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제이엠 Jan 10. 2024

새해 첫날에 일출을 보는 이유

한 해를 보람차게 시작하려는 나의 작은 의지의 표현

새벽 6시, 해돋이를 보기 위해 집을 나섰다.

새해 일출을 보겠다는 기대보다는 그냥 새해 첫날부터 늦잠 자기 싫었다. 그래서 멋진 일출 장소보다는 집 가까운 문학산으로 장소를 정했다. 최근에 등산을 자주 못했기 때문에 일출을 못 보더라도 등산이라도 하는 보람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 캄캄한 새벽인데도 등산로 입구부터 사람들이 많아서 적잖이 놀랐다. 핸드폰 라이트들이 줄지어 산을 올라가는 행렬이 볼 만했다. 아마 새해 첫날에만 볼 수 있는 풍경이리라. 눈은 다 녹았지만 땅은 아직 미끄러웠다. 겨울산은 여러모로 조심스럽다. 문학산 정상쪽에서는 일출이 잘 보일 것 같지 않아 조금 못 미친 중턱 전망대에 자리를 잡았다. 여명이 조금씩 올라오는 시간인데도 사람들이 이미 자리를 잡고 꽤 모여있었다.

문학산 중턱에서 바라본 도심의 모습. 여명이 비추기 시작하지만 아직은 어둑어둑하다. 어둠속에 숨겨진 도시의 모습이 적나라한 현실보다 아름다워 보인다.

날씨가 좋아 일출을 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지평선으로 구름이 드리워져 제대로 된 장관은 보기 힘들었다. 일출 예정 시간이 지나도 해가 보이지 않자 사람들이 조금씩 웅성이기 시작했다. 일부는 발검음을 돌려 내려가기도 했다. 나도 기대를 접고 전망대를 내려와 계단을 몇 걸음 내려갔는데 붉은 해가 조금씩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부랴부랴 다시 위로 올라갔다. 그 짧은 시간을 못 기다린 내가 조금 원망스럽다. 그래, 올 한 해 무슨 일이든 쉽게 포기하지 말자. 새해 첫날부터 한가지 배웠다.


“인생은 타이밍이다. 기다리면 때는 온다.”


일출을 보며 각자의 소원을 비는 사람들. 이곳이 비록 유명한 해돋이 명소가 아닌 동네 뒷산이지만 새해를 맞이하는 희망과 바램은 그 누구보다  뒤지지 않을 것이다. 


일출 방향으로 나뭇가지들이 많아 그림처럼 멋진 일출을 보진 못했지만 새해 첫 일출을 봤다는 것만으로도 왠지 뿌듯했다. 뭔가 올 한 해가 잘 풀릴 것 같은 막연한 기대감? 그나마 잘 나온 사진 몇 장을 가족과 지인들의 단톡방에 올렸다. 해를 보고 내가 느낀 좋은 기운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해지길 바라면서…

작가의 이전글 등린이의 문학산 우중산행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