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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 ATHANASIUS YI OSB Mar 01. 2024

사순 제3주일 입당송 Oculi mei

그레고리오 성가 미사곡 입당송

아인지델른 사본(Einsiedeln, Stiftbibliothek 121), f.131-출처: https://www.e-codices.unifr.ch/fr/sbe/0121/131 

악보   

그라두알레 노붐 제1권(Graduale Novum I), 75-76쪽

참조. 그라두알레 트리플렉스(Graduale Triplex), 96쪽

* 악보가 궁금하신 분은 http://gregorianik.uni-regensburg.de/gr/#id/114이나 https://gregobase.selapa.net/chant.php?id=1664을 참조하시면 되겠습니다.


후렴 – 시편 25(24),15.16


시편 구절 – 시편 25(24),1-2a


사용되는 전례 시기   

현재: 사순 제3주일.

Antiphonale Missarum Sextuplex에 나온 9세기 경의 옛 전례주년 구분에 따르면, “사순 제3주일”(Dominica III Qadragesima)에 불렀던 입당송이다. 


선법: 제7선법


아인지델른 사본 기호 분석   

- Oculi

악센트 음절 ‘O-’: 페스 콰드라투스(pes quadratus) - 대표적으로 제7선법을 시작하는 방법으로(예. 주님 성탄 대축일 낮미사 입당송 “Puer natus est”), 페스 콰드라투스를 사용해서 피날리스(finalis), 즉 마침음 ‘솔’에서 테너(tenor), 즉 낭송음 ‘레’로 5도 상승하는 음정을 부르는 방식을 사용했다. 물론 첫 단어가 곡 전체에서 중요한 단어여야 하는데, 따라서 여기서 이 방식으로 곡을 시작했다는 것은, 주님을 바라보는 나의 ‘눈’이 특별히 강조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참고로 페스 콰드라투스 기호 자체가 하느님을 바라보는 자세를 그리기도 하는데, 로마의 안젤리카 사본(Codex Angelica 123)이 표현한 첫 머리글자[littera capitalis]에 이 모습이 잘 표현되어 있다.

Codex Angelica 123, fol. 75v

출처: https://archive.org/details/palographiemusic18macq/page/n153/mode/1up?view=theater

‘-cu-’: 비르가(virga) - 악센트 음절에서의 힘을 다음 악센트 음절까지 이어나간다.

‘-li’: 비르가(virga)

- mei

악센트 음절 ‘me-’: 비르가(virga) - 악센트 음절인 만큼 앞과 뒤의 다른 비르가들보다 조금 더 강조된다.

‘-i’: 비르가(virga)

