도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와 같은 바람을 가지고 이 책을 선택했다면 조금은 실망할 수 있다. 이 책은 사회에서 자신의 영향력을 마음껏 표출할 수 있도록 하는 지침서가 아니다. 작가 자신이 사회심리학자로서 수행한 많은 실험과 다른 학자들의 여러 실험 결과를 통해서 사회적으로서 개인이 가지는 영향력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책이다. 동시에 영향력의 현명한 활용의 필요성을 얘기하며 그를 위해서 제대로 된 '영향력 인지'가 필요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당신의 영향력은 생각보다 강하다>는 처음부터 끝까지 부단히 개인의 사회적인 영향력이 절대 우리의 생각보다 작지 않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바네사 본즈 작가 자신만의 경험이 아니라 많은 사람이 참여한 다수의 실험과 그로 인해 얻은 수많은 결론들을 적절히 섞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한 책이다.

무엇보다도 이 책의 모든 실험의 결론은 나는 이렇게 일반화하고 싶다.


"우리가 마음속으로 생각하는 가상의 현실(가설)과 실제 일어나는 일(현상)에는 꽤나 큰 차이가 있다. 이를 통해 사람들을 자신의 영향력을 과소평가하고 자신의 영향력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다."


 바네사 본즈가 이 책에서 다룬 실험들은 참여자의 실험 수행 전 생각(가설)과 실제 실험을 수행했을 때 나타나는 결과(현상)가 얼마나 차이 나는지를 통계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그중 한 가지 흥미로운 실험을 발췌해 봤다.


 나는 참가자들에게 실험실에서 나가 낯선 사람들을 만나보라고 주문한다. 그리고 모르는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부탁하도록 지시한다. 설문지 작성을 부탁하거나, 자선단체 기부금을 요청하거나, 휴대전화를 빌려달라거나, 편지를 대신 부쳐달라거나...(생략)... 병 속에 든 콩을 세어달라고 부탁하는 식이다. (생략) 그리고 참가자들에게 실험실에서 나가기 전에 낯선 사람 중 자신의 요청에 응해줄 사람이 몇 명일지 예상해 보라고 한다. (생략) 그리고 이런 갖가지 요청 후에 얻은 연구 결과는 놀랄 만큼 일관되었다. 참가자들은 매번, "예스"라고 응답할 것 같은 사람의 수를 실제보다 적게 예상했다. 하지만 항상 참가자의 예상보다 두 배 가까이 되는 사람들이 참가자의 요청에 "예스"로 응해 주었다. 이것은 엄청난 결과다.


 이 실험의 요지는 이렇다. 참가자들이 낯선 사람들에게 낯선 부탁을 했을 때, 참가자들이 생각했던 가설(대부분이 부탁을 거절할 것이다.)과 실제 일어난 결과(생각보다 부탁을 많이 들어줬다.)가 큰 차이를 보인다는 것. 이 실험 이외에도 정말 다양한 실험과 결과가 이 책에 담아져 있지만 모든 결론은 같다.

 우리는 우리의 영향력을 '생각보다' 많이 간과하고 있으며, 이런 자신의 영향력에 대한 과소평가가 우리가 영향력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이유라는 것을 이 책은 시작부터 끝까지 처절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이렇게 자신의 생각과 실제 현상이 다르다는 것을 알면서도 우리는 제 뜻대로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는 것일까? 이 책은 그 이유의 근본을 두려움과 창피함에 두고 있다. 거절당할 것이라는 두려움움, 실제로 거절을 마주했을 때 겪어야 할 창피함이 우리가 영향력을 과소평가하는 큰 요인이라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우리는 실제로 누군가에게 부탁을 하거나 나 자신을 어필해야 할 때와 같이, 우리가 가지고 있는 무엇인가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하려 할 때, 막연한 두려움에 빠진다. 나 또한 그렇다. 사람 많은 식당에 혼자 앉아서 주문해야 할 때, 카페의 빈자리에 옆사람의 가방이 놓여 있어서 치워달라고 부탁하고 싶지만 하지 못할 때, 대부분의 심리는 거절에서 오는 두려움과 창피함 또는 내가 무엇인가를 말할 때 남들에게서 올 낯선 시선들 때문이다. 나뿐만이 아니라 이 글을 읽는 여러분 또한 그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 나오는 여러 실험 결과들을 우리가 알게 되더라도, 결국 우리 안에 내재된 두려움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우리의 영향력을 제대로 인지할 수 없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수 있다. 참 신기하게도 이 책의 저자 바네사 본스는 자신이 심리학자라는 것을 어필하듯, 내가 의문이 들 때마다 마치 내 마음을 읽는 듯 그 점을 파고들어 글을 이어간다.

