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햇살이 블라인드의 틈을 자꾸 헤집는 마천루 통창은 이미 열리지 않는 벽이 되어버린 지 오래다
창문 저쪽 끓어오르는 아우성이 넘어 들어올까 벽을 세웠겠지
철조망에 갇힌 채 들풀만 드러눕고 있는 집터는 지친 다리를 질질 끌며 용산역 구름다리 아래로 돌아가는 김철수 씨에게 방 한 칸 내주고 싶었을지 모를 일이다
터의 꿈 같이 꾸며 들풀 따라 드러눕는 이들 밀막으려 철조망 세웠겠지
백조가 된 미운 오리 새끼는 서러웠던 시절을 잊으려 한다
수면아래 억적박적 하는 발버둥 들키고 싶지 않아 긴 목 뻣뻣이 세우고 마치 먼 하늘을 찾는 눈빛으로 거짓 유영을 계속한다
외대는 자들의 침이 자꾸 튀어 터는 진창이 되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