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 준비
4년 차 UX/UI 디자이너로서, 나는 최근에 이직을 결심하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유명 IT 기업에서 일하는 것을 꿈꾸지만, 나는 그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 사실 못했다. 계속 도전하지 않고 그럼에도 이름 있는 기업이 아닌, 제조업계로 이직하기로 했다. 그 결정의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 이유는 다양한 경험을 쌓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원했기 때문이다. 유명 기업에서 일하는 것도 매력적이지만, 모든 기업이 동일한 경험을 제공하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우선 백오피스를 디자인하고 있다. 시니어디자이너님이 백오피스를 다룰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다고 좋은 기회라고 조언해주신 부분도 컸다. 프로덕트 디자이너로서의 성장을 꿈꾸기 때문에 백단도 알고 전체적인 시스템을 알 수 있는 백오피스에서 일해보는 게 내게 또다른 자산이 될 거라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한가지 도메인이 아닌 새로운 환경에서의 도전은 나에게 필요한 성장의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라 믿었다.
두 번째 이유는 나를 필요로 하는 회사에서 일하며 인정받고 싶었기 때문이다. 유명 IT 기업은 그 자체로 매력적이지만, 그들이 필요하는 역량만큼 내가 아직은 미숙하다는 것을 이직준비하면서 깨달았다. 나는 실패 서비스만 해보았고, 전 회사에서는 나의 능력치를 생각보다 낮게 평가하고 드러날 수 없는 구조였다. 나는 나의 능력이 드러나며 정말 디자이너로서 존중받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회사에서 일하고 싶었다. 그렇기 때문에 비록 1인 디자이너이지만 그래도 UXUI에만 집중할 수 있고, 내가 디자인 리더로서 책임을 다할 수 있는 조건에서 일한다면 내 능력치만 보여준다면 날 굉장히 필요로 여기고 인정해주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지금 6개월차, 이 곳이 확실히 날 필요로 여긴다고 느끼고 있다.
세 번째로, 새로운 도메인으로 옮기게 되면서 물류, 이커머스, ERP, 백오피스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지식을 쌓을 수 있게 되었다. 한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고 여러 도메인에 대한 지식을 갖추는 것은 차후 내가 더 넓은 동선을 펼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직을 통해 나는 나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고, 어떤 분야에서 더 발전할 수 있는지를 탐색하고 싶었다. 1인 디자이너로서 디자인 리더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며 UX 설계에 직접 참여하는 기회를 통해 디자인의 책임감을 더욱 부여받을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단순히 결정의 결과가 아니라, 대표님, 실장님, 팀장님, 파트장님 등을 논리적으로 설득할 수 있는 직접적인 기회를 자주 경험함으로써 책임감과 전문성을 더욱 공부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그렇기 때문에 유명 기업에서의 경력이 아닌, 나만의 경로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다.
마지막으로, 이직은 더 나은 근무 조건과 환경을 찾는 과정이기도 하다. 나는 내 경력과 능력에 맞는 보상을 받을 수 있는 회사를 원했다. 무엇보다도 한 팀으로서, 하나의 서비스를 만드는 모두가 책임감을 가지고 열심히 하는 동료들과 좋은 환경에서 일하는 것은 직무 만족도와 생산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이직 후 각자 업무에 대한 책임감이 확실히 커짐을 느꼈고, 이에 대한 만족감과 나는 또한 책임감과 향후 시니어로서의 도전 과제를 다른 파트장님들의 태도를 통해 배워나갈 수 있었다.
결국, 유명 IT 기업이 아닌 제조업 회사를 선택한 것은 나의 경력과 성장에 대한 깊은 고민의 결과였다. 이직은 단순히 직장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나의 가치와 목표에 맞는 새로운 도전을 찾는 여정이다. 주니어 디자이너에서 4년 차로 성장한 나는 이제 새로운 환경에서 더 큰 도전과 기회를 찾아 나아가고자 한다. 이러한 과정이 나를 더 나은 디자이너로 만들어 줄 것이라 믿는다. 제조업계라 물론 완전 IT업계가 아니라 이 방향이 내 경력에 도움이 될지 고민도 많았다. 하지만 내가 리드로서, 그리고 다양한 도메인지식과 날 성장시켜줄 환경이 있다면 이전 회사에서 가만히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이 성장할 것이라 판단했다. 그리고 인정도 중요하다. 내 역할을 별로 인정해주지 않는 회사라면 나도 사기가 잃고 화만 쌓인다. 내 실력은 본인이 잘 알 것이다. 내 실력에 맞는 회사에서 내 역량을 펼치는 것이 내가 한 단계 더 올라갈 수 있는 기회라는 점. 그렇기에 힘들지만 우리는 이직을 준비하는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