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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용원 Dec 27. 2024

‘王’자 대통령: 응원 棒 소녀

  

혼란 무인지경이다. 미치광이 한 놈을 대통령으로 뽑은 후과가 경천동지 지경이다. 경제 손실이 천조에 이른다는 사실보다 나는 정적에 깃든 한의원 보며 나라가 망해간다는 사실을 살갗으로 느낀다. 그러나 세계 모든 사태는 비대칭 대칭 사건이다. 이런 혼란 덕에 대한민국 지배층 치부가 남김없이 드러나서 그들을 어찌 처단해야 하는지 삼척동자도 알게 된 일은 가히 단군 이래 최대 행운이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 저들이 왜놈과 양키 제국에 적극 능동 부역한 특권층이라는 정체성을 공유한다는 사실이 만천하에 폭로되어 속이 다 시원하다. 이참에 제국과 식민지 현실 담론을 본격 전개했으면 좋겠다. 정치경제뿐만 아니라 사회 모든 분야에 똬리 튼 제국주의 이념과 식민주의 양식을 섬세하고도 광범위하게 파헤치기를 기원한다. 이른바 과학 방법론도 동원해야 하지만 나는 범주 인류학을 시도해 보려고 한다.   

   

내란 정권이 사이비 무속에 휘말린 저급 권력이라는 사실은 이미 놀랄 일조차 아니다. 일일이 거론할 가치도 없지만 김명신 배후에 최아영-한덕수 처- 무속이 있다는 뒷말은 참으로 어처구니도 없고 으스스하기도 하다. 이런 “인류학”적 풍경은 비단 이 정권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제국주의 똥물 세례를 받은 모든 국가 지배층이 다 이런 미혹에 올라타 통치를 구가하고 있다. 제국과 식민국이 지닌 본성이다.    

 

무속 그 자체로, 통째로 비난받을 대상이 아님은 물론이다. 고대 제정일치 사회에서 무속은 왕이었다. 공동체 안녕을 위해 공포·불안과 탐욕과 무지를 해소 또는 해결하는 유일한 방편이었으며, 당대 “과학”이었다. 오늘날 서구 과학이 패권을 차지하기 전까지 모든 인류는 오로지 여기에 기대어 생존해 왔음을 부정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서구 과학을 발명한 주체도 “엄밀”하게는 여기에 기대어 살아가고 있다.  

    

문제는 사이비다. 사이비는 가짜라는 말이 아니다; 공동체 안녕을 위해 존재하는 본성을 저버리고 사악한 지배자 개인 앞에 무릎 꿇는다는 뜻이다. 저들이 구사하는 주술이 설혹 “용”하다 해도 악하기 때문에 “신벌”을 받는다. 저들을 벌하는 신은 누군가. 팡이실이, 공생 네트워킹을 일으키는 피지배자다. 피지배자 공생체는 물리 권력으로 저들을 벌하지 않는다; 선하고 재미있는 “주술”로써 즐겁게 엄벌한다.  

   

윤석열 손바닥에 써넣은 王 자 사이비 주술을 소녀 손에 손에 든 응원봉 찐 주술이 질탕하고도 성스럽게 “처단”한다. 서구 과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마르크스 사상으로도 설명할 수 없다. 범주 인류학으로만 설명할 수 있다. 공포·불안과 탐욕과 무지가 있는 한 인간에게 무속과 주술은 없어지지 않는다. 과학과 이성으로 사이비 무속과 주술을 이기지 못한다. 팡이실이, 저 참 주술만이 사이비 주술을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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