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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승원 Mar 12. 2024

[아빠기자의 육아기행] "올해 마지막은 롯데월드에서"

12월의 마지막 금요일. 이날 하루 연차를 쓰고 딸 아이와 함께 하기로 했다. 우리의 목적지는 딸 아이가 입이 닳도록 말했던 롯데월드. 


체험학습으로 대체한 딸 아이는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날과 다르게 일찍 일어났다. 출근하는 와이프와 함께 아침을 서둘러 먹은 후 와이프를 회사에 데려다 준 후 잠실로 향했다. 30분 가량을 운전해 주차를 한 후 롯데월드로 들어갔다.

이미 그곳엔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학생들과 연인들, 가족 단위로 사람들이 가득했다. 와이프가 미리 준비해 준 매직패스 앱을 열고 안으로 향했다. 우선 날씨가 그렇게 춥지 않아 매직아일랜드로 넘어갔다.  

그 곳에서 가장 먼저 딸 아이의 발걸음을 잡은 건 '자이로드롭'.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 매직패스를 쓰지 않고 바로 탈 수 있었다. 처음 타는 놀이기구로, 고층 아파트 높이까지 올라가는데, 딸 아이는 무서움은커녕 올라가는 그 시간을 즐기고 있었다. 

올라가는 도중 놀이기구에서 나오는 삐그덕 하는 소리에 나는 걱정스러웠지만, 딸 아니는 개의치 않았다. 그렇게 꼭대기로 올라간 후 잠시 대기하곤 그대로 수직낙하하는 '자이로드롭'. 너무 순식간에 내려가는 바람에 무서움보단 놀람이 우선이었다. 그렇게 땅에 도착하자 웃으며 재미있다고 말하는 딸 아이. 딸 아이는 내리자마자 바로 뛰어 줄을 섰다. 다른 것을 타자는 말에도 사람 없을 때 더 탈 것이라며 순서를 기다리는 딸 아이. 그렇게 3번을 연달아 탄 뒤에야 다른 놀이기구를 타러 이동할 수 있었다.

그 다음으로 탄 것은 '자이드로스윙'. '자이로드롭'과 달리 대기하는 사람이 많아 이때부턴 매직패스를 사용했다. 어플을 직원분께 보여드린 후 탑승을 했는데, 이 놀이기구는 '자이드롭'보다 무서움의 단계가 더 높았다. 놀이기구가 돌면서 하늘 높이 치솟고 내리는 것을 반복하는데, 이 과정에서 자칫 석촌호수에 빠질 것 같은 느낌을 들게 했다. 무서움의 강도가 더 올라갔지만, 딸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은 미미해 보였다. 재밌었다며 다른 것을 타러 가자고 조르는 딸 아이. 

그런 딸 아이의 손에 이끌려 간 곳은 롯데월드의 대표 놀이기구 중 하나인 '아틀란티스'. 이것을 타지 않으면 롯데월드를 가지 않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인기가 많은 놀이기구다. 

문제는 딸 아이의 키. 130Cm가 넘어야 탈 수 있는데, 딸 아이의 키가 간당간당했다. 직원분이 키 재는 것을 가져와 재는데, 약간 모잘라 탈 수 없다고 말하자 이내 눈물을 흘리는 딸 아이. 다른 직원분이 와 딸 아이를 달래준 후 딸 아이의 머리를 잡고 늘어뜨리며 키를 다시 체크했다. 그러면서 겨우 통과라고 말해주자 딸 아이는 웃으며 탑승 입구로 뛰어갔다. 감사의 인사를 전한 후 딸 아이와 대기를 한 후 '아틀란티스'를 탑승했다. 처음 타는 놀이기구였는데, 너무 재밌고, 스릴이 넘쳤다. 다만 한번에 탈 수 있는 인원이 적어 대기시간이 너무 길다는 게 단점이었다. 매직패스가 없었더라면 2시간은 기다려야 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아틀란티스'를 탄 후 매직아일랜드의 다른 놀이기구를 더 타고, 다시 아틀란티스를 탄 후 어드벤처로 들어왔다. 놀이기구를 타느라 점심을 먹지 못해 패스트푸드점에서 치킨과 감자튀김으로 배를 채웠다. 돌아다니느라 피로감을 느낀 만큼, 조금 쉬면서 여유롭게 점심식사를 하고 싶었던 나. 이런 바램은 딸 아이의 말도 안되는 식사 속도에 처참히 무너졌다. 평상시 식사를 할 때면 너무 늦게 먹어 채근하는 게 일상이었지만, 롯데월드에선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빨리 먹고 놀이기구를 더 타려는 딸 아이의 바램이 식사 속도를 높여준 것이다.  

