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回想

by 해와 달

겨울이 왔으니 이제 너를 찾아가야겠다

무성하던 숲이 가난해지고, 울퉁불퉁 주름만 남은 오솔길은 더 쓸쓸하구나

다시 꽃을 피우리라 결심한 것은 결코 아니다

비 내리는 새벽 네시, 잠 못 드는 내방을 맴도는 유행가 아니겠느냐

습관처럼 겨울이 와서 너를 찾아간다

이별이 없는 만남이니 애틋해하지 말자

바람에 부서지는 낙엽처럼 허무한 결심이다

지난 겨울 보다 확연히 머줍해진 몸뚱이는 이제 가슴의 뜀박질에 숨이 차지만

헉헉거리며 피어오른 안갯속에서도 길을 잃지는 않는다

너를 다시 만난다면 무슨 말을 하게 될까

검버섯 핀 고백은 아니다

마뜩잖은 미소는 너와 나의 온도를 5*쯤 낮출 테니

겨울이 왔으니 하릴없이 너를 찾아간다

이미 오래전 나의 애틋함 눈치챈 너를 궁금해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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