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용원 Dec 07. 2024

사이코패스

  

사이코패스는 정식 진단명이었다가 반사회성인격장애에 통합되었고, 소시오패스는 20세기 초반 만들어졌으나 중반 이후 학계에서 쓰지 않는 용어다. 일반인들 사이에서는 사이코패스가 소시오패스보다 강한 의미로 쓰인다; 사이코패스는 죄인 줄 아예 모르고, 소시오패스는 죄인 줄은 아는데 죄의식이 없다; 사이코패스는 범죄자고 소시오패스는 잠재 범죄자다. 꼭 그렇지는 않지만, 이 정도 나누는 일을 오류라고 할 필요까지야 있겠나. 의학 바깥에서도 이미 널리 알려진 사회적 의미망이 있으니 말이다.  

   

미국 정신의학회에서 만든 정신장애 진단과 통계 편람(DSM)-5에 따라 엄격히 진단하지 않아 반사회성인격장애라는 말을 쓸 수는 없지만 김명신 부부는 확실한 사이코패스다. 그동안 우리가 듣고 본 그들 행태가 방증이다. 거기다가 오랫동안 마음 치유를 해온 내 식 근거를 보탠다. 한 번 숙의할 때 두 시간가량 지속하므로 숙의 상대 표정은 내게 관건 요소로 작용한다. 이제는 웬만하면 일부러 속이지 않는 한 표정만으로도 일반인이 알 수 없는 내면을 읽어낸다. 축적된 경험에서 우러난 직관력이다.   

   

아래 사진을 본다. 두 사람 표정 전형에 해당한다. 왼쪽 윤석열은 이 표정 하나로 모든 사람과 마주한다. 이 표정은 자신이 사이코패스가 아니라는 부정을 과장되게 담은 연기다. 오른쪽 김명신 표정은 연기조차 필요 없다는 자만을 깔고 있다. 상대를 아예 의식조차 하지 않는다. 물론 여기에는 자신이 실제 대통령이라는 신념과 거기서 오는 상실감-공식으로는 인정되지 않아서-이 서려 있다. 다르고도 같은 이 표정은 단연 압권이다. 양의학에서 시비하든 말든 나는 이런 판단법을 임상에서 참고한다.   

    

사진/뉴시스


온 나라가 들끓고 있는데 용산은 괴괴하다. 무슨 꿍꿍이셈인지 모르지만, 설혹 제2차 계엄, 아니 친위 쿠데타를 획책한다 해도 뜻대로 되지는 않을 거다. 남을 때리고 죽일 때 그들 감정이 어떨지 알고 싶지 않지만, 그들이 응징당할 때는 어떤 감정 상태일지 꼭 알고 싶다. 물론 나한테 말해줄 리 없겠지만 심판대 위에 선 사진 한 장만 있다면 내면 풍경을 실팍하게 그려내 보겠다. 사실 치료자로서 나는 그들 삶에 드리워진 아픈 곡절이 궁금하다. 그렇지만 이미 개인 저 너머로 문제가 달아나 버렸다.   

   

아마 그들도 이렇게까지 될 줄은 꿈에도 몰랐으리라. 그러나 자기들 앞에서 벌어지는 일이 음성 되먹임 구조를 부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도록 삶을 적극 구성해 왔으므로 책임져야 한다. 최고 헌법기관을 사적 탐욕 도구로 남용한 사악함, 그러니까 사이코패스는 개인 윤리 아닌 국가 체제 유린 문제로 규정할 수밖에 없다. 사이코-(psycho-)에 담긴 ‘정신 또는 심리에 관한’이라는 사전 의미는 권력과 결합하는 순간 정치 실재가 된다. 어떻게 해도 부정하겠지만 그들은 거대한 국가범죄 그 자체다.  

      

대한민국에서 사이코패스란 말은 12.3 친위 쿠데타 이후 아마도 정치적 함의를 두텁게 지니게 될 듯하다. 대통령 부부였던 남녀에게 더없이 핍진한 수식어가 된 이상 권력형 잔혹범죄에 수시로 불려 다닐 가능성이 크다. 민주주의 역사에 달가울 리 없는 이 결합을 우리는 두고두고 곱씹을 수밖에 없다. 이 기회에 우리 사회가 더욱 성숙한 정치 문화를 만들려면 강고하게 자리 잡은 친일 부역 세력을 무엇보다 준엄하게 “처단”해야 한다. 김명신 부부 사이코패스 본진이 실은 바로 그 매국 집단이니 말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