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문학 '신데렐라' 분석과 현대 콘텐츠 작품(1)

신데렐라 서사는 어떻게 살아남았는가?

by MISA


1. 고전문학 <신데렐라>


<신데렐라> 는 유럽의 민담 구전설화다. 잠바티스타 바실레, 샤를 페로, 그림 형제 등 유럽의 많은 작가들의 작품집에 등장하였지만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은 프랑스의 동화작가 샤를 페로가 1697년 출판한 동화집 ≪옛날 이야기(Histoires ou Contes du Temps Passé)≫에 수록된 이야기가 가장 유명하다.



신데렐라의 줄거리


계모와 새언니들의 구박에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던 신데렐라는 어느 날 왕자가 신붓감을 찾기 위해 연 무도회에 초대받게 된다. 나라의 모든 젊은 여자들을 초대한 무도회였지만, 신데렐라는 새어머니와 언니들이 시킨 집안일 때문에 가지 못한다. 그러나 신데렐라가 울고 있을 때 등장한 요정이 마술지팡이로 호박은 황금 마차로, 생쥐들은 말로, 큰 쥐는 마부로 만들고 예쁜 옷과 유리구두로 신데렐라를 치장해 준다. 다만, 자정이 되면 원래의 모습이 될 테니 주의를 주고 사라진다. 요정의 도움으로 무도회에 가게 된 신데렐라는 왕자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춤을 추던 중 자정이 되어 급하게 돌아가려다 유리구두 한 짝을 잃어버리게 된다. 신데렐라가 두고 간 구두를 주운 왕자는 유리구두의 주인이 신부가 될 것이라고 발표하고, 신데렐라의 집에 도착하여 아무도 맞지 않던 구두가 신데렐라에게 꼭 맞자 왕자는 신데렐라와 결혼을 하고 둘은 행복하게 사는 것이 결말이다.




주목하고자 하는 지점?


1) 세계적으로 비슷한 플롯의 이야기들


신데렐라 이야기는 세세한 구성만 다를 뿐 다양한 국가와 문화권에 퍼져 있다.

고대 이집트의 ‘로도피스의 신발’, 터키의 ‘양모 소녀’, 이탈리아의 ‘고양이 체네렌톨라’, 프랑스의 ‘상드리용’, 독일의 ‘재투성이’, 영국의 ‘골풀 모자’. 동양권 또한 예멘의 ‘아름다운 헤나’ 인도의 ‘한치 이야기’ 일본의 ‘누카후쿠와 고메후쿠, 베트남의 ’떰(깨진 쌀알)과 깜(겨), 중국의 ‘예셴’ 등이 그 예시이다.


베트남 동화 <떰과 깜>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것은 한국의 ‘콩쥐팥쥐’ 이다. 계모와 언니에게 구박을 받던 콩쥐가 도움을 받아 잔치에 가게 되고, 원님이 콩쥐의 꽃신을 주워 주인을 찾아 발에 꼭 맞는 콩쥐와 혼인을 하게 되는 이야기는 신데렐라와 많이 닮아있다.


이유가 무엇일까?


신데렐라의 이야기 서사는 전 세계 문화 보편적으로 욕망을 자극하는 부분이 있다.


‘클리셰 범벅’ 이라고 비판을 받는 한편 흥행한 것은 틀림없는 작품들이 있다. 진부하고 틀에 박혔지만 사람들이 좋아하는 요소들을 모아 놓은 것이다. 신데렐라 서사가 바로 그것이다. 착한 여주인공이 악녀들의 핍박을 이겨내고 조력자의 도움을 받아 귀한 신분의 ‘왕자’ 와 사랑에 빠지는 것. 시련 끝에 사랑을 받게 되는 이야기는 과거 상대적으로 남성보다 신분이 낮았고, 그 때문에 억압받았던 여성들에게 욕망을 채워 주고, 환상을 심어 줄 수 있는 좋은 작품이었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과거 신데렐라 서사의 전형이 세계적으로 존재했던 것은 인류 문화의 보편성(낮은 신분의 여성의 결혼 제도를 통한 신분 상승 욕망) 때문이 아닐까?


그러나 지금 현재, 더 이상 ‘왕자’ 가 존재하는 시대가 아님에도 ‘신데렐라 서사’ 는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은 있을지언정 세계적으로 사랑받는다. 여전히 ‘신데렐라 서사’가 대중들의 욕망을 채워 주는 점이 존재한다는 것일까?




2) 수많은 ‘신데렐라 서사’ 작품들

신데렐라의 기본 서사구조는 [불행한 여주인공 - 초월적 조력자의 도움 - 왕자와의 만남 – 역경 - 결혼] 이라고 볼 수 있다. 조금 더 축약하자면 평범한 여주인공이 소위 ‘백마 탄 왕자’와 만나는 스토리를 ‘신데렐라 서사’ 라고 이르기도 한다.


이러한 구조는 서양권의 많은 ‘하이틴’ 장르에서 찾아볼 수 있다. 평범한 여주인공이 ‘킹카’ 남자주인공을 만나 인기를 얻고, 여러 역경을 이겨낸 후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이야기는 하이틴 스토리의 전형이지만 신데렐라 스토리라고도 볼 수 있다.


<신데렐라의 크리스마스> 와 <신데렐라 스토리> 는 제목에서부터 나와 있듯 신데렐라를 현대판으로 재해석한 하이틴 로맨스 작품이다.