- semper

악센트 음절 ‘sem-’: 토르쿨루스(torculus) + 클리비스(clivis) + 페스 콰수스(pes quassus) - 이 음절 전체가 꽤 강조된다. 이 음절은 우선 세 개의 네우마로 나뉘어져 있으며, 각각의 네우마들도 네우마 자체가 천천히 부르는 네우마거나 문자기호를 통해 천천히 부르라는 지시가 되어 있다. ① 우선 첫 번째 토르쿨루스는 옆으로 누운 형태로 세 개의 음이 다 빠르지 않다. 거기에다 빠르게 부르지 말고 음을 붙잡고 있으라는 문자기호 ‘t’, 즉 ‘테네레’(tenere)가 덧붙여져 있다. ② 이어지는 클리비스에는 ‘매우’라는 뜻의 문자기호 ‘v’, 즉 ‘발데’(valde)가 함께 나온다. 이 클리비스는 에피세마도 붙지 않고 평범한 클리비스인데, 문자기호 ‘v’로 인해 이 음절 7개의 음 가운데 클리비스의 두 음이 더 강조된다. 사실 이 문자기호는 그 자체만으로는 정확한 의미를 파악하기 어렵지만, 문맥상 앞과 뒤의 클리비스와 페스 콰수스보다 더 강조해서 천천히 부르라는 의미인 것 같다. 론 사본(Codex Laon 239)을 보면 클리비스 두 음 사이에 두 음을 천천히, 넓게 부르라는 문자기호 ‘a’, 즉 ‘아우제테’(augete)가 나온다. ③ 이어지는 페스 콰수스는 두 음 모두 빠르지 않다. 하지만 페스 콰드라투스(Pes quadratus)와는 뉘앙스 차이가 조금 있는데, 물론 페스 자체가 두 번째 음을 목적음으로 삼기 때문에 그 두 번째 음을 향하기는 하지만, 페스 콰드라투스가 일반적으로 두 음 모두 천천히 부른다는 느낌이면, 페스 콰드라투스는 페스 첫 음에 오리스쿠스(oriscus)가 와서 두 번째 음으로 향해야 한다는 느낌을 더 강하게 준다. 여기에서는 이 두 번째 음이 ‘m’발음과 관련해서 확장형 리퀘셴스(liquescens)로 표현되어 있다. 따라서 이 페스 콰수스는 두 음이 모두 빠르지 않지만 앞의 클리비스보다는 조금 더 빠르며, 첫 번째 음은 두 번째 음을 향하는 느낌을 더 주고, 두 번째 음에서는 다음 음절로 넘어가기 전에 ‘m’ 발음이 울리도록 여유를 준다. 이 두 번째 음에는 음을 높이라는 문자기호 ‘s’ 즉, ‘수르숨’(sursum)도 나오는데, 아마 발음상 ‘-em’으로 닫히면서 음이 떨어졌던 것 같다.

‘-per’: 클리비스(clivis) - 에피세마(episema)가 붙어있다. 두 음 다 빠르지 않다.

- ad: 비르가(virga) - 음을 높이라는 문자기호 ‘l’, 즉 ‘레바레’(levare)가 함께 나온다. 단음절 단어이자 앞 단어에서 숨을 끊지 않고 프레이즈를 계속 이어가는 느낌을 주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텍스트상 중요한 단어는 아니지만, 음악적으로 “Oculi”에서 받은 힘을 이 프레이즈 마지막까지 이어주는 중간 다리 역할을 한다. 빠르지 않으면서도 힘은 다음 단어로 향하게 하면서 부른다.

- Dóminum

악센트 음절 ‘Dó-’: 포렉투스(porrectus) - 첫 음을 앞의 음과 같은 음으로 시작하라는 문자기호 ‘e’, 즉 ‘에콸리테르’(equaliter)가 나온다. 포렉투스는 빠르다.

‘-mi-’: 클리비스(clivis) - 아주 조금 빠르게 부르라는 문자기호 ‘pc’, 즉 ‘파르붐 첼레리테르’(parvum celeriter)가 나온다. 과거에 수도승들이 이 클리비스를 너무 빠르게 불렀는지, 빠르게 부르되 너무 과하게 빠르게 부르지는 말라는 뜻인 것 같다.

