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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슬 Jan 13. 2024

"어제 아들의 관내 9개 고등학교 발표날이었다."

고등학생이 되는 아들이야기를 합니다




어제 아들의 관내 9개 고등학교 발표날이었다. 1순위와 2순위를 제출 전날 저녁에 바꿨는데, 1순위인 집에서 가장 가까운, 가고 싶어 하던 G학교에 붙었다. 이사를 와서 중학교를 늘 경전철을 타거나 자전거, 늦게 일어나면 앱으로 택시를 타고 다녔다. 속에 열불이 나는 일이 많았는데, 이젠 나와 직장도 가까워 출근을 아들과 함께하게 되었다. (앞으로 어떤 일들이 펼쳐질지 정말 기대된다.)


일을 하고 있었다. 전화가 왔다. 엄마 저 원하는 1순위에 붙었어요. 축하한다. 담임선생님께서 [너 전날 G학교로 잘 바꿨어. 원래 네가 갈려던 G학교(우연히 이니셜이 같은 다른 학교) 1순위는 다 떨어지고 멀리 다른 Y고로 붙은 애들도 있어.] 라고 하셨어요. S 정말 축하해 이제 고등학생이 되는구나. 엄마는 사실 어제부터 불안한 마음과 긴장이 되었는데... 오늘 아침에 침대에서 눈을 뜨니 참 편하고 행복한 마음이 밀려들었어. 그래서 네가 붙겠구나 해서 마음 편히 니 전화 기다리고 있었어. S야 네가 원하는 학교에 붙었으니 참 감사해. 너도 매사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어.(나도 모르게 감동을 받아서 주저리 했다. 듣고 있는지 모르겠다. 아들이.)


"...... 엄마는 또 뭐 그리... 감정이 많이 나와요... 끊어요."


나는 웃음이 피식 났다. 특유의 전형적인 T타입과 F의 대화였다. 정확히 감정이 많다했는지 감상이 많다 했는지 헷갈린다. 핵심은 엄마의 감정소모 많음을 지적했고, 좀 단순히 생각하고 할 말만 하라는 것이었다. 100배 공감 또한 했다. 직장에서, 아들과의 대화에서 내가 점점 T가 되어가니 확실히 감정소모가 줄었기 때문이다.(아들아 고맙다. 너 때문에 감정 흘리다가 정신이 번쩍 들 때가 많다. 네가 내 아들이라는 게 자랑스럽다.)


아들은 정확히 약속을 지켰다. 아들은 많은 고민을 해서 머리가 터질 지경이라고 했다. 주짓수 은메달을 갖다 바쳐도 블루 벨트는 못 땄다. 그렇지만 학원 원장님의 설득과 누나의 조언으로(나는 순위가 뒤다.) 정확히 3개월동안 학원을 줄이고 주짓수를 다닌 뒤 공부모드에 돌입했다. 누나와 서점에 가서 영어 문법교재도 이해하기 쉬운 걸로 사고, 국어 고등 모의고사 문제집도 사고 밤 12시 넘어까지 공부를 한다. 낮에는 도서관에 간다. 학원에 오후 3시에 가서 밤 10시까지 하고 온다. 주말에도 학원에서 불러재낀다. 아들이 일을 낼 거 같다. 그렇게 하라던 공부를 등한시하더니. 이젠 정말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 뒤에 누나와 학원 원장님의 노력이 가장 크다. 누나는 동생이 문제를 풀어놓으면 전부 다 매겨주고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설명을 해준다.(노는 누나가 아니다. 3학년 2학기부터 휴학을 하더니 혼자서 인강을 듣고 주말알바, 평일 알바대타를 뛰면서 토익까지 공부를 했다. 토익 3번 시험 치고 900대를 넘더니 어제는 서울소재 대학에서 필기시험에 붙어서 서류를 월요일까지 보내라 한다. 아무도 도와주지 않아도 혼자서 한다. 내가 봐도 대견하다.)


아들이 누나의 발자국을 따라가면 좋겠다.




(덧글)

아들의 사춘기 이야기는 접고, 고등학교 이야기를 앞으로 적어 볼게요. 비슷한 또래의 자녀가 있는 분들과 함께 나누고 용기를 받고 싶고, 드리고 싶어요. 그동안 사춘기 좌충우돌이야기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정말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아들이 붙은 고등학교의 반전 이야기를 다음에 써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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