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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랜티오브 Apr 07. 2022

티끌모아 티끌이라지만 계속 이렇게 살 수는 없잖아요

소비와 저축, 투자의 상관관계

언제부터인가 월급날이 즐겁지 않다. 이상하다. 더 적은 연봉을 받았던 사회초년생 때는 월급날이 마냥 행복했었는데 말이다. 매일 노동력을 제공하고 반대급부로 월급을 받고 있지만, 내 삶은 나아지질 않는다. 몸이 아프기라도 해서 노동력을 제공할 수 없게 된다면? 누구는 주식으로, 코인으로, 부동산으로 재테크를 한다는데 나는 뭘 하고 있는 것인지 초조해진다. 이 와중에 일은 왜 이렇게 많은 거야.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할까.


불안감은 늘 있었지만, 재테크는 남 얘기라고 생각했었다. 크진 않지만 매일 나오는 월급이 있었고, 1인 가구로 혼자 살기에 넘치진 않지만 부족함도 없는 금액이었다. 작게나마 조금씩 저축도 하고, 청약 통장도 가지고 있었으니까 이 정도면 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불안감이 엄습한 것은 L과 K와의 모임에서였다. 문득 각자의 자산 관리에 대한 주제로 화제가 전환되었고, 둘은 개인연금이니 주식이니 코인이니 부동산이니 사이드 프로젝트니 이야기를 하는데 나는 할 말이 없었다. 나보다 연봉도 높고 안정성 있는 직장에 다니는 L과 K의 자산 관리에 대해 듣고 나니 망치로 머리를 세게 맞은 기분이었다. 아, 나는 뭘 하고 있는 거야. 뭘 믿고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 거지?


계속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이 상황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 고민해보았다. 


수입을 늘린다.

  - 부수입을 창출한다.

  - 투자 수익을 창출한다.

지출을 줄인다.


고민 끝에 나온 큰 그림은 심플했다. 마치 다이어트를 하려면 음식 섭취는 줄이고 칼로리 소모는 늘려야 하는 것처럼, 돈을 모으기 위해서는 수입은 늘리고 지출은 줄여야 하는 것이니까. 이를 조금씩 쪼개어 내가 실행 가능한 부분부터 공부하고 실행해나가기로 했다. 


(1) 고정비/변동비 파악 및 조정
(2) 미국 ETF 적립식 투자
(3) 개인연금 시작
(4) 사이드 프로젝트 시작


위의 과정을 간단하게 설명해보면 다음과 같다. 


(1) 고정비/변동비 파악 및 조정

가장 먼저 진행한 것은 지출을 명확히 파악하는 것이었다. 가계부 어플을 통해 수입과 지출은 대략적으로 관리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 작업은 크게 어렵지 않았다. 나름 지출을 관리하면서 아끼고 살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정리를 해보니 결과는 참담했다. 지출 항목들을 고정비/변동비로 나누고, 지출 금액의 평균을 내어 실행 가능한 지출 목표로 조정했다. 


(2) 미국 ETF 적립식 투자

십만전자론이 대두되던 시절 삼성전자 주식을 사고, 카카오 주가가 15만 원을 바라보던 시절 카카오 주식을 샀다(제대로 고점에 들어갔다는 얘기). 그때 알았다. 나는 주식에 소질이 없다는 걸. 좋다는 개별주식에 고점에 들어가 물리고 싶지 않았기에 결국은 시장 지수를 추종하는 ETF에 투자하기로 했다. 시장은 장기적으로 우상향 할 것이라는 강한 믿음이 있었고, 개별 주식을 하나하나 공부하여 투자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여력도 없었고 개별 주식에 물리는 리스크도 감당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장 지수 추종 ETF라고 하여도 리스크가 없는 것은 아닌 데다 고점/저점은 예측하기 어렵기에 월 적립식 투자로 리스크를 분산하기로 했다.


(3) 개인연금 시작

연금저축펀드와 연금저축보험을 시작했다. 연금저축펀드는 연말정산 세액공제 혜택에다가 지수 추종 ETF에 투자할 수 있고 추후 연금으로 수령할 시 과세 이연 효과도 있어서 이 좋은 걸 왜 이제야 가입했나 싶다. 연금저축보험은 사실상 지인의 실적을 위해 가입한 것이지만, 타 연금저축보험에 비해 혜택이 좋다고 생각되어 기분 좋게 저축 중이다.


(4) 사이드 프로젝트 시작

잘 되든 안 되든 일단 시작하기로 했다. 글 쓰는 것을 좋아하기에 이렇게 브런치도 시작하고, 그 외 다른 사이드 프로젝트들도 알아보고 기웃거리는 중이다. 일단 모든 가능성에 대해 태핑(tapping) 해 보는 것이다. 이것저것 재 보다가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는 것보다는 완벽하지 않더라도, 작게라도 시도하는 것이 늘 나은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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