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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차장 Nov 26. 2023

제조업 재무제표 툭 건드리기

CFO가 뚫어지게 쳐다본 하나의 계정과목은 재고였습니다.

서문

며칠 전 재무진단 컨설팅을 급작스럽게 요청해주셔서 수행하게 되었다.충북 산업단지 내에 소재한 아주 작은 5인 이하 사업장. 업종은 제조업이었다. 사실 내가 뉴욕에서 근무할 때부터 제조업과 뱅킹을 모두 감사를 했었는데 내 입장에서는 학교에서 배운 그대로 적용 가능한 영역이 바로 제조여서 좋았다.

https://www.teslarati.com/tesla-new-gigafactory-location-reveal-2023/

제조업은 말 그대로 R&D -> 구매 -> 생산 -> 판매 -> A/S 까지 일련의 Value Chain이 잘 붙여져 있고 이를 장부상에 어떤면에선 무난하게 반영되어져 있어서 이것저것 테스트 해볼 수 있어서 좋은 기억이 있다. 반면에 뱅킹이나 보험사들은 훨씬 골치 아팠고 용어도 생소했으며 Regulation도 너무 많아서 다신 쳐다도 안보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이래서 처음 무엇을 누구한테 어떻게 배우느냐가 인생에 괘 중요한 부분같다.)

https://www.euractiv.com/section/electric-cars/news/tesla-berlin-gigafactory-launch-a-model-for-germ

여하튼 이 기업에서 연말에 굳이 왜 나에게 퀵한 컨설팅을 요청하셨는지 자초지종을 좀 들어보니 결국은 세무리스크까지 이어지는 듯 하다. Earning, 즉 수익이 많이나면 좋을 것 같지만 이는 즉결 세금을 많이 내는 시나리오로 이어진다. 이를 필사적으로 줄이고 깎고 싶은게 자영업 또는 소규모 법인 대표들의 심정일 것이다.


컨설팅 수행방식

오랜만에 수행하는 원격 컨설팅이기에 방법론을 좀 고민해봤다. 일단 물리적으로 멀고 예전방식으로는 찾아가서 하루이틀 내지 반나절은 고객사에 머물며 자료도 받고 이야기도 듣고..근데 글쎄 이건 쫌.. 나는 요식행위에 빠져있는 평범한 CFO가 되고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일단 이메일로 요청자료를 작성한 후 전화 한통을 드렸다. 그리고 Zoom 미팅을 제안 드렸고 사장님께서 자기는 잘 모르지만 아들래미가 할 줄 안다고 말씀하셨다. 다행히 Zoom미팅 2~3회정도 진행하는 것으로 이야기되었다.


일단 내가 항상 상대해오던 규모있는 회사들 하던 방식 그대로 하면 어떤 Value도 드릴 수 없다고 생각 했기에 아주 퀵하게 그리고 Lean하게 진행했다. 가장 쉽게 받을 수 있는 재무자료를 요청해보니 세무조정 계산서가 있었다. 이 또한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영역이지만 매년 3월말까지 법인세 신고를 하게 되어 있는데, 그 안에 재무제표를 포함하게 되어있다.


실제 회사들이 맞추어놓은 장부와 칼같이 잘 맞으면 좋겠지만 세무서 제출용 재무자료와 은근 잘 안맞는다. 하지만 그건 대기업이야기 일것이라 생각했고 요청하여 최근 3개년도 자료 재무자료를 받았다. 역시나 현금흐름표는 별도 작성되어 있지도 않았다. 규정에도 현금흐름표는 일정 규모 이상일 경우에만 제출하게 되어있나 확인해보니 역시나 맞았다.


3개년도 과거 재무자료 엑셀주떼여

이메일로 정중히 요청을 드린 결과 멋지게 생각보다 아주 빠르게 제공주셨다. 근데 무언가 오잉 하는 모먼트는 바로 3개년도 재무자료가 몽땅 PDF로 왔다는 것.