 두려움과 창피함은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사람에게만이 아니라, 상대방에게도 있기 때문에 우리가 우리의 영향력을 '생각보다' 낮다고 평가해선 안된다고 말한다.

 

그 많은 사람이 당신에게 "예스"라고 답한 진짜 이유는 사실 "노"를 말하는 게 어려워서라고 말하지 않았다. 무슨 말인지 이해할 것이다. "노"를 말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다들 경험으로 알 것이다. 누구나 원하지 않아도 어쩔 수 없이 요청을 들어줄 때가 있다. 그런데 정작 부탁하는 쪽이 되면(특히 낯선 사람들에게 부탁할 때) 이것을 잊는다.  

- 이 책의 네 번째 장 ' "노"라고 말하지 못하는 이유"에서 -


 우리는 우리의 상황만을 생각하는 나머지 우리가 경험했던 상대방에 대한 영향력을 간과한다는 것이다. 책 속의 여러 실험 결과가 이러한 결론을 알려주고 나서 나는 나를 돌이켜 봤다. 낯선 사람이 길을 물을 때 나는 흔쾌히 알려주었다. 길을 알려주는 것만으로는 부족할 때는 기꺼이 그 길을 같이 걷기도 했다.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 휴대폰 배터리가 떨어졌다면서 휴대폰을 빌려달라고 할 때도 크게 어려움 없이 빌려주었다. 하지만 정작 내가 그런 부탁을 하려면 식은땀이 몰려온다. 거절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내 영향력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한 것이다.

 이 책에서 설명하는 대부분의 개념과 적힌 실험들을 완벽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겪은 경험을 차분히 환기시켜 보는 것을 추천한다.(적어도 내가 겪어본 대부분의 상황은 내가 내 영향력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해 일어난 일들이 많았다.)

 즉, 부탁을 하려는 사람만큼이나 부탁을 받는 사람 또한 거절할 때 오는 창피함을 생각하다는 것을 이 책은 말해주고 있다. 내가 부탁을 거절했을 때 상대방이 느낄 '체면' 그리고 그로 인해 느끼는 내 안의 창피함으로 인해 사람들은 생각보다 거절을 잘하지 못하고 "예스"를 하게 된다. 이러한 현상이 비단 개인과 개인의 영향력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적용할 수 있는 현상임을 이 책은 강조한다. (비단 다수가 참여한 실험뿐만 아니라,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사회적 이슈들도 예로 들어 설명한다.)


여기까지만 책을 읽는다면, 결코 자신의 영향력을 과소평가하지 말기를 바라며, 자신감을 가지고 영향력을 발휘할 것을 바라고 있는 것으로 보일 것이다.



영향력 과소평가에 따른 역효과,

'생각보다' 강한 것일 뿐이다.



자, 여기까지의 흐름대로면 여러분들은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이 책은 영향력을 과소평가하는 상황을 매우 다양하게 보여주며 우리의 영향력이 결코 낮지 않기 때문에, 독자들에게 자신의 영향력을 마음껏 표출해도 된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려는 것이구나'라고. 나 또한 그랬다. 하지만 기대와는 다르게 이 책은 아주 논리적으로 여러분의 생각을 저버린다.

 당신의 영향력이 '생각보다' 강하다는 것을 알았으니, 함부로 영향력을 행사하지 말기를 바라며 왜 그래야 하는지 보여주겠다를 자신한다. 이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책의 후반부는 여러 실험과 함께 여러 대표 사례를 함께 곁들인다.



 이 책의 제목이 <당신의 영향력은 강하다>가 아니라, <당신의 영향력은 '생각보다' 강하다>라고 지은 이유를 5장 '잘못된 정보, 부적절한 요청 그리고 미투 운동'에서부터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생각보다'에는 정말 많은 뜻을 담고 있다. '자신의 영향력을 과소평가하지 말아라'라는 표면적 의미를 담고 있지만, 본질은 어디까지나 영향력을 제대로 '인지'해서 행사하는 것에 있다. 그리고 그 이유를 5장에서 아주 직설적으로 담았다.