이러한 드러내놓고 신데렐라를 표방한 작품이 아니더라도 한때 대흥했했던 작품 <트와일라잇>, 수많은 사람들이 사용 중인 넷플릭스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키싱 부스>,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는 2018 가장 흥행한 하이틴 로맨스 영화이자 평범한 여주인공과 킹카 남주인공이라는 서사를 가진 작품이었다. 두 작품 다 인기에 힘입어 속편으로도 제작되었다.


<트와일라잇(2008)>과 <키싱 부스(2018)>



한국에서는 어떨까? 마찬가지로, 문화는 다르지만 다양한 ’신데렐라 스토리‘ 가 존재한다. 수많은 드라마를 흥행시킨 김은숙 작가는 2011년 한국방송작가협회 인터뷰에서 “내 작품에는 늘 신데렐라가 등장한다”, “신데렐라 드라마가 가장 재미있으며 딴 걸 해보면 시청률이 나오지 않기 때문” 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김은숙 작가의 대표작 <파리의 연인>,<상속자들>,<도깨비> 모두 신데렐라 이야기의 전형이라고도 할 수 있다. 착하고, 평범하거나, 불행한 여주인공. 그리고 그녀를 구원해 줄 수 있는 멋있는 남주인공. <파리의 연인>은 2004년작, <도깨비>는 2016년 작으로 두 작품 사이에는 10년이 넘는 시간 차이가 있으나 두 작품 다 크게 흥행했다. 그동안의 시간 동안 신데렐라 서사는 여전히 유행하는 도식이었다.


<파리의 연인(2004)> 과 <도깨비(2016)>




한국의 ’신데렐라 스토리‘는 ’신데렐라‘는 평범하고 착한 여주인공. 소위 ’평범녀‘로, ’왕자‘는 소위 ’재벌남주‘로 나타난다.


재벌 남주는 과거뿐 아닌 현재까지 꾸준히 나타나는 남자주인공의 속성인데, 최근작으로는 <김비서가 왜 이럴까>, <사내맞선>, <킹더랜드> 가 있다. 모두 재벌남의 전형이 남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 와 <사내 맞선>의 남주인공. '재벌남'의 전형을 보여주는 캐릭터이다.




드라마 뿐이 아니다. 웹툰과 웹소설에서도 로맨스 장르에서 신데렐라 서사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 는 평범한 여주인공과 재벌 남주인공들이 나오는 작품으로, 현재의 웹소설, ’인소‘를 원작으로 원작이 큰 인기를 끌자 같은 제목으로 드라마로 재탄생한 작품이다.


네이버 웹툰 <새벽 두 시의 신데렐라>, <불완전 신데렐라물> 에서도 재벌남, 도련님이 남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웹소설도 마찬가지다. 최근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로맨스 판타지‘ 장르에서는 유행하는 키워드인 ’회귀‘, ’빙의‘. ’환생‘ 과 더불어 ’백마 탄 왕자님‘ 즉, ’황태자‘ 가 남주인공이 되는 것이 기본 틀이다. 꼭 왕자가 아니더라도, 잘생기고 능력 있으며 고귀한 신분이 남주인공이 되는 건 피할 수 없는 로맨스 판타지 장르의 특징이다.




3) ’신데렐라 콤플렉스‘


’신데렐라 콤플렉스cinderella complex‘ 는 미국의 작가 콜레트 다울링의 저서 <신데렐라 콤플렉스>에서 등장한 용어로, 자립할 자신이 없는 여성이 마치 신데렐라처럼 자신의 인생을 변화시켜줄 왕자가 나타날 것이라 기대하는 여성의 심리현상을 말한다. 즉, 남성에게 기대어 살아가려는 의존 심리를 일컫는 말이다.


신데렐라 서사는 기본적으로 소비자들의 ’대리만족‘을 전제로 한다. 평범한 ’나‘를 구원시켜줄 특별한 ’남자‘. 여성향 콘텐츠에서 이러한 플롯은 가히 필수적이다.


바로 이러한 콘텐츠들을 지적하는 것이 ’신데렐라 콤플렉스‘다. 시대가 변했고, 여태껏 열광받아왔던 신데렐라 스토리들은 남성에 대한 여성의 의존 심리를 자극하여 만든 작품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그야말로 시대착오적이고, 뒤떨어졌다는 말이다.


신데렐라 콤플렉스라는 말이 알려지면서 신데렐라 스토리를 소비하는 것이 부끄럽고, 오글거리며, 촌스럽다는 인식도 떠오르게 되었다. 애초 신데렐라 스토리가 전형적인 여성향 콘텐츠의 전형인 데다, 인터넷이 발전하면서 리뷰, 댓글 게시판 등등에서 신데렐라 스토리를 표방한 작품들은 시대착오적이라는 반응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최근 방영한 드라마 <킹더랜드>는 첫 방영부터 전형적인 신데렐라 이야기라는 지적을 피하지 못했다. <사내 맞선> 또한 뻔한 신데렐라 스토리라는 반응이 많다.

그러나, 한편, 이러한 혹평에도 불구하고 ’아는 맛이 더 무섭다‘ 혹은 ’클래식은 영원하다‘ 등의 반응으로 결코 적지 않은 시청률을 보여주었다.


신데렐라 콤플렉스라는 명백한 비판점이 있음에도 신데렐라 스토리가 오랜 시간 동안 사랑받고, 또 지금까지 사용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또 신데렐라 서사를 사용하면서도 신데렐라 콤플렉스라는 비판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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