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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구니 Jul 25. 2024

[아빠기자의 육아기행] "너무 매달리지 않았으면 해"

나의 어린시절과 같이 친구를 너무도 좋아하는 딸 아이. 가끔은 딸 아이가 혼자 너무 친구한테 매달리는 게 안타까울 때가 있다. 딸 아이는 친구랑 같이 놀고 싶어하는데, 친구는 그렇지 않은 모습을 보일 때가 그렇다.

최근에도 이런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바로 토요일 오후 미술학원에서. 최근 딸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친구 한명이 딸 아이와 같은 미술학원에 다니기 시작했다. 같이 미술학원을 마치고 나오는데, 딸 아이가 친구랑 같이 저녁을 먹고 싶다고 조르기 시작했다.  

딸 아이 친구의 아빠는 다른 일정이 있다고 말했고, 친구 역시 크게 반응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오직 우리 딸 아이만 나에게 친구랑 저녁을 먹겠다고 한 것이다. 


이런 딸 아이에게 친구가 일정이 있어 오늘은 안 되고 다음에 약속을 하고 만나자고 달랬지만, 딸 아이는 서운했는지 울기 시작했다. 서둘러 딸 아이 친구네와 인사를 하고 딸 아이를 데리고 차로 향했다. 차로 가는 길에도 울음을 멈추지 않는 딸. 이런 딸 아이를 달래기 위해 '문구방구'에 데려가 사고 싶은 것을 하나 사주면서 달랬다.  


집으로 향하는 길. 차 안에서 딸 아이에게 "울딸이 너무 친구한테 매달리지 않았으면 좋겠어"라고 말했다. 친구가 같이 놀겠다고 말했으면 나도 그 친구 아빠에게 말이라도 하려고 했지만, 친구는 그럴 생각이 없어 보여서 말하지 않았다고 설명해줬다. 그러면서 딸 아이에게 "울딸이 매달리지 않고 친구가 매달리면 같이 놀아. 오히려 울딸이 쿨하게 헤어지면 그 친구가 놀고 싶어서 같이 놀자고 말할거야"라고 말해줬다. 그제서야 나의 말을 이해했는지 알았다고 고개를 끄덕이는 딸 아이.


가끔 이럴 때마다 딸 아이가 상처를 받을까봐 걱정이 되곤 한다. 나 역시 어린시절 친구들이 좋아 친구들한테 맞춰줬지만, 이를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는 친구들이 많아 실망한 적이 종종 있었다. 그때 친구들과 함께 하려던 그 열정을 공부나 다른 취미활동으로 대체했다면 더 나은 삶을 살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지금도 가끔 하곤 한다. 딸 아이 역시 나와 같은 과정을 겪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 큰 게 사실이다. 


울딸~ 친구들이랑 노는 게 좋고, 친구들이 안 놀아주면 슬프지? 그런데 아빠는 울딸이 너무 친구에 연연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진짜 친구는 내가 다가가기 전에 먼저 다가와주거든. 울딸이 먼저 다가갔다가 상처 받지 않았으면 해. 대신 아빠가 울딸이랑 더 많이 놀아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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