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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랜티오브 Apr 17. 2022

월 1회, 혈액형이 같은 이들과 만나는 이유

삶을 점검하고 성장을 촉진하는 회고모임의 위력

언제부터인가 친해지는 단계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MBTI에 대해서 꼭 물어보곤 한다. 이를 100% 맹신할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는 사람을 파악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이다. 이 사람이 외향적인지 내향적인지, 감정형인지 사고형인지 등을 아는 것은 초반 관계 형성을 위해 서로를 이해하는 것에 큰 도움이 된다. 


회사 후배인 C는 MBTI를 알고 나서 더 친숙하게 느껴지는 사람이다. 나와 같은 I 유형인 그와 대화하다 보면 알 수 없는 편안함을 느낄 때가 있다. 그가 친구에 관해 다음과 같이 얘기했을 때 나는 크게 공감했다.


"전 혼자서는 새로운 곳에 가거나 도전하는 편은 아니에요. 그런데 친구 중 저와는 다른 다소 무모하고 도전적인 친구가 있어요. 그 친구는 어느 날 갑자기 전화해서 바다를 보러 가자거나 다른 도시에 놀러 가자고 하곤 했어요. 갑작스러운 일이라 늘 당황스러웠지만, 이상하게도 그 친구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나면 좋은 에너지가 생겼지요."


나에게도 그런 친구들이 있다. 나이도, 직무도, 성격도 다른 친구들이지만 만나고 나면 좋은 에너지가 생기는 사람들이다. 그들이 아니었다면 가보지 않았을 곳들에 가고, 시도하지 않았을 것들을 경험하곤 한다. 처음에는 가끔 만나 근황을 공유하곤 하던 것이, 어느덧 월 1회 정기적으로 만나는 모임이 되었다. 모임이 지속되면서 점차 대화하는 주제들이 업그레이드되고 틀이 생기면서 일종의 회고모임의 형태를 띠게 되었다.



이쯤에서 회고모임이 무엇인지, 어떤 주제로 이야기하는지에 대해서 짚어보자.


회고는 사전적으로 '지나간 일을 돌이켜 생각함'을 의미한다. 회고모임은 설정한 특정 기간 동안 했던 일을 돌이켜보면서 무엇을 했고, 어떤 것을 느끼고 깨달았는지, 잘한 부분과 개선점을 반영하여 공유하는 모임이다. 최근에는 연말 등 특별한 날에 모여서 술자리를 갖는 대신 회고록을 공유하는 모임도 많아졌다고 하고, 20만 원가량의 보증금을 내고 회고록을 주 단위로 공유하는 회고모임 플랫폼도 있다고 한다. 


특히 직장인이라면 약식의 형태로라도 회고모임을 하나쯤 참여해보기를 추천하고 싶은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주기적으로 내가 진행하고 있는 업무를 회고하면서 넓은 관점에서 방향성을 체크할 수 있다.

나와 다른 분야/직무의 사람들의 삶을 엿보며 좋은 영감을 받을 수 있다.

업무 외 다양한 삶의 부분에 대해서 기록하고 점검하면서 성장할 수 있다.


회고모임에서는 업무적 성과, 업무 외 커리어를 위한 노력 등을 포함하여 다방면의 주제가 회고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내가 진행하고 있는 모임의 경우 비슷한 연령대, 동종 업계, 여성으로 구성되어 있다 보니 관심사들이 비슷하여 여러 주제들을 회고하는 편이다. 업계 정보에 대해서도 공유하고 개인적인 성장을 위한 업무 외 공부, 재테크 정보, 추천할 만한 화장품/생활용품, 운동, 문화생활 추천 등... 


회고의 소재가 다양하므로 몇 가지 카테고리를 나누어서 진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대략 Work, Career, Life, Money, Health의 카테고리로 대분류를 나누고 관련된 내용들을 미리 정리하여 비슷한 주제끼리 묶어 회고하는 것이다. 카테고리 별로 회고할 만한 주제들은 다음과 같다.


Work: 업무적으로 세운 목표에 대한 달성 정도, 진행하고 있는 업무 

Career: 업무 외 커리어 성장을 위한 목표, 추진하고 있는 것들, 사이드 프로젝트

Life: 삶의 질을 향상해주는 루틴, 추천할 만한 소비, 문화생활 추천

Money: 경제적 독립을 위한 노력, 자산 포트폴리오, 투자 정보 

Health: 건강 이슈, 최근 하고 있는 운동



하는 일도, 성격도 다른 우리지만 공통점이 있다면 혈액형이 같다는 것이다. (확실히 짚고 넘어가자. 나는 MBTI는 성격 유형을 판단하는 것에 일정 부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만, 혈액형을 가지고 성격을 판단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혈액형이란 항원의 유무/조합으로 혈액을 분류한 것일 뿐이지만, 뭐 어떤가. 중요한 것은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공통분모를 하나 발견했다는 것이다. 


4월 회고모임은 좋은 날씨를 만끽하며 전시도 보고, 좋은 곳에서 맛있는 음식에 주류를 곁들여 먹으며 서로의 한 달 간의 일상과 생각들을 공유하면서 캐주얼하게 진행되었다. 다음 5월 모임은 어디서 어떤 주제를 논하며 진행될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다음 모임에서 좋은 내용들을 공유하려면 다음 한 달도 알차게 살아봐야겠다.


4월의 어느 날, 좋은 날씨에 좋은 곳에서 좋은 사람들과 한 달을 돌아보았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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