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포기하면 진짜 패배자가 된다!
어린 나이에 주식투자를 시작해서, 외국인 투자자로 기관투자자로 그리고 개인투자자로 30여 년간 주식투자를 해오면서 요즘처럼 힘든 시기는 처음입니다. 팬데믹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거치면서 금융시장이 이전과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일 것이라는 것은 예상한 부분이지만 우리 증시만 유독 이렇게 어려운 부분은 지금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습니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시기, 금리인상이 초유의 강도로 진행되면서 주식시장이 엉망일 때, 삼프로TV에서 기술주 위주의 큰 상승을 예측했고, 실제 M7과 AI모멘텀으로 나스닥 중심으로 미국 증시와 글로벌증시는 신고가를 연일 갱신하면서 예측했던 부분이 드라마틱하게 맞아 들어갔지만, IT중심장세, 특히 반도체중심 장세에서 우리 증시가 이렇게 철저하게 배제될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외국인은 우리 증시에서 매수를 하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철저하게 버리는 정도인데, 이제는 지정학적 리스크다, 수출형 산업구조다 흑은 중국증시에 연동되어서 그렇다는 핑계도 되기 어렵습니다(중국 증시가 대규모 경기 부양책에 급등하는 구간에서도 우리 증시에서 외국인 매도는 더 강화되고 있습니다)
배당률은 전 세계 하위 그룹 중에서도 하위그룹(배당률이 겨우 2% 될까 말까, 대만도 배당률이 4%입니다)
주주 가치를 완전히 훼손하는 말도 안 되는 기업구조개편(인적분할 후 물적분할은 미국 같으면 대규모 소송으로 엄두도 내지 못합니다)
공매도를 막아서 2차전지를 살리고 한국증시를 살렸는가(불공정한 공매도 제도는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하지만 극단적인 공매도금지가 과연 한국증시에 도움이 되었는가, 결국 외국인들에게는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금투세는 조세원칙상 필요하지만, 지금 거래세를 거두고 있는 한국증시에서 제도적인 보완 없이 바로 실행할 수 있는가.
이 외에도 한국증시가 어려움에 처해있는 많은 이유가 있습니다.
저는 한국 증시의 성장을 가로막는 요인을 탓하려고 하는 게 아닙니다. 저는 투자자 입장에서 지금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느냐에서, 신중하기를 부탁드리기 위해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주식 시장은 어떤 상황이나 어떤 모멘텀이 극단적으로 치우치면 결국 반대방향으로 균형을 맞추는 상황이 도래합니다. 끝도 없이 하락할 것 같은 증시도 거짓말처럼 어느 날부터 상승하고, 끝도 없이 상승할 것 같은 증시도 거짓말처럼 어느 날부터 하락합니다. 지금 우리 증시의 위치는 어디일까요? 글로벌 증시가 팬데믹 때의 고점을 넘어서서 신고가를 갱신하는 시점에서 아직도 팬데믹의 저점 근천에 머물러 있는 한국 증시, 아무리 한국증시에 악재가 넘쳐난다고 한들 과연 지금 위치가 정당할까요? 저는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제가 다른 투자 수단보다 주식을 좋아하는 이유는, 주식시장은 순간적인 왜곡은 있어도 결국 순리를 따라가기 때문입니다. 저는 지금 상황에서 한국 증시를 포기하고 미국 증시로 넘어가거나, 혹은 주식투자 자체를 포기하는 것은 결국 맞을 매는 다 맞고 이제 새 출발 하기 직전에 포기하는 것과 같다고 봅니다. 주식투자를 그만두시려면 팬데믹 때 그만두셨어야 했고, 미국 증시로 넘어가시려면 작년 초반에 넘어가셨어야 합니다.
'주식 투자는 적극성이 있는 자에게서 참을성이 많은 자에게로 돈이 넘어가게 설계되어 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저는 저 표현이 맞다는 걸 인지하는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항상 적극적으로 투자를 하는 입장에서 저 표현은 받아들이기 어려웠지만 수많은 인고의 시간과 몇 번의 깡통을 경험해 보신 분들은 이해를 하실 겁니다.
저는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이 얼마나 더 오랫동안 매도를 이어갈지 알 수 없습니다. 삼성전자가 어느 정도 더 하락할지도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저는 한 가지는 확신합니다. 저는 단기투자자가 아니기에 삼성전자를 이 가격에 매수해서 손해 볼 가능성은 별로 없고, 외국인이 지금은 미친 듯이 매도하지만, 지금보다 더 비싼 가격에 미친 듯이 매수할 거라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 상황에서 한국증시를 떠날 마음이 전혀 없습니다. 다만 우리 증시에 반영되고 있는 비펀더멘털적인 악재들이 해소되기를 바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