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보람차게 시작하려는 나의 작은 의지의 표현
새벽 6시, 해돋이를 보기 위해 집을 나섰다.
새해 일출을 보겠다는 기대보다는 그냥 새해 첫날부터 늦잠 자기 싫었다. 그래서 멋진 일출 장소보다는 집 가까운 문학산으로 장소를 정했다. 최근에 등산을 자주 못했기 때문에 일출을 못 보더라도 등산이라도 하는 보람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 캄캄한 새벽인데도 등산로 입구부터 사람들이 많아서 적잖이 놀랐다. 핸드폰 라이트들이 줄지어 산을 올라가는 행렬이 볼 만했다. 아마 새해 첫날에만 볼 수 있는 풍경이리라. 눈은 다 녹았지만 땅은 아직 미끄러웠다. 겨울산은 여러모로 조심스럽다. 문학산 정상쪽에서는 일출이 잘 보일 것 같지 않아 조금 못 미친 중턱 전망대에 자리를 잡았다. 여명이 조금씩 올라오는 시간인데도 사람들이 이미 자리를 잡고 꽤 모여있었다.
날씨가 좋아 일출을 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지평선으로 구름이 드리워져 제대로 된 장관은 보기 힘들었다. 일출 예정 시간이 지나도 해가 보이지 않자 사람들이 조금씩 웅성이기 시작했다. 일부는 발검음을 돌려 내려가기도 했다. 나도 기대를 접고 전망대를 내려와 계단을 몇 걸음 내려갔는데 붉은 해가 조금씩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부랴부랴 다시 위로 올라갔다. 그 짧은 시간을 못 기다린 내가 조금 원망스럽다. 그래, 올 한 해 무슨 일이든 쉽게 포기하지 말자. 새해 첫날부터 한가지 배웠다.
“인생은 타이밍이다. 기다리면 때는 온다.”
일출 방향으로 나뭇가지들이 많아 그림처럼 멋진 일출을 보진 못했지만 새해 첫 일출을 봤다는 것만으로도 왠지 뿌듯했다. 뭔가 올 한 해가 잘 풀릴 것 같은 막연한 기대감? 그나마 잘 나온 사진 몇 장을 가족과 지인들의 단톡방에 올렸다. 해를 보고 내가 느낀 좋은 기운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해지길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