Readable PDF라서 마우스 드래그를 스르륵 하면 잘 긁히긴 하는데.. 이게 뭔 노가다냐.. 싶어서 엑셀을 달라고 요청드렸다. 찾아보시더니..음 없다고 하셨다. 아마도 담당 세무사한테 전화해서 뭐 받내마내..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 등등


아니 장부도 자기가 엑셀로 보관도 안한다고요? 뭐 관리도안하십니까? 이게 회삽니까!!!!!!!!!! 라고 할 수는 없기에 그냥 아 예. 제가 그럼 한번 손을 놀려서 복붙신공을 해보겠습니다 라고 말을 마쳤다.


음 그랬다. 그래서 그냥 큰맘먹고 복붙을 시작했다. 사실 파일 형식 변환 해서 뭐 어떻게 짱구를 굴리는 생각을 안해본건 아니지만... 결국 다 깨지고 멍멍이판이 되어갔던 기억이 많다. 나처럼 프로그래밍을 좀 알면 PDF를 백단에서 읽어서 뭔가 좀 할수도있겠지만 지금은 그게 문제가 아니었다. 빠르고  스피디 하게 용역 결과물을 내놔야 하는 상황.



복붙의 흔적 - 결국 성공

재무상태표(BS) - 스파크차트는 트렌드를 표시
손익계산서 작성 - 스파크차트는 트렌드를 표시


자료 보안상 숫자는 모두 가렸지만 여튼 저 네모칸 안에 모두다 Ctrl+C -> Ctrl+V 를 수행했다. 사실 하다보니 몇개 안되겠네 싶어서 뚝심으로 끝까지 수행해서 결국 숫자를 쳐넣는데 성공. 아 참고로 우측 끝에 스파크 차트라고 있는데 이게 엑셀에 있는데 아무도 안쓰는 기능 중 하나다. 그냥 드래그해서 스파크 딱 찍으면 알아서 그냥 트렌드를 쬐만하게 찍어준다. 누군가에게 퀵하게 분석결과를 보여줄 때 은근 요긴하다. (획법인에서도 나 말고 쓰는 사람을 못봤다)


우측 스파크 트렌드만봐도 생각보다 할 이야기 꽤 생각이 나서 은근 흐뭇했다. 원래 컨설팅을 해주려면 뭔가 감이 잡히고 그래야 신나서 가는데 안그런 경우가 훨씬 많다. 한마디로 똥줄탄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고객사는 그래도 이것저것 할 이야기가 참 많았다.



재무진단의 시작 - 손익부터

educba.com

 대다수 재무관련 업무가 수행되는 어처구니없는 루틴은 다음과 같다.


1.PBC라는 고객사 자료를 입수한다. 

2.확인 및 분석 후 고객사에게 추가로 요청한다.

3.인터뷰를 실시한다.

4.엑셀 겁나게 돌린다.

5.결과를 보고 흐뭇해한다.

6.이제 피피티 찍고 보고 준비해야지 하다가 잊어버린다.

7.고객사가 쪼아온다.

8.아맞다 거의다되었습니다.. 하면서 연락받은 그날 피피티 작성을 한다.

9.고객사가서 발표후 박수받는다.


나 또한 이런걸 알지만 그럼에도 이번엔 조금더 다르게. 약간 프로들은 1%의 차이를 인지한대나 뭐래나 하튼 헛소리말고 난 쫌 다르게 해보고자 했다. 그래서 약간 일을 역순으로  스타트했다.


1.엑셀돌릴 항목(재무비율 분석)을 미리 선정

2.피피티 템플릿 (톤 매너 다 맞춰서) 구성

3.분석 수행 with ChatGPT + 고객사 추가 인터뷰

4.피피티 완성 및 전달 후 수정

5.Zoom으로 발표


결국 재무진단이라는 것은 비율을 잘 분석 하는 것이다. 사칙연산만 잘해도 회계는 꽤나 할만한 영역이 되어버린다. 그렇다면 어떤 재무비율을 분석해야 할까 고민했다. 일단 일반적으로 보는 부분들을 뜯어보기로 했다. 주로 재무적 안정성, 수익성, 효율 및 기타지표 3가지 카테고리를 따라서 분석해보기로 결정했다.