‘-num’: 트락툴루스(tractulus) + 토르쿨루스(torculus) + 비르가(virga) + 프레수스 마요르(pressus maior) - 한 프레이즈를 마치는 느낌이며, 네 개의 네우마로 나뉘어져 있다. ① 첫 번째 음과 두 번째 음이 네우마 분절로 나뉘어져 있기 때문에, 이 멜리스마를 시작하면서 처음의 트락툴루스가 강조된다. “Oculi”에서부터 받은 힘이 잘 마무리될 수 있도록 마지막으로 도움닫기를 해 주는 역할을 한다. ② 이어지는 토르쿨루스는 어느 정도 빠르게 부른다. 하지만 세 번째 음에 에피세마가 붙어 있기도 하고 네우마 분절이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세 번째 음은 빠르지 않다. 게다가 프레이즈가 마무리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앞의 두 음도 너무 빠르게는 부르지 않는 것이 좋다. 여기에 ‘적당히’ 부르라는 문자기호 ‘m’, 즉 ‘메디오크리테르’(mediocriter)가 함께 나오는데, 다른 사본들이 두 번째 음을 현재 복원본의 ‘시’가 아닌 ‘도’까지 불렀던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속도보다는 음 높이와 관련된 표현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여기에서의 문자기호는 두 번째 음을 너무 높이 부르지 말라는 표현으로 생각하는 게 맞는 것 같다. ③ 비르가에 에피세마가 붙어있다. 곡을 마치는 프레수스 마요르에 앞서 한 번 멈추어 주는 역할을 한다. ④ 프레수스 마요르는 주로 카덴차 부분에서 많이 나오는 기호로, 비르가(virga)와 오리스쿠스(oriscus), 풍툼(punctum)을 한데 모은 것이다. 프레수스 마요르의 특징 중 하나는 첫 번째 음과 두 번째 음이 언제나 같다는 것인데, 첫 번째 음에 에피세마가 천천히 부르라는 문자기호 ‘t’가 있든 없든 첫 번째 음은 대개 천천히 부른다. 두 번째 음은 일반적인 오리스쿠스의 성향처럼 그 자체로는 약간 빠르면서 다음 마지막 음을 향한다는 뉘앙스를 짙게 풍긴다. 그러면서 전체적으로 하나의 프레이즈가 끝나는 부분에서는 일시적으로나마 잠시 멈추는 느낌을 주고, 곡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곡을 완전히 마친다는 느낌을 준다.

- quia

악센트 음절 ‘qui-’: 트락툴루스(tractulus) - 음이 낮게 시작한다는 문자기호 ‘i’, 즉 ‘유숨’(iusum) 혹은 ‘인페리우스’(inferius)와 “quia”(왜냐하면)이라는 단어가 그리 중요하지 않으니 다음 단어로 빠르게 넘어가라는 문자기호 ‘c’, 즉 ‘첼레리테르’(celeriter)가 함께 나온다. 뒤의 비르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음이 낮기 때문에 여기에서는 트락툴루스가 사용되었다.

‘-a’: 비르가(virga)

- ipse

악센트 음절 ‘ip-’: 페스 콰드라투스(pes quadratus) - ‘도’에서 낭송음(tenor)인 ‘레’로 올라가는 네우마. 두 음 다 빠르지 않으며, 주님이신 “그분이 직접”(ipse) 올가미에 걸린 내 발을 빼내어 주실 분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se’: 비르가(virga)

- evéllet

‘e-’: 트락툴루스(tractulus) - 음이 낮다는 문자기호 ‘i’가 함께 나온다.

악센트 음절 ‘-vél-’: 비르가(virga) + 포렉투스 레수피누스(porrectus resupinus) - 첫 음 비르가는 다음 음으로 재빠르게 올라갈 수 있도록 힘을 모으는 도움닫기의 역할을 한다. 음악적으로는 첫 음에서 아티큘레이션을 한다고 표현한다[Anfangsartikulation]. 이어지는 포렉투스 레수피누스는 마지막 음에 ‘l’ 발음과 관련된 리퀘셴스가 있는데, 해석에 따라 확장형 리퀘셴스를 가진 포렉투스로 볼 수도 있고 축소형 리퀘셴스를 가진 포렉투스 레수피누스로 볼 수도 있다. 그라두알레 노붐 복원 연구가들은 아마도 마지막 리퀘셴스 위에 음을 높이라는 ‘l’과 그 아래에 음을 낮추라는 문자기호 ‘i’ 두 개가 동시에 온 것을 봐서 세 개의 음이 아니라 네 개의 음으로, 즉 리퀘셴스를 축소형 리퀘셴스로 해석을 한 것 같다. 그래도 혹시나 과거의 그라두알레 로마눔이나 그라두알레 트리플렉스처럼 확장형 리퀘셴스로 해석할 경우에는 포렉투스의 마지막 세 번째 음에서 ‘l’이 울리게 해 주고, 그라두알레 노붐처럼 축소형 리퀘셴스로 해석할 경우에는 포렉투스 레수피누스 마지막 네 번째 음에 자음 ‘l’만 붙이고 다음 음절로 바로 넘어가도록 한다.

