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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유복 Jun 25. 2024

사랑하는 아버지께

민들레

24.06.29 (토)

아버지 정년 퇴임 기념 가족 식사자리에서 낭독할 예정입니다.



치악산에서 민들레 홀씨가 날아왔습니다.


홀씨는 부산 갈매기들과 놀기도 하고

거제도 파도와 씨름도 하다가

울산에서 꽃을 피웠습니다.


한 날은 나비가 민들레를 찾아왔습니다.

민들레는 나비와 평생을 함께하고 싶었습니다.

나비 : “나와 같이 있으면 꽃이 질 텐데 괜찮아요?”

민들레 : “이제부터 내 꽃은 당신이오.”


시간이 흘러 꽃이 진 자리에는

홀씨 두 개가 생겼습니다.


로제트


겨울이 왔습니다.

민들레와 나비는 서로를 부둥켜안고

혹독한 추위와 싸웠습니다.


이듬해 봄날

울산 민들레, 대구 민들레, 서울 민들레

그리고 나비가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울산 민들레는 지나온 모든 순간들이 감사했습니다.

또, 그로 인해 행복했습니다.


민들레 꽃말은 ‘행복 그리고 감사하는 마음’이라고 합니다.

오늘 이 자리 민들레들(행복한 마음들)이 모여 감사를 말하고 있습니다.


민들레는 여러해살이 꽃이라고 합니다.

금년 꽃이 지면 반드시 이듬해 다시 꽃 피우는 민들레입니다.


아버지께서 주택관리사 및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토대로, 또 한 번 꽃 피우시리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아버지!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아버지를 본받아

민들레 홀씨와 같은 삶을 살습니다.


민들레 홀씨야! 흩날려라!


장남 남유복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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