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명이 참석한 미국진출 세미나

스타트업 #18 - 핵심가치; 실행

저희가 100명 정도 참석하는 K 브랜드 글로벌 전략 세미나를 개최합니다.

지난 8월 12일, 서울 삼성역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에서 100명 이상이 참석한 ‘한국 브랜드의 미국 진출 전략 세미나’를 개최했다. 200명이 넘게 신청해 주셨고 글로벌 마켓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유한 쇼핑몰 솔루션 쇼피파이(Shopify)와 함께 주최하며 기대 이상으로 행사를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

그런데 어떻게 한국에서 인지도가 거의 없는 우리 회사가 100명이 참석하는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었을까? 비결은 의외로 단순하지만 목표 설정과 실행이었다. 놀랍게도 나는 처음부터 ‘100명이 참석하는 이벤트’라는 수식어를 사용했다. 확정된 참여자가 단 한 명도 없을 때부터 말이다. 무모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나는 최소 100명은 되어야 초대를 받은 사람도 ‘꼭 가봐야 할 세미나’라고 느낄 거라 생각했다. 팀원들조차도 내가 100명을 얘기했을 때 반신반의하는 표정이었다. 사실 나도 확신이 없었기 때문에, 그 말을 하는 순간 살짝의 인지 부조화를 느꼈다.

자, 어쨌든 말을 뱉었으니 이제 실행해야 한다. 리텐틱스 단독으로는 100명을 모으기 어렵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최근 미국 진출 브랜드들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는 쇼피파이 제작 대행사 루쿠쿠(Lukuku) 대표님을 소개받아 무조건 만나자고 연락을 드렸다. 커피숍에서 행사 취지를 설명하며 “약 100분 정도 오실 것 같은데, 공동 주최를 해보시겠냐”라고 제안했더니, 놀랍게도 쇼피파이 측에서도 비슷한 요청을 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이럴 수가! 미국 진출을 준비하는 브랜드라면 쇼피파이를 모를 리가 없다. 쇼피파이와 함께한다면 100명이 어쩌면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쇼피파이와 루쿠쿠가 조인했다.

다음은 장소 대관이었다. 나는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에 대관 신청을 넣었다. 신청서에는 이렇게 적었다. '미국 진출을 희망하는 초기 브랜드들을 모시고 무료 전략 세미나를 주최하려고 합니다. 약 100분 정도 참여하실 예정이며, 쇼피파이와 함께 주최합니다.' 결과는 어땠을까? 다음 날 바로 승인됐다. 이렇게 장소까지 빠르게 해결됐다.

이제 남은 일은 정말로 100명을 모으는 것이었다. 나와 루쿠쿠 팀은 먼저 각자의 고객사를 초대하기로 했다. 나는 한국 고객사인 조선미녀, 브이티코스매틱, 믹순, 올버즈 등에 먼저 연락했다. '100분 정도 참가하는 세미나를 주최하는데, 저희 고객사들께 먼저 참여 기회를 드리고 싶어요.' 그날 중요한 내부 일정이 있던 한 곳을 제외하고, 나머지 모든 브랜드가 참여 의사를 밝혔다. 루쿠쿠와 합쳐서 약 40분 정도의 참석이 단 하루 이틀 만에 확정되었다. 나는 곧바로 고객사들의 로고를 넣어 행사 썸네일을 제작했다. ‘트렌드에서 소외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심리’인 FOMO(Fear of Missing Out)를 자극하면, 이 썸네일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을 거라 확신했다.

이후 이벤터스에 세미나를 등록하고 메타 광고를 집행했다. 행사는 빠르게 입소문을 탔고, 스타트업 위클리 같은 뉴스레터에도 소개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위에서 말했듯이 신청 인원은 200명을 넘었고, 30분짜리 강연 세 개, 브랜드사 대표와 이사가 참여한 패널 토크, 그리고 저녁 식사와 함께한 네트워킹까지, 4시간 동안 이어진 세미나는 한 치의 실수 없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너무나 감사하게도, 나는 다음 주 새로운 브랜드들과의 세일즈 미팅으로 캘린더가 가득 찼다. 이번 세미나를 기획하던 당시에 상상했던 가장 이상적인 결과이다. 우리 팀의 핵심 가치(Core Value)에는 'We do not regret commission but omission'과 'We put execution over efficiency'가 있다. 최선을 다한 일은 후회하지 않을 것이고, 완벽한 준비란 없으니 일단 실행하라는 뜻이다.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목표를 세우고 단계별로 실행하면 된다. 물론 모든 목표가 쉽게 이루어지는 건 아니다.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One day(언젠가)로 미룰지, Day one(오늘부터)로 시작할지, 결국 선택은 나에게 달려 있다. 그래서 결과는 목표로 결정되고, 성취는 실행으로 이루어진다. 계속 꿈꾸자. 높게 목표하자. 지금부터 하나씩 실행한다면 못 이룰 일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