‘-let’: 클리비스(clivis) - 클리비스에는 두 음을 천천히 부르라는 에피세마가 붙었고, 두 번째 음 다음에는 이 두 번째 음을 높여 부르라는 문자기호 ‘s’가 함께 나온다. 아마 과거에 이 부분에서 음이 떨어졌던 것 같다.

- de: 트락툴루스(tractulus) - 앞 음과 같은 음으로 시작하라는 문자기호 ‘e’가 나온다.

- láqueo

악센트 음절 ‘lá-’: 토르쿨루스(torculus) - 빠르지만, 악센트 음절에서의 토르쿨루스 역할이 이미 꾸밈음과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에, 악센트가 충분히 강조된다.

‘-que-’: 트락툴루스(tractulus)

‘-o’: 클리비스(clivis) - 두 번째 음에 약간 음을 낮추라는 문자기호 ‘im’, 즉 ‘인페리우스 메디오크리테르’(inferius mediocriter)가 나온다.

- pedes

악센트 음절 ‘pe-’: 비르가(virga)

‘-des’: 토르쿨루스(torculus) - 토르쿨루스 마지막 음은 축소형 리퀘셴스이며, 이 토르쿨루스는 악센트 앞 음절에서 악센트를 준비하는 역할을 한다.

- meos

악센트 음절 ‘me-’: 클리비스(clivis) + 프레수스 미노르(pressus minor)와 연결된 클리비스(clivis) + 비르가(virga) - ① 첫 클리비스에는 에피세마가 붙었다. 두 음 다 빠르지 않다. ② 이어지는 클리비스와 프레수스 미노르는 모두 연결되어 모두 빠르다. 프레수스 미노르의 첫 음인 오리스쿠스(oriscus)는 프레수스 마요르에서와 마찬가지로 앞 음과 같은 음으로 시작한다. ③ 마지막 비르가는 프레수스 미노르의 레수피누스 역할을 하는데, 여기에서는 아직 프레이즈가 끝나지는 않았지만, 다음 음절에서 프레이즈를 끝맺는 것[카덴차 cadenza]을 준비한다.

‘-os’: 클리비스(clivis) - 에피세마가 붙어 두 음이 다 길다. 프레이즈를 끝맺는다.

- réspice

악센트 음절 ‘rés-’: 비르가(virga) - ‘약간’ 혹은 ‘적당히’를 뜻하는 문자기호 ‘m’, 즉 ‘메디오크리테르’(mediocriter)가 함께 나온다. 정확한 의미는 확실치 않다.

‘-pi-’: 토르쿨루스 레수피누스(torculus resupinus) + 비르가(virga) - 토르쿨루스 레수피누스 마지막 음에 에피세마가 붙었고, 또한 네우마 분절로 인해 네 번째 음이 조금 길다. 그래서 첫 세 음은 빠르게, 마지막 두 음은 계단을 올라가다가 다음 음절에서 계단을 내려오듯이 조금 천천히 부른다. 음악적으로도 이 단어가 낭송음[tenor] ‘레’를 둘러싸고 장식음으로 ‘시’와 ‘도’를 붙인 형상으로, 뒤돌아보고, 다시 한 번 쳐다보고, 되돌아 생각해보고, 주의깊게 살펴본다는 단어 “respicio”의 뜻을 그대로 그려내고 있다. 

‘-ce’: 비르가(virga)

- in: 페스 콰드라투스(pes quadratus) - 두 번째 음은 확장 리퀘셴스이다. 따라서 두 번째 음에서 ‘n’이 잘 울리도록 잠시 머물러준다. 첫 번째 음에는 음을 낮추어 부르라는 문자기호 ‘i’가 함께 나온다.

