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대 편입 후, 나의 첫학기가 끝이 났다. 처음 혹은 오랜만이라 그런지 정신 없이 흘러간 3학년 1학기. 어쨌든 끝이 났으니 간략하게 후기를 남겨보고자 한다.
3학년 1학기는 패스과목인 '원격대학교육의 이해'를 포함하여 전공 12학점, 교양 6학점으로 총 19학점 신청해 들었다. 첫 학기 부터 빡센거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던 건 사실이지만 졸업요건을 채우려면 2학기는 12학점씩 2학기는 9학점씩 들으면 됐는데 4학년 때 빡센것보다 그냥 3학년 때 빡세고 말자는 생각으로 짜다보니 이렇게 짜게 되었음.
1. 컴공 필수 5대과목 (컴퓨터구조, 운영체제, 알고리즘, 자료구조, 데이터베이스)
2. 재미있어 보이거나 후기에서 수업/시험 모두 무난하거나 괜찮다고 평이 난 과목
3. 순수하게 배우고 싶은 과목
4. 어려운 과목과 쉬운과목을 한 한기에 적절히 섞는다.
5. 2년 안에 졸업을 목표로 한다.
이 다섯 가지를 기준으로 충족하는 과목들을 적절히 섞었다. 나는 방통대의 목적이 '학위취득'만 목표가 아니였기 때문에 나름 다각도에서 고민해서 수강신청을 했다.
이 아래로는 과목별로 후기를 간단하게 작성 해볼 건데, 굉장히 주관적일 수 있으니 참고만 하길 바란다.
참고로 글쓴이는 3년차 Python을 찍먹해본 Java 기반 웹 개발자임을 반드시 감안해주시길! (노베이스 아님!)
게다가 버리는 과목 없이 모두 열심히 공부했다는 기준으로 서술함!
신입생이라면 한 번은 꼭 들어야 하는 필수 과목인데 나는 2배속으로 해놓고 내용 다 들었다. 내가 지금 방통대 단톡방에 들어가 있는데 거기에 온갖 질문이 다 올라온다 근데 사실 그런 내용들은 홈페이지 + 원격 대학교수의 이해 정도만 들어도 다 나온다....이것저것 헤맬 바에는 그냥 2배 속으로 후루룩 한 번이라도 주의 깊게 들어보는 걸 추천한다. (참고로 책은 안사도 된다!)
수업 내용 알차고 재밌다. 그 대신 노베이스라면......정말 힘들 것 같음. 특히, SQLD를 공부해보신 분들이라면 엄청 수월하게 볼 수 있는 과목. 나는 컴공 필수5대 과목 중에 하나라서 그냥 무조건 들었다. 출석수업이 존재하며 중간/기말 시험 모두 무난무난한 수준.
이 수업 역시도 정재화 교수님의 강의 인데 수업 내용 역시나 알차고 재밌다. 말그대로 기초이기 때문에 이론적인 내용이 대부분이라 실습수업의 느낌을 원했다면 실망 할 가능성이 크고 노베이스라면 파이썬 강의 가볍게 인터넷으로 들어보고 들으면 더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음. 3년차 자바 개발자인 나에게는 쉽게 느껴진 게 사실이다. 책이 없고 교안으로 대신하기 때문에 책 값이 따로 안들어서 좋았지만 생긴지 얼마 안된 수업이라 기출문제가 따로 없어서 공부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던 건 사실이다. 출석수업이 존재하며 모두 무난무난한 수준.
난 원래 알고리즘에 무지하게 약하다. 코딩테스트도 엄청 힘들어 하는 스타일인데 컴공 필수 5대 과목인데다가 알고리즘을 잘하고 싶어서 '순수' 학문의 목적으로 신청했다. 내 목적에는 알맞는 수업이라고 생각함. 과목의 특성상 지루하긴 한데 생각보다 쉽게쉽게 설명을 엄청 잘해주심. 그런데 난 알고리즘은 너무너무 어렵다....제대로 배워도 여전히 어려운 것 같다. 출석수업이 존재하며 역시나 모두 무난한 수준이나 내가 워낙 알고리즘을 어려워해서 기말 시험 공부하는 데에 힘들었다.
수업 재밌게 잘 해주심. 유비쿼터스 기술에 포함되는 기술들이 많고 낯선 것들이 많아서 개념을 익히는데 어려움이 있었으나 재미있었다. 의외로 중간과제가 정말 내 생각으로만 채워야 하는 과제라서 어려웠고, 기말은 역시나 공부만 했다면 무난무난한 수준이었다.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까지 싹 훑는 강의. 정처기를 공부했거나 자격증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익숙한 개념들일 것임. 정처기보다 쉬움. 제일 좋았던 건 기말고사 범위가 다른 과목은 교재 전체인 경우가 대부분인데 컴퓨터의 이해는 1~15강 중, 5~13강까지 범위가 좁아서 공부하긴 수월했다. 이게 누군가에겐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는 점인데 워낙 공부할 게 많아서 나는 범위가 조금이라도 좁은게 좋았음! 중간, 기말,과제 모두 무난무난한 수준이었다.
이것도 정말 '순수하게 배우고 싶은 과목'이라서 선택하게 되었음. 한국사를 좋아하는데 잘 알진 못해서 더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들었고, 정말 그냥 한국사 내용이다. 아무래도 방대한 한국사를 15강 내에 진행해야 하다보니 전체적인 깊이는 많이 떨어지는 편인데, 나는 그래서 교양과목으로 딱 적당하다고 생각했음. 몇년 도인지는 몰라도 그 때가 무슨 일이 있었고, 이런 사건이 있었다 정도만 알아도 충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중간/기말 역시 공부했다는 기준으로 무난무난했다.
4월에 입원/수술 하는 일이 있었고 수술하는 주가 중간과제 제출일과 맞물려서 미리미리 과제 해놓느라 굉장히 힘들었는데 그래도 또 재밌었던 기억....
한 학기만 해보고 너무 힘들면 휴학할 생각도 했는데, 생각보다 재밌었고 즐거웠고 힘들었지만 보람있었다. 내 머릿 속에 흐릿한 개념들을 한번 더 선명하게 만들었다. 특히 하드웨어. 아무래도 다음 학기도 휴학 없이 바로 시작할 것 같다.
3월엔 "장학금 받을 정도로 성적 잘받아보자!"는 포부도 있었는데 공부하면서 "역시, 쉽지 않구나" 라는 생각도 했고. 성적도 좋지만 많이 배우고 머릿 속에 많이 남기자는 다짐을 많이 한 한해.
아무튼 3학년 1학기 끝! 고생했다 나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