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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우 Jul 31. 2024

싱글 대디로 산다는 것(271)

여름방학

날이 제법 무더워졌다, 공주는 방학을 시작했다 작년에는 우리 집 딸랑구와 다른 집 아이 두 명이 일찍 와야 해서 좀 시간을 조정해 일찍 열어주셨었는데 올해에는 시간 조정 없이 9시쯤 시작해 5시에 문을 닫는다고 한다


딸랑구도 이제 제법 시간 개념도 생기고 그래서 방학이 시작되자마자 제일 먼저 해준 것이 핸드폰 알람이었다 오전 8시 30분에 하나 오후 2시에 하나






"아침에 8시 30분에 알람이 울리면 일어나서 세수하고 손 씻고, 아빠가 아침 차려서 거실 식탁 위에 둘게요 밥 먹고 이 닦고 저녁에 챙겨준 옷 입고 9시 30분까지 센터로 가면 돼요, 무슨 일 있으면 연락 꼭 하고 집에서 나갈 때는 문단속 잘하고 나가야 해요."


"문단속이 뭐예요?"


"아빠가 OO이랑 밖에 나갈 때 문 닫고 열리는지 안 열리는지 당겨 보잖아요 그게 문단속이에요. 당연히 집에 아무도 없을 때에는 문이 열리면 안 되겠죠?"


"아하 네."



돌봄 센터에서 방학기간에는 저녁을 주지 않기 때문에 이제 출근 전에 저녁 식사 준비도 다시 해야 한다 안 그래도 잠을 많이 못 자는데 전보다 더 빨리 일어나야 하니 힘이든다


방학 전에 친구들이 롤링페이퍼를 줬는지 집 아이는 하교 하자마자 게시판에 종이를 붙여두었다, 자기 핸드폰 번호를 적어준 친구도 있고 지난주 주말에는 친구들과 전화도 하고 그러는 걸 봤는데 요즘 애들은 참 빠르구나 싶다 우리 때야 핸드폰도 없었고, 친구들 만나고 싶을 땐 그냥 동네 놀이터에 나가면 다들 모여있었으니



한 학기를 잘 보낸 따님


"방학했다고 너무 나태해 지진 말고, 다음 주에 놀러 가는 거 생각해서 컨디션 조절도 잘해야 해요."


"네."



방학 숙제는 그리 많지 않다 독서 기록장 12회, 일기 쓰기, 놀러 다녀온 것 그림으로 남기기 방학이 한 달 정도 되는데 그 안에 충분히 할 수 있을 만큼이다 참 부럽기 그지없다 어른이 된 지금 나에게 있는 방학은 고작 회사 휴가 기간인 3일 정도뿐인데 말이다


어린 시절 방학이 되면 한나절을 뛰어놀다 집에 들어와 시원한 방 안에서 늘어지게 한숨 자고 일어나 또 놀고 방학 끝날 때쯤이면 새까맣게 타 학교로 갔던 추억 그래도 나름 방학 숙제는 빼먹지 않고 다 했었는데 지금만큼만 숙제가 있었다면 더 신나게 놀았었겠다 싶다


그때와 요즘은 많은 차이가 있겠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통하는 건 하나 있다, 방학은 신나고 즐겁다는 것!


 그저 아이가 행복하고 즐거운 여름 방학을 보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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