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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지 Oct 25. 2024

3. 첫눈에 반한 벨리댄스

아름다움을 만나다

와우~ 여기가 어딘가?


여인들이 배꼽이 보이는 상의를 입고 아래는 긴치마를 입었다. 맨발이다.

 골반을 움직일 때마다 누군가의 허리에서는 찰랑찰랑 소리가 나기도 했다.

배를 내어 놓는 것이 조금 어색하고 민망했지만 그것은 잠시였다. 

나는 이내 집중해서 강사의 동작을

따라 하기 바빴다.


가슴을 좌우로 밀고 동그랗게 돌린다. 

 힙을 이쪽저쪽 튕기기도 하고  크게 원도 그린다.

“어라 이거 재밌네. 내 가슴이 옆으로 밀어지네. 

힙을 크게 움직이는 동작도 처음인데 이렇게 하는 건가? ”

지금껏 들어본 적 없는 음악과 그에  어울리는 매력적인 동작들을

따라 하며 재미를 느꼈다.


 ”첫눈에 ‘이 사람과 결혼할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

  유명 연예인들의 결혼 스토리를 물으면 이렇게 대답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그녀가 들어오는데 주변이 환해졌어요" ”그냥 이 사람이구나 느낌이 왔어요 “

라고 하면서 그들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사랑을 해 본 사람은 알 수 있는 기분이다.

눈빛부터 얼굴뿐 아니라  어깨, 몸통을 지나 발 끝까지의 자세와 분위기. 

그 사람에게서 풍기는 이미지, 목소리 등 

자신이 좋아하는 어떤 느낌을 받았을 때 가능한 일이다.  

벨리댄스가 내게 그랬다.


평소에 입을 수 없는 예쁜 옷, 이국적인 음악, 여성미 가득한 몸의 움직임, 

처음엔 음악에 맞춘다기보다 그저 동작을 열심히 따라 하기 바쁘다.

틀리지 않고 박자에 맞춰 제대로 동작을 따라 하기 위해 다른 생각을 할 수 없다.

나는 오직 여기 춤을 추고 있을 뿐이다.

집중력에도 최고다.


내가 춤울 좋아 하는 건 확실했지만

    어떤 춤을 추고 싶은지 어떤 춤이 있는지 생각해 보지 못했었다.

 오랜 시간 동안 춤을 좋아하는 것조차 잊고 살았다. 

 

벨리댄스를 만나고 깨달은 것이다.

 ‘나는 춤을 좋아하는 소녀였어. 특히 이런 종류의 움직임에 매력을 느끼는구나’   

   춤을 출 때의 몰입이 좋다.


다른 곳에서는 입어볼 수 없는 의상을 입을 수 있다는 것도 

벨리댄스의 매력 중 하나다. 

마음껏 여성성을 표현할 수 있는 의상이다.

 화려함 것도 수수한 것도 다 나름의 매력이 있다.

인어라인 스커트는 몸의 곡선을 살려주고 플레어스커트는 춤을 출 때 날리는 치맛자락이 예쁘다.

 지금은 내 튼실한 다리를 좋아하지만 그 당시에는 늘 콤플렉스였기에 

 긴치마나 바지를 더 즐겨 입었었다.

각자 취향대로 입고 춤을 추면 된다. 아무도 뭐라 하지 않는다.


행복하게 춤추는 순간 누구나 아름답다는 것도 춤을 추며 깨달았다. 


  음악을 들을 수 있어 더 귀한 시간이다.

  결혼과 동시에 아이가 생기고 자연스레 TV와 멀어졌다.

그때 이후로 어떤 노래가 유행하는지 어떤 가수가 나왔는지 알지 못하고 살았는데,

벨리댄스를 하면서 신비한 매력의 아랍음악을 듣고 가끔 가요와 팝송까지 들을 수 있다. 

따로 음악을 찾아 듣지 않더라도 벨리댄스 하는 시간만큼은 충분히 들을 수 있으니 이 또한 기쁨이다.


 토요일 춤을 추고 나면 몸도 마음도 가벼워졌다.

예쁜 의상을 입고 듣기만 해도 좋은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것은

 소박한 자유의 시간이고 힐링의 시간이며, 충전의 시간이 되었다.

  한 주 동안 수고한 나에게 주는 일종의 보상 같은 만족감이 들었다. 

나는 목요일부터 즐거웠다

다음날이 금요일이고 그다음 날이 토요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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