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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언박스 UNBOX Mar 08. 2023

거침없는 실행력은 길을 만드는 여정이다, 하 아카이브

원하는 것에서 발견한 가치가 우리만의 브랜드를 만듭니다

브랜드 언박싱(brand unboxing)은 브랜드를 만드는 사람들의 다양한 관점과 생각을 기록하는 인터뷰 프로젝트입니다. 우리 주위에 숨겨진 브랜드가 빛나는 과정을 탐구합니다. 


Interviewer’s Comment: 하 아카이브(HAH ARCHIVE)의 하(HAH)는 Holy and Harmless를 뜻한다. 대문자로 표현할 정도로 진중한 의미를 담고 있지만 고객에게는 보다 친근하고 가볍게 다가간다. 가방 카테고리 내 미니멀한 디자인을 원하는 자신의 니즈에서 출발해 하 아카이브를 창업한 라이프스타일 스타트업 오데야(ODEYA) 김준엽 대표는 거침없는 실행력과 계속해서 더 나은 방향으로 가기 위한 고민과 노력이 지금까지의 성과를 이룬 비결이라고 말한다. 특별한 마케팅 없이 제품으로만 승부하며 당당하게 자신의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하 아카이브의 이야기를 들여다보자. 



하 아카이브 브랜드 로고


융: 안녕하세요. 브랜드 언박싱 독자들을 위해 브랜드 소개 부탁 드립니다.

김준엽: 안녕하세요. 하 아카이브는 2019년에 시작된 컨템포러리 가방 브랜드입니다. 미니멀하고 위트 있는 디자인에 실용성을 겸비한 제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저는 하 아카이브를 만드는 라이프스타일 스타트업 오데야(ODEYA)의 대표 김준엽입니다.



스스로가 고객인 가방 브랜드를 만들다 



융: 브랜드 하 아카이브(HAH ARCHIVE)의 처음이 궁금해요.

김준엽: 하 아카이브는 제 니즈에서 시작된 브랜드예요. 20대 때 미니멀한 스타일의 옷을 입는 것을 좋아했는데, 가방도 미니멀한 디자인을 찾다 보니 200만 원 이상의 가죽 가방 밖에 없더라고요. 그것보다 가격이 싸면 너무 캐주얼한 제품이 많고요. 그래서 가방을 고를 때 고민이 많았어요. 비어있는 시장이라 판단해 하 아카이브를 창업하게 되었습니다. 



가방 브랜드 하 아카이브와 복합문화공간 하 하우스를 운영하는 김준엽 대표



융: 회사를 들어가지 않고 패션 브랜드 창업을 결심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김준엽: 마음을 먹으면 곧바로 실행하는 편이에요. 중학교 때부터 패션 분야에서 일하고 싶었고 대학교에 입학하는 순간부터 가장 하고 싶었던 게 창업이었어요. 대학생 때 휴학하고 잠깐 패션 벤더 회사에서 사무보조로 일한 적은 있어요. 그 당시 저와 같이 미니멀한 디자인의 가방을 찾는 고객이 있을 거란 생각이 들어 일하면서 모아둔 돈 500만 원으로 창업을 했습니다. 사실 이전에도 두 차례 정도 창업을 해본 적이 있었어요. 


융: 그렇군요, 지난 창업 경험이 하 아카이브를 만드는데 큰 도움이 되었을 것 같아요.

김준엽: 그렇죠. 대학교 1학년 때 사회적 기업이 주목을 받고 있었어요. 패션에서도 탐스(TOMS)와 프라이탁(FREITAG)이 알려지기 시작한 시기였죠. 커피 원두 자루로 가방을 만들고 판매 수익 일부를 커피 농장 노동자들에게 전달하는 사업 모델 아이디어를 떠올리고는 바로 브랜드 론칭을 추진했었어요. 브랜드 명은 '파이브 아워스(Five Hours)'라고 지었는데요. 커피 한 잔을 위해서 커피 업계 노동자들이 일해야 하는 시간이 5시간인 점을을 떠올려 지었어요.


