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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아 Apr 13. 2022

✍️넷플릭스, 숨겨진 하이틴 명작

아 이건 나만 알고싶은 명작들이었는데, 걸리고 말았네 이런 이런

봄이되면 날씨도 따뜻해지고 새싹도 자라나는 것이 기분이 괜히 싱숭생숭 해집니다. 이럴 때 찾는 영화가 풋풋함과 설렘이 담겨있는 ‘하이틴’ 장르 영화죠. 어른으로 성장하기 전 소년과 소녀가 겪는 성장통, 모든 것이 처음이라 느낄 수 있는 설렘과 미묘함까지 담겨있는 것이 하이틴 장르 콘텐츠의 묘미 입니다!


넷플릭스에도 다양한 하이틴 시리즈물이 있어 몇 편 골라 보았습니다. 하이틴 특유의 핑크빛 청춘 로맨스도 좋지만, 그것보다는 조금은 어둡고, 조금은 현실적인 에디터 개인의 취향이 담긴 하이틴 콘텐츠들로 추천합니다�


<빌어먹을 세상따위 > : 감정과 애정 사이에서 방황하는 십대 이야기

�장르 : 하이틴, 블랙 코미디  / 시즌 1 : 8부작 / 관람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제임스는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사이코패스다. 고통이라도 느끼고 싶어 튀김기에 손을 넣는 바람에 한쪽 손은 화상 흉터가 가득하다. 무언가에 고통을 주면 느낌이 살아날까 싶어 제임스는 결국 학교에서 살인을 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게 되고, 그러던 어느날 전학생 앨리사가 찾아와 제임스 앞에 앉는다.앨리사는 성희롱하는 새 아빠와 그걸 못 본척 하는 엄마가 있는 집으로 들어가고 싶지 않다. 소속감도 없는 집에서의 불만은 점점 커져만 가고, 탈출구를 찾아 헤매던 중 학교에서 겉도는 제임스를 보자마자 동질감이 들었는지 연애를 제안, 아니 통보한다. 앨리사의 괴팍한 행동에 그녀를 살인 타겟으로 삼은 제임스는 연애 제안을 받아들이고 앨리사와 같이 다니기 시작한다. 연애를 시작하자마자 앨리사는 가출을 감행하고 차를 구하기 위해 제임스 집에 함께 찾아간다. 하지만 제임스의 아빠가 집에있다. 아빠부터 처리해야하는 것이 여정의 첫 임무. 차 도둑부터 시작한 여정은 폭발에 살인범과의 만남, 도망 그리고 둘만의 티격태격 연애까지 가야할 길이 너무나 멀다.

<빌어먹을 세상따위>는 보호 받아야 할 집에서 상처만 받은 사춘기 십대들의 반항과 성장을 담고있는 작품입니다. 영상 연출은 특유의 따듯하고 맑은 색감으로 레트로함과 감수성을 느끼게 합니다. 하지만 스토리 소재는 가족에게 받은 깊은 상처, 마음의 병이 만든 반항과 그들 사이에 퍼진 폭력을 담고 있어 밝은 연출과 어두운 스토리가 다소 모순적인 구조를 취하고 있습니다. 모순은 이 뿐만이 아닙니다. 사이코패스 소년과 분노만 가득한 소녀는 가출을 감행하지만 사실 모든걸 끊고 버리려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누군가와의 유대감과 애정을 찾기위해 떠난다는 설정 또한 모순적이죠. 아울러 십대가 겪기엔 너무 잔인하고 폭력적인 일들이 일어나지만 이를 대처하는 제임스와 앨리사의 미성숙한 사고방식과 대사들이 귀여워 웃음이 나게하기도 하죠. 이렇게 여러 모순되는 구조들 사이에서 오는 괴리감으로 여운이 남아 계속 생각하게 하는 신박한 웰메이드 콘텐츠입니다.


상처 가득한 제임스와 앨리사가 함께 보내는 가출 여행기는 절대 평범하지 않습니다. 현실은 잔인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 속 깊이 원하는 무엇인가를 찾으려 애쓰는 모습이 가끔은 가여워 결국 이들을 응원하게 됩니다. 소재와 주제는 다소 무거울지라도 표현은 가볍게 하고자 했기에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킬러 콘텐츠로 소개합니다. 러닝타임도 짧아 금방 감상할 수 있으니 주말에 보길 추천해요. 단 여운은 오래 가니까 금요일이 좋겠네요.


