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는 현빈, 손예진이 출연한 '사랑의 불시착'의 배경지가 되면서 더더욱 유명해진 듯하다.
스위스 여러 군데서 로케로 찍었지만 특징적으로 기억나는 곳은 시그리스빌(손예진이 자살하려 떨어지려던 다리인데, 때마침 현빈이 사진을 찍어달라 부탁하는 곳이다), 이젤발트(손예진이 브리엔츠 호수 유람선을 타고 갈 때 저 멀리서 현빈이 감미로운 피아노 연주를 하던 마을), 그리고 피르스트(마지막으로 다시 만나서 꼭 끌어안는 장면)이다.
이 날은 마터호른을 당일로 다녀오던 터라 너무 늦게 인터라켄역에 도착해서 당초 시그리스빌과 이젤발트 두 군데 다 가려던 계획을 접고 이젤발트로 향했다.
인터라켄 동역(Ost)에서 103번 버스로 갈 수 있다. 가는 시간은 18분 정도 걸리는데 매 30분마다 버스가 다녀서 대략 가는데 한 시간 정도 걸린다.
이젤발트에서 사랑의 불시착 장면은 에메랄드빛 브리엔츠 호수를 배경으로 현빈이 형의 죽음으로 북한으로 소환돼서 돌아가기 직전 오래된 피아노를 연주하는 장면이다.
피아노 옆에는 북한으로 가져갈 이삿짐들이 잔뜩 쌓여 있다.
이젤발트는 2023년에 내가 갔을 때만 해도 무료였다. 시그리스빌 다리만 8프랑, 한화로 약 1만 원 정도를 통행료로 내야 했을 뿐이다.
그런데 이젤발트도 관광객이 너무 와서 주민들이 피해를 입자 유료화하면서 5프랑, 한화로 약 7,500원을 내야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딱히 뭐라 볼 것이 있는 동네는 아니지만 '사랑의 불시착'을 감동 있게 본 여행자라면 한 번쯤 들러볼 만한 곳이라 생각된다.
호수 옆에는 호텔이 하나 있다. Strand Hotel. 비엔나 도나우 강변에 유명한 립(rib) 가게 이름이 스트란드 카페인 것과 우연의 일치일 듯하다.
시간이 있으면 스트란드 호텔 1층 커피숍에서 커피 한잔 마시면서 브리엔츠 호수를 즐기는 여유를 부려도 좋을 듯하다.
주변 마을을 둘러본다.
작은 성이 하나 있다. 중세 어느 귀족이 살았음직한 고풍스러운 성이다.
그렇게 30여분 정도의 이젤발트 투어로 인터라켄 투어 사흘이 마무리된다. 다시 103번 버스를 달려 그린델발트 나의 숙소, 샬렛으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