아쉽게도 입대하게 되면서 브랜드를 접었지만, 전역한 후에도 또 다른 패션 브랜드를 론칭했었어요. 그 이후 하 아카이브가 세 번째 창업인데, 이전에 겪은 시행착오가 자양분이 되어주고 있죠. 빠르게 시도해 보고 실패하면서 몸으로 깨달은 것들을 토대로 지금 하 아카이브를 운영하고 있거든요.


융: 하 아카이브라는 브랜드 이름에서 하(HAH)의 의미가 ‘Holy and Harmless’의 단어 조합이라고 들었어요. 신선하고 새롭다고 느껴져요. 

김준엽: Holy와 Harmless, 두 단어에는 저의 인생 가치관이 담겨있어요. 하 아카이브를 처음 만들 때 저의 마음가짐이기도 해요. 거룩하다는 뜻을 가진 Holy는 ‘다른 것들과 구별된 나만의 길을 가자’는 의미를 담았어요. 그 길을 갈 때의 태도는 ‘흠 없이 나아가자’는 마음가짐에서 Harmless라는 단어를 선택했습니다. 



하 아카이브는 두 차례 창업을 통해 몸으로 깨달은 것을 토대로 론칭한 세 번째 브랜드다



융: 대학교에서 의상학을 전공하셨는데 가방 브랜드를 론칭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김준엽: 가방 카테고리 내 제품 선택지에 한계가 있다고 느꼈어요. 미니멀한 스타일을 좋아하는 제가 들고 싶은 가방을 합리적인 가격에 만들고 싶었어요. 또 처음 만들었던 브랜드 ‘파이브 아워스' 영향도 있었고요. 당시 만들었던 가방의 매력을 제가 원하는 수준까지 고객에게 전달하지 못해 아쉬웠거든요. 그리고 의류, 가방, 신발 등 패션의 한 카테고리로 놓고 보면 가방 브랜드는 제약이 많은 것처럼 느껴질 수 있어요. 하지만 가방이라는 카테고리만 보면, 그 안에서도 새로운 디자인을 발견하고 이것을 풀어낸다는 점에서 매력이 있어요. 물론 어렵긴 하지만요.(웃음)  


융: 하 아카이브는 “이미 완벽한 것을 더 완벽하게 한다"는 슬로건을 가지고 있어요. 하 아카이브의 제품을 만들 때의 마음가짐인가요?

김준엽: 네, 하 아카이브의 철학이기도 해요. ‘안주하지 않고 계속 더 나은 곳을 향해 가고 싶다’는 마음을 담은 슬로건입니다. 하 아카이브는 제품을 기획할 때 세 가지 요소를 중요하게 봐요. 첫 번째는 우리 콘텐츠나 디자인으로 놀라움을 줄 것. 두 번째는 가격으로 놀라움을 줄 것. 그리고 세 번째는 제품을 받았을 때의 퀄리티로 놀라움과 만족감을 줄 것. 그래서 저희의 슬로건이 곧 제품을 만드는 가이드 같은 역할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죠.


융: 그럼 대표님이 생각하는 하 아카이브의 자랑스러운 부분은 어떤 거예요?

김준엽: 좋은 퀄리티의 가방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할 수 있는 제작 인프라를 가지고 있어요. 또 고객 니즈를 파악하기 위해 늘 노력하고 있고요. 하 아카이브 론칭 이전에 모호했던 국내 가방 시장을 개척했다고 자신해요. 저의 필요로 시작한 브랜드지만, 새로운 영역에 포지셔닝했다고 생각해요. ‘미니멀한 디자인의 유니섹스 가방 브랜드'라고 하면 하 아카이브를 떠올려주는 고객들이 있다는 것이 가장 자랑스럽습니다.



좋은 퀄리티의 가방을 합리적으로 제공하는 하 아카이브



집에서 운영하던 작은 브랜드가 성장하기까지



융: 29CM와 무신사에 입점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김준엽: 무신사와 29CM, 두 플랫폼 모두 고객에게 제품 구매 후기를 남길 수 있게 유도하는 특징이 있어요. 고객의 다양한 리뷰를 통해 브랜드와 제품에 대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특히 좋았습니다. 하 아카이브가 가진 미니멀한 색깔이 잘 맞기도 하고요. 