 우리가 남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낮게 판단하는 성향에는 그늘이 있다. (생략) 나쁜 생각과 부적절한 요청 그리고 헛소리를 세상에 퍼트리면서 남들이 알아서 나쁜 생각을 거부하고, 부적절한 접근을 뿌리치고, 헛소리를 걸러낼 거라고 (잘못) 가정할 수 있다. (생략) 그 책임을 상대에게 떠넘기고, 우리의 말과 행동에 대한 책임을 축소하려 한다. (생략) 잘못된 정보와 성희롱, 인종차별, 조직의 위법 해위, 그 밖에 온갖 문제와 싸우려면 우리 또한 이런 상황이 지속되고 용납되는 데 일조했던 점은 자각하고 각자의 영향력을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

- 이 책의 5장 '잘못된 정보, 부적절한 요청 그리고 미투 운동' 마지막 문단에서


 이 책의 5장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가 위의 한 문단에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 5장에서 일반적인 상황을 다양한 실험을 토대로 결과로 얘기했다면, 6장 <힘과 지각된 영향력>에서는 대표적인 사례들을 통해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회사에서 상사들이 요청하고 명령하는 구조적인 상황의 예시들, 인종차별이나 성희롱 사건 등 전 세계적으로 화두가 되었던 여러 사례들을 소개하여 잘못된 영향력 인지가 얼마나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는지 각인시켜 준다.

 전반부에서 자신의 영향력을 과소평가하지 말고 자신감을 가지고 부딪혀보라는 것을 일깨워준 반면, 후반부는 과소평가로 인해 자신의 영향력을 상대방의 입장에서 제대로 인지하지 못해 초례하는 부정적 상황에 대해서 각인시켜 준다.

 사회적, 제도적, 상황적 우위 관계에서 '권력', '권위'가 주는 무지각한 영향력은 자신의 영향력을 과소평가함으로써 발생한 현상이며, 영향력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전형적인 폐해임을 강조한다.

 


 이 책이 소개하고 있는 영향력을 잘못 행사했을 때의 사례들(인종차별, 성희롱, 조직 생활 등)을 여러분에게 말하는 것보다, 이 대목을 읽을 시점에서 내 머릿속에서 떠오른 내 얘기를 말해볼까 한다.

 나는 스타트업에서 5년간 일을 했다. 5명에서 시작한 회사였기에 자연스럽게 나는 인원이 늘어나면서 부서의 장이 되었고 계속해서 팀원이 늘었다. 상황적으로 나는 리더가 되어 있었다. 남들에게 내 '권위'와 '권력', 즉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에 올라와 있었다. 나는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지시했고 팀원들은 따랐다. 강압적인 지시는 원치 않아서 온화하게 요청을 한 적도 있었지만 필요하다면 강하게 업무 지시를 할 때도 있었다. 그리고 그런 일들이 쌓여 역효과를 불러일으켰다. 퇴사를 하는 팀원들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버티고 있지만 힘들어하는 팀원들이 다른 탐에 비해 많았다. 팀장이 처음이기 때문에 미숙함에서 온 결과라고만 치부하기엔 상황이 처참했다.

 이 책에 따른다면 나는 내가 가지고 있는 구조적 위치에서 오는 '권력'이라는 영향력이 남에게 미칠 영향을 간과하고 있었던 것이다. 팀원에 관점에서 생각하려는 노력을 덜 하고 오로지 내 자신이 생각하는 것이 일이 되게 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오로지 나의 관점에서만 업무를 보려고 했다. 팀원이 납득하고 선택도 할 수 있게 업무 지시를 했다고 생각했지만, 상대방은 전혀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을 간과했다. 나와 팀원 양쪽이 모두 같은 마음으로 업무를 대하더라도, 근본적인 힘의 불균형에서 오는 영향력으로 인해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내가 몸소 겪어본 일들을 통해서 이 책이 말해주고자 하는 바를 접하게 되니, 내 영향력에 대한 제대로 된 인지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처절하게 통감한다. 그렇다고, 다시 내가 팀장을 하게 되더라도 과거의 과오를 다시 반복하지 않고 제대로 영향력을 인지하며 발휘할 것이란 보장은 전혀 없다. 단지 나는 이 책을 통해 '영향력 인지'라는 기본 스텝을 밟은 것뿐이다.




제대로 된 영향력 인지 방법

보고, 느끼고, 경험하기



 자 그렇다면 이쯤에서 여러분 또한 같은 생각이 들 것이라 본다. 어떤가? 우리가 우리의 영향력을 생각보다 과소평가하고 있기 때문에, 속된 말로 '너무 쫄 필요가 없다'로 이 책은 초반부를 시작했다. 반대로 우리의 영향력을 과소평가함으로써 맞닥뜨릴 수 있는 처참한 실패의 사례들을 통해, 우리가 영향력을 행사함에 있어 경계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중반부에 얘기한다. 정반대의 상황을 통해서 말하고자 하는 바를 얘기했으니 끝인가?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영향력을 인지해야 한다는 말인가? 방법은 있는 것인가? 의문이 들 수 있다.

 이 책은 독자가 작가의 말에 의문을 가지려 할 때를 마치 예견이라도 한 듯, 기가 막힌 타이밍에 의문에 대한 답을 해준다.(그것도 여러 번) 이 책의 마지막 장인 7장 <우리가 남에게 미치는 영향을 보고 느끼고 경험하기>에서는 여태까지 말해온 '현명한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영향력 인지' 방법에 대해서 3가지 과정을 소개한다. 모든 현상의 근본은 우리가 우리의 영향력을 '과소평가'하는데서 오는 것이기 때문에, '과소평가'를 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부터 시작한다.

