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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내 Apr 07. 2022

작가와 고양이

스케치 작업을 할 때는 음악을 듣지 않는다. 채색을 할 땐 듣지만. 지금 최대한 귀를 기울여본다. 유일하게 시계 초심 소리만이 정적을 깨며 울리고 있다. 스케치 작업을 할 때면 유독 외롭다. 온기가 그리울 땐 고양이가 기척을 내며 곁으로 다가와 마음을 기댈 곳이 되어준다. 따뜻하고 보드라운 뱃살에 얼굴을 비비면 행복이 듬뿍 솟아난다. 고양이는 자기만의 사생활이 존재해서 어느 정도 친밀감을 표출하고 나면 뒤도 안 보고 다시 혼자가 되기 위해 가버린다. 맺고 끊음이 정확하다. 단호한 뒷모습을 보면서 나도 미안한 마음 없이 곧바로 작업에 몰두할 수 있다. 결론은 고양이 최고. 우리는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 또 각자의 공간 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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