무신사 스토어에서 두 차례 라이브를 진행했는데, 한 번은 다른 브랜드들과 연합 라이브를, 한 번은 하 아카이브 단독으로 했었어요. 하 아카이브를 위해서 많은 분들이 함께 노력해주시고 계시는 점이 정말 감사했어요. 실제로 제품 판매량도 잘 나오고 고객들의 피드백도 실시간으로 주고받으며 소통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융: 라이브 이후 스토어 랭킹이 급상승했을 때 어떠셨어요?

김준엽: 감사한 마음이 가장 크죠. 판매가 많이 되었다는 지표기도 하지만, 랭킹은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최고의 채널이에요. 처음 스토어에 입점했을 때는 인기 순위에 들지 못했기 때문에 ‘언젠가 우리 브랜드도 1위를 할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처음 랭킹에 올랐을 때, 정말 기뻤어요. 무엇보다도 우리가 지금까지 진행해 온 방향에 확신을 가질 수 있어서 더 의미있었어요. 



무신사 라이브 당시, 실시간 랭킹을 흔든 하 아카이브 아크 블랙 메신저 백



융: 지금까지 사업 운영하면서 제일 기억에 남는 고객이 있어요?

김준엽: 하 아카이브 초창기에는 모든 고객들과 직접 소통하며 집에서 업무를 했었어요. 어느 날 한 고객이 너무 사고 싶은 가방이 품절이라며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 물어보셨는데, 그 제품은 리오더가 잡혀있지 않았었어요. 제품 촬영한 샘플 가방을 할인된 가격으로라도 드리면 어떨지 제안했더니 좋다고 하시더라고요. 알고 보니 저희 집에서 가까이에 계신 분이라서 제품을 직접 전해준 적이 있어요. 


한참 뒤, 우연히 어떤 리뷰를 봤는데 그 고객님이더라고요. 예전 일화를 소개해주시면서 아직까지도 그 가방을 잘 쓰고 있다고, 그 이후로도 저희의 여러 다른 가방을 구매해서 쓰고 있다는 리뷰였어요. 계속 응원하겠다는 말을 덧붙여주셨는데 저희의 진심이 잘 전달된 것 같아 많이 뿌듯했습니다. 


융: 고객에게도 기억에 남는 경험이었을 것 같아요. 구매율을 높이는 노하우가 있으실 것 같은데요 

김준엽: 슬로건처럼 끊임없이 노력하는 게 비결이에요. 하 아카이브는 반품률이 낮아요. 어찌 보면 비효율적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검수 과정을 철저하게 하고 있거든요. 검수에 시간을 들인 만큼 제품의 퀄리티를 높여서 만족감과 동시에 기대감으로 연결해 고객이 다시 구매하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 번 써보고 다른 제품도 구매해 주시는 고객이 실제로 많은 편이에요. 물론 기존에는 뚜렷하지 않았던 카테고리를 저희가 선점한 것도 구매율을 높일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생각하고요. 



좋은 디자인은 우연한 일상에서, 진심을 다할 때 찾아온다


융: 하 아카이브가 지금까지 진행해 온 일들을 보다가 버려질 뻔한 원단으로 리메이크를 하는 브랜드들과 협업한 제품들을 보게 됐어요. 어찌 보면 하 아카이브의 ‘미니멀함’과는 다소 다른 방향으로 느껴져서 진행했던 이유가 궁금했는데요, 과거에 ‘파이브 아워스’를 창업했던 경험을 들으며 좀 이해가 갔어요. 

김준엽: 매출보다 가방 브랜드로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진행했어요. 질문을 듣고 생각해 보니 대학생 때 버려질 뻔한 원단을 활용해서 가방 샘플을 만들어본 적도 있어요. 인천 송도에서 뉴욕 패션 공과대학교(FIT) 서머스쿨을 다닐 때 코오롱FnC에서 전개하는 브랜드 ‘레코드(RE:CODE)’ 상무님이 오신 적이 있는데, 다짜고짜 제 자신을 ‘파이브 아워스' 디자이너로 소개하면서 무언가 같이 하고 싶다는 연락을 드린 적이 있어요. 감사하게도 실제로 군용 원단을 보내주셔서 시도해 본 적이 있었어요. 돌이켜보니 패션 브랜드지만 사회적으로 좋은 영향을 주는 방향에는 늘 관심이 있던 것 같아요.