- me: 토르쿨루스 레수피누스(torculus resupinus) + 토르쿨루스(torculus) - ① 토르쿨루스 레수피누스 첫 번째 음과 두 번째 음이 네우마 분절로 나뉘어져 사실상 트락툴루스(tractulus) + 포렉투스(porrectus)가 되었다. 그래서 첫 번째 음은 빠르지 않으며, 도움닫기의 역할을 한다. 두 번째와 세 번째 음은 빠르며, 네 번째 음에는 에피세마가 붙었다. ② 이어지는 토르쿨루스는 옆으로 누운 형상이며, 따라서 빠르지 않다. 마지막 음에는 음을 낮추라는 문자기호 ‘i’가 함께 나온다.

- et: 에피포누스(epiphonus) - “et”은 ‘그리고’ 정도의 의미를 지녀 그리 중요한 단어는 아니지만, 여기에서는 라틴어 낭송 법칙상 임시적으로 보조 악센트가 되었고 그래서 이 자리에 발음이나 악센트 강조를 해 주는 리퀘셴스가 오게 되었다. 이 리퀘셴스의 이름은 에피포누스인데, 트락툴루스가 아니라 페스로 표현이 되었으므로 축소형 리퀘셴스가 된다. 따라서 두 번째 음에 자음 ‘t’를 가볍게 붙이고 다음 단어로 넘어간다.

- miserére

‘mi-’: 페스(pes) - 가볍게 부르라는 문자기호 ‘c’가 나온다. 모두 가볍다.

‘-se-’: 트락툴루스(tractulus)

악센트 음절 ‘-ré-’: 네 음으로 구성된 퀼리스마 스칸디쿠스(quilisma scandicus) - 첫 두 음은 마지막 네 번째 음으로 가기 위해 천천히 준비해 주면서 올라간다. 세 번째 음인 퀼리스마는 앞 두 음에서 준비한 힘을 이용하여 재빠르게 네 번째 음으로 올라간다.

‘-re’: 비르가(virga) - 풍선을 살짝 튕기는 것처럼 한 번 더 위로 올려주듯이 가볍지만 “-e” 발음에서 “me-” 발음으로 넘어가는 시간을 벌어주면서 아주 조금만 더 길게 불러준다. 악센트 음절에서의 힘이 아직 빠지지 않았고 이어지는 악센트 음절로 이어질 수 있는 중간 역할을 한다. 

- mei

악센트 음절 ‘me-’:  디스트로파(distropha) + 프레수스 미노르(pressus minor)와 연결된 포렉투스 플렉수스(porrectus flexus) + 비르가(virga) - 전체적으로 빠르다. 보통의 네우마 분절과는 달리 예외적으로 두 개로 나뉘어진 클리비스들은 네우마가 나뉘어 있다고 해도 네우마 분절로 보지 않고 연결된 하나의 포렉투스 플렉수스나 마찬가지로 본다. 그래서 이 음절에서의 네우마들은 모두 연결된 하나의 빠른 멜리스마군으로 보는 게 좋다. 이 네우마군은 “miserére”에서 받은 힘을 가벼우면서도 그대로 빠르게 밀고 나가다가 마지막 비르가에서 다음 음절의 카덴차를 준비하면서 약간 느리게 부른다.

‘-i’: 클리비스(clivis) - 에피세마가 붙었다. 두 음이 다 길다. 한 프레이즈의 마침[카덴차]이지만, 한 문장의 끝이 아니기 때문에 너무 길게 쉬지는 않도록 한다.

- quóniam

악센트 음절 ‘quó-’: 비르가(virga) - 음을 높여 부르라는 문자기호 ‘s’가 함께 나온다.

