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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vid Nov 10. 2023

적금 금리 1% p 인하의 타격

“8천만 원 정도로 매월 40만 원 정도 벌 수 있는데 관심 있어?”

 뜬금없는 나의 제안에 상대는 잠시 고민하는 듯 말이 없다가 이내 질문을 시작한다.

 “오피스텔 뭐 그런 투자하라는 건 아니죠?”

 ‘오피스텔처럼’이라는 말을 생략한 나는 뜨끔했지만 나름 확신을 가지고 좋은 투자 방법을 추천한다는 확신이 있던 나는 설명을 이어갔다. 

 “윤 대위!(윤 씨 아님, 직급 대위 아님, 별명이 윤 대위임), 카카오뱅크 26주 적금이라는 게 있거든 이걸 매주 하나씩 만들어서 돌려봐!"


 몇 년 전부터 카카오뱅크에서는 7.0%짜리 적금을 만들었다. 조금 특이하지만 금리가 높은 상품인 것은 분명했다. 동시에 시시해 보이기도 했다. 다른 고금리 상품처럼 납입 금액이 적었으니까.  카카오 뱅크 26주 적금은 매주 일정 금액씩 증액하며 불입하는데 증액 금액이 최대 만 원이다. 즉 첫 주는 만원, 둘째 주는 2만 원,... 26째 주는 26만 원.

 이렇게 모두 합하면 351만 원이 된다. 이 통장을 매주 한 개씩 만드는 거다. 그러면 마찬가지로 26주 차에는 351만 원을 입금해야 한다. 그리고 그 순간 26개의 통장에 들어가 있는 금액은 총 3260만 원이 된다. 그리고 27주 차부터는 통장 한 개가 만기가 되어 이자를 포함한 금액을 돌려받으니 그 금액으로 나머지 25개 통장에 필요한 금액을 넣고 새로운 통장을 한 개 만들면 이자(약 3만 7천 원)만 수중에 남게 된다. 이 과정을 무한 반복하는 것! 이것이 카카오 뱅크 26주 적금 풍차 돌리기다.


 이 적금에 대해 안 좋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들의 주장은 액면 이율은 7%지만 실질 이율은 그것보다 적다는 것이었다. 모든 적금이 그렇다. 예금과 달리 돈이 통장 속에서 이자를 받는 기간이 적다. 예를 들어 마지막에 입금한 26만 원은 25주 동안 이자를 못 받고 마지막 한 주만 7%의 이자를 받으니 실제 받을 수 있는 이자는 매우 작아진다. 이 이유로 카카오뱅크 26주 적금은 많은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물론 카카오뱅크 26주 적금이 매주 혹은 매 달 일정한 금액을 입금하는 다른 적금보다 실질 이자가 적은 것은 사실이지만 다른 이익이 있었기 때문이다. 즉 26주 이전까지는 손해라도 26주 이후에는 얘기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위에서 설명했듯이 27주 차부터는 이미 입금되어 있는 3260만 원으로 26개의 통장을 유지하며 계속 이자를 받으면 된다. 3260만 원이 7% 적금 통장에 계속 들어가 있는 상태가 유지되니 실질적으로는 예금 통장으로 바뀌게 된다. 26주만 참으면 적금 통장이 예금 통장으로 바뀐다. 그런데 7% 예금 통장이 흔한가? 내가 3260만 원의 여유만 있다면, 이 돈을 계속 통장에 넣어둘 수만 있다면 계속 7%의 수익을 낼 수 있는데 다른 투자를 통해 이 정도 수익률이 가능한가? 난 그런 투자 방법을 알지 못한다.


 여기에 부부가 함께 한다면 수익 금액은 두 배로 늘어난다. 6500만 원 정도로 연 400만 원 정도 이자 수익을 낼 수 있으며, 추가로 4개의 통장을 만들면(카카오 뱅크 26주 적금은 개인당 30개까지 개설이 가능하다)

 대략적으로 8천만 원으로 매달 40만 원 가까이 이자 수익을 낼 수 있다. (대략적인 계산임을 유의하자)


 이렇게 열심히 설명하자 윤대위는 고개를 끄덕끄덕하는가 싶더니 엑셀 프로그램을 띄우고 직접 숫자를 넣어가며 확인 후 말했다.

 “나중에 여유 자금이 생기면 해볼 만하겠네요.”


 뿌듯했다. 무언가 인정받는 느낌. 내가 무언가를 잘하고 있는 느낌.


 그 후로도 매주 화요일 적금 통장을 하나 만들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만드는 기분으로 신규 통장을 개설했다. 그런데  며칠 전, 낯선 숫자가 보인다.


 “6%”


 잘 못 본 줄 알았다. ‘7%’ 얼마나 아름답고 상징적인 숫자인가? 그런데 그 숫자가 6으로 작아진 것이다. 검색을 해봤더니 이번 주부터 카카오 뱅크 26주 적금의 금리가 1% p 내려갔다. 갑자기 힘이 쭉 빠진다.


 대충 계산해 보니 연 70만 원의 금융소득이 줄어든다. 엄청 손실이 발생한 느낌이다. 힘이 빠진다. 하지만 다른 대안은 없다. 6% 이상 안정적으로 수익이 나는 투자 방법을 나는 모른다. 어쩔 수 없다. 계속 이어나간다. 


 아직 26주 적금을 시작하지 못한 윤 대위가 안 됐다. 7%의 단 맛을 보지 못하고 6%로 시작을 하게 되다니. 비보를 전해줘야겠다. 동시에 다시 카카오뱅크 책임자가 다시 7% 상향하는 날을 그려 본다. 동시에 어느 정도의 여유 자금이 있으신 분, 6%의 수익률도 만족하시는 분들에게는 이 적금을 추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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