융: 하 아카이브의 시그니처인 아크 메신저 백은 어떻게 탄생했나요? 

김준엽: 노아의 방주에서 영감을 받아 ‘아크 백(ARK Bag)’이라고 이름 지었어요. 가죽이 아닌 소재 중 실용적이면서도 세련된 무드의 소재인 나일론을 꾸준히 쓰고 있어요. 미니멀한 착장에도 어울리고 가볍고 튼튼해요. 편리함고급스러운 스타일을 동시에 잡기 위해 노력했어요. 노트북과 책을 넣을 수 있는 넓은 수납공간을 중요하게 생각했고, 그러면서도 멋스러운 가방을 만들고 싶었어요. 노트북을 넣을 수 있는 가방은 보통 투박한 디자인이 많거든요. 거기서 벗어나려고 했죠.


융: 제품을 만들면서 우여곡절이 많았을 것 같아요. 

김준엽: 첫 시즌은 기획할 때는 고객과 친구들로부터 많은 피드백을 받아가며 제품을 만들어서 그런지 반응이 좋았어요. 근데 두 번째 시즌에는 초심을 잃었던 것 같아요. 사실 피드백받는 과정이 굉장히 마음 아프거든요. 내가 봤을 때는 좋은데 피드백이 별로면 백지에서 다시 시작해야 하니까요. 피드백을 건너뛰었더니 제품이 나왔을 때 시장 반응이 그만큼 좋지 않았어요. 이 과정을 통해 다시 고객 피드백을 중요하게 생각하게 됐습니다. 사업할 때 잊지 말아야 할 태도에 대해 빠르게 알게 된 것 같아요. 그 뒤로는 늘 고객 니즈를 명심하면서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융: 제품 디자인의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으세요? 

김준엽: 옛날 매거진을 꽤 보는 편이에요. 70년대와 80년대 스포츠 가방으로부터 영감을 받기도 하고요. 패션 브랜드 애프터 프레이(AFTER PRAY)와 협업한 백팩 에디션은 군용 럭색(RUCKSACK)에서 영감을 받아 모던하게 해석했어요. 그리고 길거리에 오가는 다양한 사람들을 보면서도 영감을 많이 받습니다. 정말 좋았던 아이디어는 제게 우연히 다가온 적이 많아요. 


융: 아까 나일론 소재를 쓴다고 말씀해 주셨는데요, 혹시 다른 원단을 사용할 계획도 있으세요?

김준엽: 친환경 원단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어요. 아직까지 완전히 마음에 드는 소재를 찾은 건 아니지만 업계 전반적으로 친환경 소재 개발에 가속도가 붙어 선택할 수 있는 소재가  예전보다 다양해졌거든요. 하 아카이브와 어울리는 세련된 느낌을 줄 수 있는 친환경 소재를 찾고 싶어요. 





배움이 있는 실패를 거쳐 앞으로의 성장을 꿈꾸다 



융: 인터뷰하고 있는 이곳, 하 하우스(HAHOUSE)는 어떤 공간인가요?

김준엽: 콜라보레이티브(Collaborative) 디자인 스튜디오를 표방하고 있어요. 브랜드 또는 크리에이터와 제한을 두지 않고 협업해서 다양한 이야기를 선보이는 복합문화공간입니다. 하 아카이브와는 별개의 브랜드로 운영하고 있어요. 


융: 해외 진출도 생각하고 계세요? 

김준엽: 네. 하 아카이브는 일본에서 경쟁력이 있을 것 같아서 준비 중이에요. 하 하우스는 베를린에 진출할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해외에 다녀오면 일상에서 보던 익숙한 것과는 다른 것들을 접하며 영감을 많이 받기도 하는데요. 최근에 베를린으로 워크숍을 다녀오면서 기회를 봤어요. 베를린이 하 하우스와 잘 어울리더라고요. 그래서 2023년에 서울 효창동에 2호점을 오픈하고, 베를린에 3호점 오픈을 준비하고 있어요.


