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차 구멍가게 살려내기 프로젝트 A
2023년 10월 마지막 주쯤. 한 스타트업 CFO가 되었다. 돈을 뭐 엄청나게 받고 시작하는 것도 아니다. 사실상 요즘 유행하는 Virtual CFO의 개념이다. Virtual CFO란 말 그대로 가상, 또는 원격으로 CFO업무를 대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에는 어떤 Virtual CFO 서비스가 존재할까 싶어 리서치를 수행해 봤다.
1. 파인드 어스 (가장 많이 검색 시 노출되고 브런치에도 글 존재, 국내에선 다른 회사들은 대다수 중소형 대형 어카운팅펌 말곤 안보임)
2. https://www.virtualcfo.ca (캐나다 회사 같다. 솔루션도 같이 파는듯한데 일단은 메인 서비스가 버츄얼 cfo라고 명시 - 해외사이트)
3. https://www.vcfo.com (버츄얼 CFO를 프리랜서 형태로 구직해 주는 플랫폼 같다. 다양한 스펙의 사람들이 존재 - 해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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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Virtual CFO 기업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분들이 창업을 시작해서 이런 좋은 서비스들을 서빙하기 시작했을까. 싶어서 조금 찾아보니 역시나. 대다수가 회계사 세무사 또는 회계법인 세무법인에서 과거 재직하셨던 분들이었다. 그런 면에서 내가 하는 건 무리가 아니겠구나 싶었다. 나름 뉴욕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던 한 사람으로서 4대 글로벌 펌에 재직했었다. 당시 나의 업무는 회계감사 (오딧)이었다. 뭐 하나도 모르는 신입 1년 차 회계사가 무얼 알았겠냐만은.. 사실 뉴욕에서 뭔가를 하고는 있다는 소위말하는 ’ 까오 ‘ 하나 가지고 열일했던 것 같다. 그 이후 혼자 추후에 공유할 다양한 커리어의 벽들이 존재했었지만 본 글에서는 그게 요지가 아니다 보니.. 일단 추후에 별도로 셰어 하는 것으로 해야겠다.
보통 회계사 - 특히 회계감사업무를 하는 사람들은 대다수가 고객사가 작성해 놓은 재무제표를 체크한다고 보면 된다. 그러나 회계사들이 직접 모든 걸 작성하고 바닥부터 끝까지 올려서 뭔가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특히 회계법인에 입사한 회계사일수록 더더욱 그렇다. 요즘에는 트렌드가 그래도 많이 바뀌어서 인더스트리(고객사)로 바로 입사하는 경우도 꽤 많은 것 같다. 법인생활이 쉽지는 않아서 그리고 재미없어서일 듯싶기도 하고 요즘엔 1인 형태로 창업 및 크리에이터로 나가는 친구들도 꽤 많은 것 같다는 게 내 생각이다.
그래서 Virtual CFO는 생각보다 나에게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서 말한 것처럼 내가 나의 재무제표를 직접 스크래치부터 만들어본 경험이 없고 어떤 사업을 대상으로 향후 얼마를 벌 예정이며 등등 이런 플래닝을 제대로 해본 적은 없기 때문.. 해외에서는 이런 포지션을 FP&A라고 주로 말한다. Financial Planning & Analysis의 약자다.
내가 맡게 된 A사는 현재 3년 좀 넘은 스타트업이다. 하지만 정말 일반인들이 상상하는 스타트업이랑은 너무나도 다른 구조다. 어쩌면 위워크(최근 파산) 같은 약간은 놀자판? 같은 형태의 회사인데 아주 독특하다. 대표자부터 그 구성원 모두 정말 많은 개인적 사정과 아픔들도 가득하지만 또 가족 같은 재미난 회사다. 이런 회사일수록 돈에 대해서 생각보다 관리를 잘 못하는 경향이 있는데 내 촉이 딱 맞음..
파인드어스는 개인적으로 삼 프로 tv에 나오셨던 회계사님을 보다가 겸사겸사 알게 되었다. 실력도 있으시고 멋진 분 같다. 뭐니 뭐니 해도 본인 업을 꾸준히 향상해서 법인에서 나오셔서 저런 스타트업에서 또 다른 밸류를 만들어내시는 건 정말 멋지다.
여하튼 나의 유일무이한 고객 A사의 재무 상태 점검은 계속될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도표와 엑셀표 등도 첨부해서 글을 연재해야겠다. 특히 A사는 교육업종에 속해 있는데 다양한 네임드 회사들의 재무제표를 참고하여 대략적인 비율만 따져보아도 비용관점, 매출관점 모두 잡아내서 개선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가 내 안에 공존한다.
아 참고로 나는 이젠 재무/세무와는 좀 거리가 있는 AI 개발하는 팀을 리드하고 있다. 사실 전혀 다른 업무고 개발자들 8-9명과 함께 오손도손 재미있게 일하고 있다. IT백그라운드가 아닌데 어쩌다 보니 IT팀을 이끄는 아주특이한 형태의 인간이 되었다. 이게 재무와 세무와 엮일 때 어떤 시너지가 날지? ㅎㅎ 다들 막연하게 재무자동화를 AI로 학습을 해서 뭐를 예측하고 어쩌고 저쩌고가 생각보다 먼 이야기 이긴 하다. 아무리 챗지피티가 나와도.. 음.. 참고로 내 논문이 GPT였기 때매.. 누구보다 그래도 AI는 좀 아는 편이다. 가끔씩 사이드로 인공지능 이야기도 좀 섞어서 이야기해봐야겠다. 요즘 하도 핫하다 보니.. 음.. 이걸 빼놓고 재무만 이야기하면 아주 재미없을 확률이 너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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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글) 버츄얼 CFO에 대한 좋은 글들 모음- Insightful 한 글 (영어입니다..)
https://cfohub.com/virtual-cfo-services-what-is-typically-included/
https://www.xero.com/au/accountant-bookkeeper-guides/become-virtual-c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