20분도 채 되지 않아 식당을 나와 다시 딸 아이와의 놀이기구 체험이 이어졌다. 점심식사 후 딸 아이가 선택한 놀이기구는 '후렌치레볼루션'. 내가 어렸을 때부터 있었던 놀이기구로, 지금도 인기가 많은 놀이기구 중 하나다. 당시 일반대기 시간만 110분. 매직패스 덕분에 바로 들어가 탑승할 수 있었다. 빠른 속도로 내달리는 열차가 연속으로 두 바뀌는 도는데, 어렸을 때와 마찬가지로 스릴을 느낄 수 있었다. 딸 아이 역시 만족했는지, 이따 다시 탈 것이라고 말하곤 출구로 향했다.  

다시 다른 놀이기구를 타러 이동하려고 하는데, 마침 퍼레이드 행사가 진행됐다. 당연히 이동에 제한이 이뤄졌고, 딸 아이는 불평하기 시작했다. 퍼레이드보단 놀이기구를 타러 가야하는데, 이동할 수 없으니 답답해 한 것이다. 이런 딸 아이를 달래며 퍼레이드를 구경한 후 다시 놀이기구를 타러 이동했다. 

그 뒤로 '신밧드의 모험', '바이킹', '후룸라이드' 등을 탔고, 다시 매직아일랜드로 나가 '아틀란티스'를 타는 것을 마지막으로 매직패스를 모두 사용했다. 그런 뒤 다시 어드벤처로 들어와 회전목마를 타고 집에 가려 했지만, 딸 아이는 무척 아쉬워했다. 

이런 딸 아이에게 하나만 기다렸다가 타고 집에 가자고 말하자 웃으며 뛰기 시작했다. 

그렇게 선택한 놀이기구가 바로 '후룸라이드'였다. 대기 시간만 2시간. 너무 오래 걸린다며 딸 아이를 달랬지만, 소용없었다. 결국 딸 아이의 고집에 줄을 서기로 했다. 대기하는 시간에 나의 핸드폰은 당연히 딸 아이의 몫이 됐다. 유튜브며 게임이며 엄마랑 같이 있으면 할 수 없던 것들을 오늘 원 없이 했다. 핸드폰의 배터리가 거의 끝나갈 때 쯤 '후룸라이드'에 탑승하게 됐고, 그렇게 롯데월드에서의 일정이 모두 마무리됐다.

집에 가는 길에 기념품 샵에 들러 딸 아이가 가지고 싶어하는 것을 사주고 주차 등록을 하러 가는데, 문제가 생겼다. 핸드폰 꺼져 주차 등록을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등록 없이 출차하려면 3만원이 넘는 돈을 내게 생긴건데, 근처 직원분의 도움으로 무사히 등록이 돼 주차비 없이 나갈 수 있었다. 핸드폰을 너무 많이 한 딸 아이를 조금 꾸짖으며 같이 손을 잡고 주차장으로 향했다.  


차를 몰고 밖으로 나와 와이프를 데리러 가는데, 딸 아이는 피곤했는지 이내 잠이 들었다. 갈 때는 들떠서 잠도 안 잔 딸 아이가 놀고 난 뒤 꿀잠을 자는 모습을 보니 뭉클했다. 매직패스 등 롯데월드에서 쓴 금액이 적지 않지만, 앞으로 2~3년 뒤엔 아빠보단 친구들이랑 놀러 간다고 할 것을 알기에... 그만큼 이 시간이 소중하고, 빨리 지나가지 않았으면 한다. 


울딸~ 올해의 마지막 날을 아빠랑 롯데월드에서 알차게 보냈네. 아빠는 울딸이 놀이기구를 너무 좋아해서 같이 타느라 무섭고 힘들지만, 그래도 울딸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는 게 너무나 좋아. 고학년이 되고 중고등학생이 되면 친구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겠지? 그 전까진 아빠랑 이렇게 둘이 놀이기구 타러 많이 다니자. 아빠가 돈 많이 벌어서 많이 데리고 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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