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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읗 Apr 27. 2023

재취업, 그리고 연봉 대신 직책.

그래서 나 잘한 거 맞냐.



9개월 간의 달콤 휴식 후,

나는 다시 직장인이 됐다.


취업난 속, 8년 차 경력직의 재취업은 결코 녹록지 않았고 리테일 수퍼바이저로서의 삶도 여전히 고됬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고됬 ,

바로 '연봉협상'이라는 시련.




헤드헌터의 제안이 있었고, 꽤나 잘 치른 경력직 면접이었기에 이번만큼은 조금 기대를 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웬걸, 여전히 협상은 일방향식 소통에 지나지 않았고, 어느새 난 '재취업을 더 미룰 것인가, 고만 놀고 밥벌이 전선에 뛰어들 것인가'라는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됐다. 물론, 작고 소중해진 연봉은 덤.



하, 비통하다 비통해.
남들은 연봉 점프 잘만 하던데.



결국, 나의 선택은 후자였다. 

중견기업을 나올 땐 몰랐던 처절한 새드 엔딩.

'점프-업'을 위해선 직장인 신분으로 이직 준비를 해야 한다더니. 업계 정설을 제대로 실감하고야 말았다.

'희망연봉은 몇  %를 높여 불러야 하는 거지?' 라며 네이버 초록 창을 클릭해 대던 나 스스로가 꽤나 무색해지는 순간이기도 했다.


그렇게 나의 연봉은 파사삭 삭감됐다.





하지만,

 대가로 얻어낸 것도 있다. 그것은 바로 '파트장'이라는 직책.


직전 근무지(중견기업)의 경우, 최신 HR 트렌드를 반영한 듯 직급/직책 체계가 모호했고 그 덕에 난 2년 반이란 시간 동안 '매니저 또는 프로'라 불렸다.


나름 꽉 찬 경력을 가지고도 이렇다 할 직책이 없었으니 그 또한 꽤나 찜찜한 구석이 아닐 수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비로소, 헐값으로 연봉과 직책 쿨거래 완료.

솔직히 '등가교환'이었는지는 지금도 잘 모르겠다.









그나마 고무적인 것은, 기본급에서 만큼은 약간의 상승이 있었다는 점. 비록 연단위 급여는 줄었지만, 진정한 의미에서의 나의 가치는 인정받은 꼴...이라 치기로 했다.


실제로 이사도 비스무리하게 말하더라. 근데, 내가 말하는 거랑 니네가 말하는 거랑은 다르지. 이건 차원이 다른 문제라고.



그렇게 나는 굳이 굳이 숫자에 대한 아쉬움을 직책이라는 지위로 꿨다. 사실 파트장 역시도 모호한 단위인 것은 마찬가지. 그치만 뭐, 이것 역시 이전 직장에서의 아쉬움을 메꾸는 격이니 이 또한 만족스럽지 않을 이유는 없다. 사실 난 꽤나 '인정'에 대한 목마름을 갖고 있던 사람이거든.






재취업 10개월 차.

난 다시 2개월 뒤에 있을 '연봉협상'을 기다리고 있다.

그래도 사람이 말이야 돈 벌려고 이 고생하는 건데 말이야.

결국 중요한 건 돈이다.


과연, 나의  연봉협상은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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