융: 하 아카이브를 운영하면서 예전과 가장 크게 달라진 건 어떤 거예요?

김준엽: 브랜드를 운영해 가는 태도는 변하지 않은 것 같아요. 가장 크게 달라진 건 초반보다 회사 내 시스템이 잡혔다는 거예요. 예전에는 팀원 모두가 일당백처럼 새롭게 도전하는 일이 많았는데 저희의 경험치가 쌓이면서 좀 더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메탈릭 가구와 오브제로 감각적인 분위기 더해진 복합문화공간 하 하우스(HA HOUSE)



융: 하 아카이브를 통해 새롭게 꾸고 있는 꿈이 있나요?

김준엽: 다양한 국가의 고객들을 만나보고 싶어요. 감도 높은 해외 편집숍에도 입점하고 싶고요.


융: 창업 초기와 달라진 마음 가짐이 있나요? 

김준엽: 일을 하다 보면 여러 가지 일이 생기잖아요. 때론 실수도 하고요. 사업 초기에 주소가 다 밀려서 배송하는 바람에 수십 명의 고객들에게 사과를 한 적도 있고, 초반에 주문량이 갑자기 떨어져서 굉장히 불안했던 시기도 있었어요. 사업을 하면 좋을 때도 있고, 안 좋을 때도 있는 건데 너무 작은 것들에 감정 이입하면서 힘들어했죠. 스스로 그날 하루의 기분을 다 망치곤 했는데 지금 돌아보니 그럴 필요가 없었던 것 같아요. 일이든 감정이든 오르락내리락하는 건 자연스러운 과정이에요. 이럴 때도 있고, 저럴 때도 있다는 걸 알게 돼서 지금은 예전보다 진득하고 차분하게 나아가고 있습니다.



융: 이번이 세 번째 창업이잖아요. ‘실패’라는 단어를 어떻게 바라보고 계신지 궁금해요.

김준엽: ‘회사에 입사해 사회경험을 쌓아보고 창업하는 게 좋지 않겠냐’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하지만 경험을 쌓으며 완벽하게 준비해도 막상 시작해서 직접 경험하는 것과는 다른 것 같아요. 너무 신중하게 준비하기보다는 일단 테스트해 보는 태도가 중요해요. 빠르게 망해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하거든요. 실패라고 할 수 있어도, 배움이 있는 실패죠. 학원 다니는 거라고 생각해 보세요. 수업료 내고 과정을 배우는 거예요. 처음에는 실패가 당연하다고 받아들이고, 낙담하지 않으면 좋겠어요. 각자 원하는 삶의 방식과 가치관이 다르잖아요. 자신이 생각하는 가치관과 목표에 맞게 부끄러움 없이 가까이 나아가는 게 성공이라고 생각해요. 실패는 그 나아감을 위한 최고의 자양분이 됩니다.


융: 마지막으로 브랜드 언박싱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김준엽: 예전에 저의 멘토가 해준 조언이 있어요. 우리는 대학에 가기 위해, 혹은 취업을 하기 위해 죽을 듯이 노력하는데 사업을 하는 데 있어서는 그렇게 치열하게 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없다고요. 어떤 일이든 간절하게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면 어느 정도는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아요. 태도는 배신하지 않습니다.



하 아카이브(HAH ARCHIVE) 더 깊이 언박싱하기




인터뷰어 정혜윤


독립한 마케터 겸 작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다양한 회사와 세계 곳곳을 유랑한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좋아하는 것에 빠져있는 사람들, 편견을 부수는 사람들과의 대화를 즐깁니다. 10년간 에이전시 및 스타트업 업계에서 마케터로 일하다가 2020년 여름, 회사로부터 독립해 현재는 프리랜서 마케터이자 작가로 일하며 다능인을 위한 뉴스레터 '사이드 프로젝트'를 운영합니다. 여전히 좋아하는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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