‘-ni-’: 비르가(virga) + 클리비스(clivis) - ① 론 사본은 앞의 비르가를 페스(pes)로 기보해 놓았다. 그러나 아인지델른 사본을 비롯해 대부분의 사본은 비르가로 기보해 놓았는데, 그라두알레 노붐의 멜로디 복원을 한 학자들은 이 첫 네우마가 어떤 사본에서는 비르가고 또 어떤 사본에서는 페스로 기록된 것을 볼 때 첫 음을 약하게 부르는 페스 이니치오 데빌리스(pes initio debilis)로 해석한 것 같다. 혹시 당시 수도원의 공간과 울림에 따라 첫 음이 들리지 않았을 수도 있고 그래서 그레고리오 성가 전파과정에서 한 음이 생략되거나, 반대로 후대 사본에서 아래 음이 있었겠거니 하고 추측해서 덧붙였을 수도 있다. 그래서 아인지델른 사본 기호는 비르가지만, 그라두알레 노붐은 사선악보에 페스를 기보해 놓았다. 노래를 부를 때에는 첫음을 아주 가볍고 빠르게 부르면서 바로 두 번째 음으로 넘어간다. 이 두 번째 음에는 음을 높이라는 문자기호 ‘l’가 함께 나온다. ② 이어지는 클리비스는 빠르게 부른다. 마침 빠르게 부르라는 문자기호 ‘c’도 함께 나오며, 두 번째 음에는 음을 더 낮추라는 문자기호 ‘iv’, 즉 ‘인페리우스 발데’(inferius valde)가 나온다.

‘-am’: 클리비스(clivis) - 에피세마가 붙었다. 두 음이 다 길다. 다음의 악센트를 준비한다.

- únicus

악센트 음절 ‘ú-’: 비르가(virga) - 악센트 음절의 단독 음으로, 때로는 많은 음보다 하나의 음을 사용해서 악센트를 강조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여기에서는 마침 ‘홀로’, ‘외로운’ 이라는 뜻을 지닌 단어 “únicus”를 음악적으로 잘 표현했다.

‘-ni-’: 트리스트로파(tristropha) - 앞의 비르가와 같은 음으로 트리스트로파를 노래한다. 기호만을 놓고 봤을 때 이 트리스트로파 자체는 마지막 음을 향해 나아가지만, 음악적으로는 악센트에서의 음이 계속 끊임없이 이어지는 느낌을 주면서 앞의 비르가에 이어 “únicus”라는 단어가 가진 뜻을 더 잘 살려주고 있다.

‘-cus’: 토르쿨루스(torculus) + 클리마쿠스(climacus) - 토르쿨루스 첫 번째 음과 두 번째 음은 빠르게 부른다. 하지만 이 토르쿨루스와 클리마쿠스 사이에 네우마 분절이 이루어지기도 했고, 음이 4도 이상 차이나면서 아래로 떨어지기 때문에 토르쿨루스 세 번째 음에서 잠시 머무른다. 이어지는 클리마쿠스는 모두 빠르지 않다. 클리마쿠스는 이 프레이즈의 중간마침으로 계단을 천천히 내려오듯 부르며, 그렇다고 해도 프레이즈가 완전히 끝나는 것이 아니므로 클리마쿠스를 부른 이후에 오래 쉬지 않도록 한다. / 토르쿨루스 두 번째 음에는 음을 높이라는 문자기호 ‘s’가 나오며, 클리마쿠스 첫 번째 음에도 음을 높이라는 문자기호 ‘l’이 나온다.

- et: 체팔리쿠스(cephalicus) - 악센트 앞에 나오는 축소형 리퀘셴스로 두 번째 음은 “t” 발음을 해 주고 빨리 넘어가도록 한다. 이어지는 악센트 음절을 돋보이게 해 준다.