<이레귤러스> 셜록 홈즈 보다 그를 돕는 틴 에이지가 돋보이는 시리즈

�장르 : 하이틴, 판타지, 추리, 액션  / 시즌 1 : 8부작 / 관람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빅토리아 시대의 런던은 어둠과 마술이 안개처럼 깔려있다. 산업혁명을 거쳐 도시는 점점 기계가 점령하는 동시에 혼란과 황량함이 거리에 넘친다. 부모에게 버려진 아이들은 의지할 곳 없어 거리에서 방황하지만 그들만의 가족을 꾸려 서로 의지하며 살아간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책임감이 강한 주인공 비어트리스(비)는 악몽으로 매일 같이 시달리는 여동생 제시를 위해 고수입 일거리를 찾아 나선다. 그러던 어느 날 셜록과 함께 다니는 의사 왓슨의 부탁으로 비와 비의 패밀리는 정보원 역할을 하게 되고, 미스터리한 사건에 관여하게 된다.

셜록 홈즈와 존 왓슨이라는 추리물 고전 요소를 사용했지만, 그들을 조연으로 그리고 십대 인물들을 주인공으로 한 다소 신선한 인물관계로 시작하는 작품입니다. 왓슨은 비의 강인한 생명력을 보고 특별한 임무를 요청합니다. 임무로 인해 비와 비 패밀리가 겪는 사건들은 판타지, 액션, 스릴러, 코미디, 로맨틱을 넘나들죠. 거기다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비 패밀리와 함께 다니는 왕자 캐릭터와 삼각관계, 그리고 비와 제시의 출생비밀까지 어디서 본 듯한 모든 설정들이 담겨있어 시리즈 하나로 오늘의 희로애락은 다 느낄 수 있습니다. 너무 많은 요소들을 담아서 인지 다소 별로라 평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럼에도 소개하고 싶은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그건 바로 방향을 잡지못해 어설펐던 설정과 스토리들이 회차를 거듭하면서 하나 둘 정리되어 후반부에는 <이레귤러스>만의 매력과 재미를 만들어내기 때문이죠. 마약과 마법을 모두 애용하는 셜록, 감정에 솔직하지 못해 찌질하지만 착한 왓슨, 강인함과 귀여움이 공존하는 비, 초능력과 유약함으로 고통받는 제시 등 여러 요소가 합쳐진 새로운 것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조금만 참고 봐주세요.  중반 이후부터 자기만의 페이스를 찾은 하이틴 판타지를 볼 수 있으니까요!


<더 폴리티션> 학생회 선거가 우스워? 어른들의 정치 축소판이라 이거야

�장르 : 정치, 블랙, 코미디  / 시즌 1 : 8부작 / 관람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페이튼의 미래는 정해져 있다. 고등학교 학생회에서 회장을 맡고 하버드 대학에 입학해 역대 7명의 대통령과 같은 학력을 바탕으로 미국 대통령이 되는 것. 그건 계획보다 숙명에 가깝다. 철저히 정치인의 길을 가겠다 부자 부모의 지원마저 거절하고 학생회장 선거에 나선 페이튼은 잘생겼으며 운동도 잘하고 인기도 많은 친구 로비가 학생회 선거에 출마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배신감에 치를 떨던 페이튼은 로비에게 지지 않기위해 학생들의 표심을 공략하고 선거 캠페인 친구들과 함께 전략을 짜기 시작한다.

페이튼이라는 10대 소년을 주인공으로 한 <더 폴리티션>은 고등학교 학생회 선거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학생회 선거 내용이지만 그 과정은 어른들의 정치판과 다름이 없습니다. 표심만을 위한 공약 발표, 상대방의 사적 약점을 쥐고 위협하며 가식으로 거짓말을 일삼는 모습까지 개인을 위한 현실 정치가들의 모습이죠.


정치라는 무겁고 진지한 주제를 다루지만 밝고 화려한 색감의 연출과 과장된 쇼트, 블랙코미디가 낭랑한 대사들로  시트콤을 보는 느낌이 납니다. 특히 다채로운 원색 배경, 소품들과 입체감 있는 인물 구도, 장면전환 없는 롱테이크 풀샷은 극적으로 보여, 현실을 풍자하면서 비현실적인 느낌을 줍니다. 거기다 왔다갔다하는 의사결정으로 캐릭터들 간 관계가 계속해서 바뀌는 탓에 막장드라마를 보는 것 같습니다. 여러 사건이 연달아 일어나 이야기 전개가 무척 빠르지만, 인물의 감정을 동요하게 하는 메인 스토리는 기저에 깔려있는 보는 이들의 호흡 또한 잘 가다듬어 줍니다.


시즌 1으로 고등학교 학생회가 이렇게까지 현실 정치판을 닮아 다채로울 수 있나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작품입니다. 과장된 캐릭터와 대사, 톤은 코믹함까지 더해 줍니다. 정치란 무엇인지 어른의 고민은 담고있지만 십 대들을 통해 캐쥬얼하게 표현한 최초의 하이틴 정치물이기에 충분히 감상할 가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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