 이 책이 제시한 방법은 이렇다.


첫 번째, 알아채기 : 자신의 머릿속에서 빠져나오기

 우리의 관점으로 세상을 내다보면 주변 사람들의 행동만 보고 그들이 그렇게 하도록 유도했을지 모를 우리의 행동은 보지 못한다. (생략) 머릿속에서 빠져나오는 것은 우리의 영향력을 더 잘 알아채기 위한 첫걸음이다.


두 번째, 느껴보기 : 관점 취하기 대신 관점 형성하기

 상대의 관점을 취하려고 아무리 애써도 결국에는 상대가 당신을 얼마나 귀찮고 성가시게 여길지 판단하는 당신의 가정이 그 관점의 토대이기 때문이다. (생략) 관점을 형성하기 위한 가장 직접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은 그냥 그 사람에게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떤 느낌인지 물어보는 것이다.(생략) 우리가 남에게 미치는 우리의 영향력을 과소평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가 타인의 머릿속으로 들어갈 수 없기 때문이며, 두 번째는 단순히 타인의 관점을 취하는 방법으로는 타인을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우리가 모르기 때문이다. (생략) 자신의 경험으로 상대의 경험을 유추하면 오히려 영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다. (생략) 오직 경청을 통해서만 관점을 형성할 수 있다.


세 번째, 경험하기 : 거절 치료법

 어떤 행위를 멈추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경험을 통해 이해하기가 더 어렵다. 따라서 우리가 미치는 영향의 다층적 속성을 이해하려면 경험 이상의 뭔가가 필요하다. 우리는 우리의 영향력을 보고 느낄 수도 있어야 한다. (생략) 나아가 당신의 머릿속에서 벗어나 관점을 '형성'하고 자신의 경험을 돌아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험만으로는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우리가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는 복잡다단한 모든 측면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 제대로 이해하려면 우리가 가진 영향력을 스스로 보고, 느끼고 경험해야 한다.


 이 책의 저자 바네사 본즈는 절대로 이 방법을 강요하지 않는다. 본인도 알고 있다. 자신이 이 책의 목적에 도달하기 위해 진행한 수많은 심리학 실험은 대학생 표본에 의존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여러 인종과 성별, 계층 그리고 문화를 모두 대변하고 일반화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종, 성별, 계층 등 복합적인 요소들을 완벽히 고려하지 못했을지라도, 이미 우리 주변에 다분하게 보이고 있는 경험들을 바네사 본즈 자신도 몸소 겪었기 때문에 이 책의 중요성을 알리고 싶었을 것이다. 그리고 책에 나온 여러 실험과 사례를 통해 자신의 영향력을 제대로 인지하길 바라며 그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자신만의 삶을 제대로 살길 바라는 그녀의 뜻이 담겨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역지사지, 결국 영향력이란

타인을 향한 힘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자연스레 내 경험들을 떠올렸다. 책에서 소개한 여러 실험과 사례 그리고 그를 통해 제시하는 방법 그 자체에 의미도 중요하겠지만, 결국 내가 가지고 있는 영향력을 제대로 객관화하여 올바르게  활용하는데 최종적인 의의가 있다고 본다. 내 과거는 내 영향력을 과소평가한 결정체와 같다. 내 영향력을 과소 평가한 나머지 제대로 된 의견 전달이나 부탁, 그리고 요청을 못한 적이 많았다. 반대로 내 영향력을 과소평가한 나머지 상대의 상황을 고려하지 못하고 내 행동을 밀어붙인 적도 많았다. 하지만 내 영향력을 과소평가를 해서 경험한 난감하고 피곤한 상황만큼이나, 내 영향력을 제대로 발휘해 본 경험도 많았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역지사지,  우리는 머리로는 알고 있다. 사업을 할 때는 고객 경험이 중요하고, 친구를 사귀거나 연애를 할 때는 상대방의 감정이 중요하며, 정치는 민심을 잡는 과정이라는 것을. 하지만 정작 머리로는 알지만 행동에는 옮기지 못한다. 이 모든 내 영향력을 결국 타인을 향한 힘이었으며, 제대로 인지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함을 새삼 느낀다.

 내 경험을 다시금 제대로 들춰볼 수 있게 해 준 이 책에 감사하다. 또한, 앞으로의 시간에 있어서 내 영향력을 제대로 인지하려는 노력을 가지고 이 세상의 사람들과 마주할 수 있음에 설레는 마음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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