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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쩌다 인도네시아 Jun 05. 2024

숯불에 튀긴 바삭바삭 달걀튀김과 겉바속촉 치킨

숯불로 요리하는 인도네시아

1. 숯으로 튀김을 만든다.


족자카르타에는 몇몇 개의 유명한 자바식 맛집들이 있는데, 이 맛집들의 공통점은 다들 '숯'을 사용해 요리한다는 것이다. 숯으로 요리하면 맛있다는 걸 누군들 모르겠냐마는 아무래도 숯을 사용하면 지저분해지고 관리하기도 어려워서 집에서는 쉽사리 사용하지 못한다. 숯불은 한번 불을 켜는 것도 불을 끄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에 집에서 한두 개 요리하려고 한다면 사용할 수 없고 이렇게 끊임없이 손님들이 와야 사용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숯불로 요리한다는 것은 그만큼 사람들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길 한켠에서 모든 요리를 숯불로 요리한다.

숯불을 사용하면 숯향이 올라와 그 맛이 더해지기도 하고, 가스레인지보다 화력이 세기 때문에 요리들이 더 맛깔나기도 하다. 한국은 숯으로 숯불구이를 하는 것이 대부분인데 인도네시아는 숯불 꼬치를 굽거나, 튀김을 하기도 한다. 가마솥에 튀긴 치킨이나 전이 가장 비슷하지 않은가 싶다.

 

2. 완벽한 식재료. 달걀과 닭고기


인도네시아인이 가장 사랑하는 식재료 중 하나는 달걀과 닭고기이다. 할랄이 중요한 인도네시아는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다. 닭고기 아니면 염소, 소고기를 먹는다. 그래서 서민들이 가장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단백질이 바로 달걀과 닭고기이다. 

달걀과 밥 한 그릇이면 한 끼를 배불리 먹을 수 있고, 치킨이라도 한 조각 올리면 진수성찬이 된다. 특히나 인도네시아의 고추를 이용해 만든 삼발을 곁들이면 약간은 부실해 보였던 밥상의 맛이 푸짐해진다. 물가가 저렴한 족자 같은 경우는 천 원 정도면 나시뜰루르(nasi telur - 달걀밥)를 사 먹을 수 있으니 학생들에게는 참 좋다. 그래서 대부분의 학생들에게 뭐 하고 밥을 먹었냐고 하면 달걀이랑 먹었다고 한다. 

달걀은 전 세계 어디에서나 인기가 많은 영양가 가득한 최고의 식재료이다. 


3. 숯불에 달걀과 닭고기를 튀기다니. 선을 넘었다.


오늘 남편과 함께 갔던 식당... 아니 인니식 포장마차는 숯불을 이용해 음식을 만드는 곳이었다. 길거리 한편에 자리 잡은 이 식당은 줄 서서 먹는 족자카르타 유명 맛집이다. 줄을 서있는 내내 숯불로 요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적당한 화력이 유지될 때 재료들을 넣어 튀겨내는 걸 보면서 감탄을 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달걀은 튀겨내기에 여간 어려운 음식이 아니다. 달걀을 튀겨본 사람은 알겠지만, 화력이 세지 않으면 달걀이 기름을 다 머금어버린다. 바삭하지도 않고 느끼하기 그지없는 음식이 된다. 그런데 이 집은 숯불로 화력을 적당히 조절하여 정말 바삭한 달걀튀김을 만들어냈다. 게다가 두툼한 닭고기는 센 불에 바로 튀겨내니 겉바속촉의 최정점이다. 물론 바로 튀겨낸 것은 뭐든 맛있다. 하지만 식었는데도 겉바속촉이 유지된다는 건 다른 얘기다. 이것저것 먹느라 치킨을 가장 늦게 먹었는데도 그 맛이 변하지 않는 걸 보니 정말 맛있는 집인가 보다.   

숯불에 튀겨낸 달걀튀김, 치킨, 템페, 두부, 바나나까지. 정말 다 맛있다.


왼쪽에 닭이 입 벌리고 있는 게 살짝 보인다.�

그리고 가장 특별한 것은 닭머리 튀김. 입을 멀리고 있는 닭머리를 보고 있자니... 미안한 마음이 들지만, 직접 먹어본 남편의 말로는 닭목이 부드러우니 닭다리보다 맛있다고 한다. 치킨도 내가 먹어본 치킨 중에 손에 꼽히게 맛있는데.. 그보다 맛있다니.. 정말 대단한 맛이다.

이외에도 자바의 전통 국인 로데를 맛볼 수 있고, 인도네시아의 당면과, 파파야로 만든 나물요리를 함께 먹으면 자바향 가득한 한 끼를 맛볼 수 있다. 특히나 'lesehan [레세한]'이라고 부르는 돗자리에 앉아 먹으면 왠지 소풍 나온 것 같고 기분이 좋다. 

이렇게나 맛있는 바삭바삭 달걀튀김과 겉바속촉 치킨은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지 않을까? 아침부터 줄 서서 기다려야 하는 집이지만 족자카르타에 온다면 꼭 추천해주고 싶은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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