재무적 안정성 분석

항상 느끼지만 뭔가 어렵다. 재무 회계 용여는 일반인들이 알아듣기 쉽지가 않다. 나는 이부분을 탈피해서 최대한 한번 쉽게 풀어보려고 한다.


재무적 안정성이란 장부상으로 보여지는 사업이 적당히 잘 돌아가고있는지 아닌지를 확인하는 숫자? 정도로 생각하고 가볼 수 있을 것이다. 그 안에는 3가지가 있는데 그건바로 CR, QR, D/E 정도를 알면 좋다.


1.CR: CURRENT RATIO (유동비율)

 Current Assets / Current Liabilities

Measures a company's ability to pay short-term obligations. A ratio above 1 suggests good short-term financial health.


CR은 유동자산을 유동부채로 나눈 비율로 기업의 단기부채에 대한 지급능력을 판단하는 지표이다. 유동자산은 1년 이내에 현금화될 자산이고, 유동부채는 1년 이내에 상환해야 하는 부채를 말한다. 따라서 두 항목을 비교해 보면 1년 이내에 기업의 유동성에 문제가 발생할지는 대해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유동성이 높아도 유동성에 문제가 없다고 할 수 없다. 유동자산에는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매출채권의 회수가 원만하지 못하거나 재고자산을 판매하지 못하게 되면 유동성에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2.QR: QUICK RATIO (당좌비율)

(Current Assets - Inventory) / Current Liabilities

Similar to the current ratio but excludes inventory. A ratio above 1 is generally considered healthy.


당좌비율은 당좌자산을 유동부채로 나눈 비율이다. 당좌자산은 유동자산에서 재고자산을 제외한 자산, 즉 현금, 예금과 같이 단기간에 환금할 수 있는 자산만을 포함한다. 따라서 당좌비율은 단기지급능력 측정의 더욱 직접적 지표라 할 수 있다.


당좌비율을 계산하는 데 있어서 재고자산을 제외하는 이유는 재고자산은 판매과정을 거쳐야 현금화할 수 있으므로 현금, 예금 또는 외상매출금 등과 같은 당좌자산과 비교할 때 유동성이 낮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재고자산은 평가방법에 따라 그 가치가 다르게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3.D/E: DEBT TO EQUITY(부채/자본 비율)

Total Liabilities / Total Equity

Compares a company's total liabilities to its shareholder equity. A lower ratio is generally preferred, indicating less reliance on debt.


부채비율(D/E Ratio)은 총부채를 총주주 지분으로 나눈 값이다. 여기서 주주지분(shareholder equity)은 주주 ‘자본’으로도 불린다. 주주 지분은 회사의 모든 자산에서 채무 금액을 뺀 나머지 자산의 가치다. 다시 말해, 주주 자본이란 총자산에서 총부채를 뺀 값이다. 기업이 빌린 돈이 많으면 본질적으로 위험한 투자 대상이 된다. 따라서 투자자는 상대적으로 낮은 부채비율을 가진 기업을 찾게 된다. 어쩌면 당연한 것 같은데.. 상환 능력보다 부채가 크면, 그만큼 파산 가능성도 커진다. 경기 침체기에는 더욱더 쉽게 파산한다. 


안정성 산식 계산 결과.

실제 제공되었던 피피티 장표 일부


전반적으로 상당히 안정적인 형태는 맞는 것 같다는 생각. 근데 여러가지 숫자의 왜곡이 숨어 있는 건 맞다. 꽤나 큰 비용들이 일시적으로 튀어나와서 손익을 왜곡하기도 하고 음.. 이런건 사실 회사마다 모두 사정과 스토리가 있기 때문에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참고한 사이트:

https://www.teslarati.com/tesla-new-gigafactory-location-reveal-2023/

https://www.euractiv.com/section/electric-cars/news/tesla-berlin-gigafactory-launch-a-model-for-german-investment-projec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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