- pauper

악센트 음절 ‘pau-’: 페스(pes) + 디스트로파(distropha) + 포렉투스 플렉수스(porrectus flexus) - ① 첫 두 음, 페스는 아인지델른 사본을 봤을 때 두 개의 풍툼(punctum)인지 두 개의 트락툴루스(tractulus)인지 자세하게 구분하기 어렵다. 하지만 론 사본에는 빠른 페스에다 빠르게 부르라는 문자기호 ‘c’가 함께 기보되어 있는데, 이로 미루어 봤을 때 두 개의 풍툼인 것 같다. 따라서 첫 두 음은 빠르게 올라간다. ② 이어지는 디스트로파도 가볍고 빠르게 부른다. ③ 포렉투스 플렉수스도 가볍게 부르며, 마지막 음은 축소형 리퀘셴스이다. 그래서 이 음절 멜리스마에서는 계속해서 “paaaa-”하고 부르다가 마지막 음에만 가볍게 “u”를 부르고 다음 음절로 넘어간다. 이 마지막 음에 음을 낮추라는 문자기호 ‘i’가 나온다. / 그밖에 앞의 “únicus”와 마찬가지로 여기에서의 네우마 기호들이 단어가 가진 뜻을 음악으로 잘 그려 보여준다. 이 멜리스마는 빠른 네우마들을 사용해서 ‘가난한’을 뜻하는 단어 “pauper”에서 가진 것이 없어 아주 가벼운 상태를 보여준다.

‘-per’: 페스 숩비풍티스(pes subbipunctis) - 첫 음에 음을 높이라는 문자기호 ‘s’가 나온다. 첫 두 음은 가볍고 빠르며, 세 번째와 네 번째 음은 곡의 마침[카덴차]을 준비하면서 속도를 줄인다.

- sum: 퀼리스마 스칸디쿠스(quilisma scandicus) - 첫 음은 두 번째 음인 퀼리스마가 목표음에 잘 도달할 수 있도록 도움닫기의 역할을 한다. 그래서 첫 번째 음은 조금 길고, 두 번째 음은 세 번째 음을 향하듯이 부른다. 세 번째 음은 확장형 리퀘셴스이다. “m”이 울리도록 충분하게 불러준다. 다음의 악센트 음절을 준비하는 역할을 하기도 하고, 라틴어 낭송법상 이 끝에서 두 번째 음절이 임시 악센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pseudoproparoxitonos / antepenultima syllabae]. 세 번째 음에 음을 낮추어 부르라는 문자기호 ‘i’가 함께 나온다.

- ego

악센트 음절 ‘e-’: 토르쿨루스(torculus) - 옆으로 누운 형태의 토르쿨루스로, 카덴차 부분에서 많이 나온다. 곡을 끝내는 분위기를 준다. 세 음 다 모두 빠르지 않다.

‘-go’: 트락툴루스(tractulus)


음악적인 특징

앞서 로마의 안젤리카 사본 머리글자 그림에서처럼, 이 곡은 하느님을 향해 간절하고 그분을 그리워하며 신뢰하는 눈빛을 가득히 담은 이미지를 음악으로 보여준다. 하지만 첫 문장의 핵심은 내 눈빛이 “semper” 즉, 언제나 항상 변함없이 주님께 고정되어 있다는 단어에 있다. 다음 문장에서는 덫에 걸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내 발을 주님께서 친히 빼내어 주시리라는(evellet) 믿음이 핵심이다. “evellet”이라는 단어는 이렇듯 그물이나 올가미, 덫, 적들의 교묘한 계략과 함정에 걸려버린 나를 하느님께서 빼내주시는 모습이 음악적으로 잘 그려지고 있다. 그런데 이제까지 나를 구원하기 위해 개입하시는 하느님을 향한 믿음, 신뢰, 기쁨, 감사로 가득한 분위기였다면, 다음의 두 문장은 나를 제발 구원해 달라는 탄원, 간청, 애원이 가득한 진중하고 무거운 분위기로 바뀐다. 실제적으로도 앞 부분은 7선법의 테너음인 ‘레’가 중심이 되고, 뒷부분은 “respice” 다음 단어들부터는 ‘도’를 중심음으로 삼으면서 선법의 느낌이 확 바뀐다. “그래서 이 곡에서는 하느님을 향한 인간의 두 가지 기본적인 자세, 즉 한편으로는 신뢰와 찬양과 감사가, 다른 한편으로는 자신의 연약함을 인지하고서 바치는 겸손한 청원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 - 참조 및 인용문: Johannes Berchmans Göschl, 『Das Kirchenjahr im Gregorianischen Choral』, St.Ottilien: EOS-Verlag, 2021, 97-9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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